발행일: 2026-07-21 01:26 (화) 07.21 (화)
NEWS-G
『2040년을 미리 본다 ②』AI는 정말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2040년을 미리 본다 ②』AI는 정말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2040년 새로운 직업전쟁의 승자를 말하다

사라지는 직업보다 더 빠르게 등장하는 새로운 직업을 읽는 사람이 미래를 준비한다

빅테크發 구조조정, 더 이상 미래형이 아니다

2026년 상반기 글로벌 고용시장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지난 3월 17일 결제 서비스 기업 블록(Block)의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는 전체 인력의 약 40%에 해당하는 4,000여 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하며 “우리가 만들고 사용하는 지능형 도구가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협업 소프트웨어 기업 아틀라시안(Atlassian) 역시 AI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전체 인력의 10%인 약 1,600명을 내보냈다.

투자 규모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아마존은 올해 초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2,000억 달러(약 294조 원) 규모의 자본지출 계획을 공개했고, 4월 29일 발표된 실적자료에 따르면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메타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설비투자 합계는 7,250억 달러(약 1,070조 원)로 전년 대비 8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자금은 대부분 데이터센터·반도체·전력망 등 인프라에 집중되고 있어, 사람보다 설비에 돈이 쏠리는 구조적 변화가 뚜렷하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오라클 주가는 5거래일 만에 33.49달러(18.4%) 급락해 2001년 8월 닷컴버블 붕괴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하며, 과도한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① AI와 사람이 함께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직장 풍경.png
AI와 사람이 함께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직장 풍경

한국도 예외 아니다… “26년 만의 이상 신호”

국내 고용 통계에서도 균열이 감지된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2026년 5월 상용근로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000명 줄어, 2000년 1월부터 316개월간 이어져 온 ‘상용직 연속 증가’ 행진이 1999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멈춰 섰다. 특히 20·30대 상용직이 19만7,000명 감소해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 12월(-21만7,000명)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고, 그 자리를 60대 이상이 메우는 ‘세대 역전’ 현상이 뚜렷해졌다. 20대의 경우 제조업(-3만6,000명)보다 정보통신업(-5만7,000명)에서 감소폭이 더 컸는데, 시장에서는 생성형 AI가 초급 개발 업무를 대체하면서 신입 개발자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고용은 실물경제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어 2~3월 대외 충격이 한 박자 늦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청년 일자리는 약 21만 개 줄어든 반면, 50대 이상 일자리는 20만 개 이상 늘었다. 감소한 일자리 대부분이 프로그래밍, 정보서비스, 사무보조 등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 몰려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다만 정부는 AI가 고용 감소에 미친 영향을 통계로 단정 짓기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어, 원인 규명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채용의 기준이 바뀐다… “경력직·AI 역량 우선”

HR테크 기업 원티드랩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6 채용 트렌드 서베이’(국내 기업 153곳 대상)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4.5%가 내년 채용 규모를 유지(44.4%) 또는 확대(30.1%)하겠다고 답했지만 ‘축소’도 25.5%에 달했다. 채용 수요가 가장 높은 연차는 4~7년 차(49.7%)로 절반에 가까웠던 반면 신입은 12.4%에 그쳐, 기업들이 신입 교육 비용보다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했다. 인재 평가 항목에서는 ‘직무 전문 역량(64.7%)’에 이어 ‘AI·데이터 활용 역량(24.2%)’이 네 번째로 높게 나타나, 직무를 불문하고 AI 활용 능력이 채용의 핵심 잣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대기업의 한 법무 담당 임원은 최근 사석에서 “AI가 신입사원은 물론 6~7년 차 직원이 하던 업무까지 상당 부분 처리하는 것 같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직이라고 예외는 아니라는 뜻이다. 회계·법률·의료 분야에서도 전표 입력, 판례 검색, 영상 판독 같은 정형화된 업무는 AI가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반면, 투자 전략 수립이나 의뢰인 설득, 환자와의 소통처럼 판단과 신뢰를 요구하는 영역은 여전히 사람의 몫으로 남아 있다.

② 사라지는 반복 업무와 새롭게 성장하는 미래 산업을 대비하는 청년들의 모습.png
사라지는 반복 업무와 새롭게 성장하는 미래 산업을 대비하는 청년들의 모습

사라지는 일자리만큼 생기는 일자리도 있다

AI가 일자리를 줄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1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프롬프트 엔지니어, AI 윤리 전문가, 데이터 큐레이터 같은 직업이 이미 자리를 잡았고, 반도체 설계·공정 전문가, AI 보안 전문가, 로봇 유지관리 전문가,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가, 탄소중립·에너지 전환 전문가, 우주산업 엔지니어 등 새로운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인력이 2016년 30만6,000명에서 2023년 50만1,000명으로 60% 이상 늘었고, 2033년까지 9만5,400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길 것으로 전망되는 등 AI 인프라 구축 자체가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는 사례도 확인된다.

성장 산업의 윤곽도 뚜렷해지고 있다. AI 산업 자체는 물론, 고성능 반도체 산업, 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바이오·디지털 헬스케어, 태양광·풍력·수소·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친환경 에너지, 민간 우주산업과 도심항공교통(UAM)을 포함한 첨단 모빌리티 산업이 향후 2040년까지 고용 창출을 이끌 5대 축으로 꼽힌다.

③ 중장년이 평생학습을 통해 새로운 직업과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교육 현장.png
중장년이 평생학습을 통해 새로운 직업과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교육 현장

엇갈리는 사회적 시선… “기회다” vs “충격이다”

AI발 고용 재편을 바라보는 시선은 진영에 따라 엇갈린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는다. 반면 노동계와 청년층을 중심으로는 화이트칼라 대량 실업, 소득 양극화, 청년 취업난 심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실제로 올해 발표된 한 해외 보고서는 AI가 화이트칼라 노동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해 국내외에서 논쟁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우려에는 과장된 측면도 섞여 있을 수 있지만,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다루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점에는 산업계와 노동계 모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 논쟁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 세력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 변화의 속도를 사회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구조적 과제라는 지적이 많다.

⑤ 미래 사회에서 AI와 협업하는 사람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는 모습을 표현한 장면.png
미래 사회에서 AI와 협업하는 사람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는 모습을 표현한 장면

재발 방지를 위한 과제… “개인의 몫으로만 남겨선 안 된다”

전문가들은 AI로 인한 고용 충격을 개인의 노력만으로 감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초·중·고 교육 과정에서 AI 활용 능력을 기본 소양으로 정착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대학 역시 전공 중심 교육에서 융합형 교육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재직자를 위한 AI 역량 교육을 제도화하는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는 중장년층 직업 전환 교육과 평생학습 체계 확충, 그리고 청년층 고용 절벽을 막기 위한 직업 전환 안전망 강화가 함께 요구된다. 세계경제포럼을 비롯한 주요 연구기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리스킬링(재교육)’과 ‘업스킬링(역량 강화)’도 이러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AI로 인한 산업 재편이 특정 기업이나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정부와 기업, 교육기관, 그리고 개인 모두가 역할을 나눠 맡아야 할 시점이다. 결국 관건은 변화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구체적인 움직임도 나타난다. 국내 일부 대기업은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사내 AI 활용 교육 과정을 정규 커리큘럼으로 편입시키고 있으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은 중장년 재취업자를 위한 AI 리터러시 강좌를 개설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시도가 아직 산발적이고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보다 체계적인 국가 차원의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시장 전문가들은 “재교육 예산을 단순히 늘리는 것보다,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는 실습 중심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④ 2040년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상징하는 AI와 반도체 중심의 첨단 산업단지.png
2040년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상징하는 AI와 반도체 중심의 첨단 산업단지

기자의 눈

AI는 일자리를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기술이다. 다만 그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이 문제다. 통계로 확인된 26년 만의 상용직 감소, 20~30대 고용 낙폭, 그리고 청년 일자리 21만 개 감소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지금 눈앞의 현실이다. 학벌이나 연차보다 ‘AI와 협업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채용의 척도로 자리 잡아가는 지금, 정부와 기업, 교육기관이 함께 안전망을 짜는 속도가 개인의 적응 속도만큼이나 중요해졌다.

제3회부터는 "2040년 가장 많이 성장할 산업과 직업"을 주제로, AI·반도체·바이오·에너지·우주항공·양자기술 등 산업별 성장 전망과 유망 직업을 심층 분석하는 내용으로 이어가겠습니다.

💡 이 기사를 15초 이상 읽으면 포인트가 적립됩니다  |  포인트 이벤트 6회
🎉
+1P 적립 완료!
읽기 포인트가 지급되었습니다

박형록 기자
parkrock@naver.com
다른기사 보기

0개의 댓글
로그인하면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0 / 400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법률에 의해 제재될 수 있습니다.
⊙ BEST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