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7-22 07:20 (수) 07.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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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알았나'보다 '어떻게 알게 할 것인가'…이준석이 던진 역…

'언제 알았나'보다 '어떻게 알게 할 것인가'…이준석이 던진 역제안, 공천 검증의 빈틈을 겨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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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재현 기자)
국민의힘 소속 청주시의원이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다시 공천 검증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이번 논란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사건 자체보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대응이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한 정치적 공세를 자제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범죄 혐의로 입건된 공직 후보자의 수사 여부를 정당에 통보하는 제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는 최근 개혁신당이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 논란 당시 받았던 "언제 알았느냐", "몰랐을 리 없다"라는 공세를 그대로 되갚기보다 공천 시스템 자체를 손보자는 방향으로 논의를 전환한 것이다.

이번 제안은 특정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치가 반복적으로 겪어온 공천 검증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드러낸다.

공천 검증은 철저했나, 아니면 애초에 알 수 없었나

이번 사건에서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수사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그 해명을 신뢰한다"라고 말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수사기관이 진행 중인 수사 사실을 정당에 통보하지 않는다.

피의사실 공표를 제한하는 원칙과 수사의 독립성을 고려한 제도다. 따라서 후보자가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정당은 범죄경력 조회나 공개 자료 외에는 확인할 방법이 거의 없다.

실제로 공천 과정에서는 전과 기록이나 공개 가능한 형사처벌 이력은 확인할 수 있지만, 진행 중인 수사는 원칙적으로 비공개다.

결국 이번 사건은 정당이 검증을 소홀히 했는지보다, 애초에 검증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였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하는 사례다.

한국 정치에서는 선거가 끝난 뒤 후보자의 수사나 범죄 의혹이 드러날 때마다 정당은 비슷한 설명을 내놓는다.

"당도 몰랐다."

실제로 그 말이 사실인 경우도 적지 않다. 수사기관은 수사 기밀 유지를 위해 정당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지 않고 후보자는 무죄추정 원칙에서 이를 공개할 법적 의무가 없다.

하지만 유권자에게는 결과가 다르다. 후보가 당선된 뒤 중대한 범죄 의혹이 알려지면 정당의 공천 시스템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공천 검증 책임과 개인정보 보호, 무죄추정 원칙이 충돌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준석이 제안한 것은 '공개수사'가 아니라 제한적 통보다

이 대표의 제안은 모든 수사 내용을 공개하자는 것이 아니다. 아동 성범죄 등 중대한 범죄로 입건된 공직 후보자에 한해 예비후보 등록 시점부터 수사 진행 여부를 추천 정당에 통보하는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핵심은 유권자 공개보다 정당의 검증권을 강화하자는 데 있다. 후보 추천 권한을 가진 정당이 최소한 공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는 가져야 한다는 논리다.

이 제도가 도입된다면 정당은 "몰랐다"라는 해명이 어려워지고 공천 책임도 지금보다 훨씬 무거워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수사 개시만으로 정치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헌법은 무죄추정 원칙을 채택하고 있으며, 입건은 유죄를 의미하지 않는다.

정치인을 겨냥한 악의적인 고소나 무리한 수사가 선거 과정에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단순한 고소 사실까지 통보할 것인지, 압수수색이나 피의자 조사 등 일정 수준 이상의 강제수사가 이뤄진 사건으로 한정할 것인지, 적용 대상 범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유권자의 알 권리와 피의자의 기본권 사이에서 어느 선까지 균형을 잡을 것인지가 제도 설계의 핵심이 된다.

정치 공방보다 중요한 것은 공천 신뢰 회복이다

이번 논란에서 개혁신당 지도부 일부는 국민의힘을 향해 "이번에도 언제 알았느냐를 따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는 정이한 전 후보 논란 당시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을 공격했던 방식을 되돌려준 것이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같은 방식의 정치 공방보다 제도 개선을 먼저 이야기했다. 정치권이 상대 정당의 실수를 공격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앞으로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공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정당은 국민을 대신해 공직 후보를 추천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후보자의 도덕성과 법적 위험성을 최대한 검증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현재 제도는 수사의 비공개 원칙과 개인정보 보호를 우선하면서 정당의 검증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번 청주시의원 사건은 특정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정당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정치권은 "언제 알았느냐"를 놓고 서로를 공격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후보자가 중대한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을 때 정당은 어디까지 알아야 하며 국민은 어디까지 알 권리가 있는가이다.

이번 논란은 공천 검증의 책임을 넘어 무죄추정 원칙과 유권자의 알 권리 사이의 새로운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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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기자
hyunse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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