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충격…“2게임은 가지고 놀린 느낌” 안세영, 세계 2위 잡은 20세 신성도 45분 만에 완파
세계 2위를 쓰러뜨리고 결승까지 올라온 일본의 20세 신성도 세계 1위 안세영(24·삼성생명)의 벽 앞에서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45분. 특히 두 번째 게임의 점수는 21-6이었다. 단순한 우승을 넘어 현재 여자 배드민턴에서 안세영과 추격자 사이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 한판이었다.
안세영은 2026년 9월 6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중국 마스터스(Super 750)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미야자키 토모카(20)를 2-0(21-17, 21-6)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정부 공식 포털 코리아넷과 일본 배드민턴 전문매체 ‘배드민턴 스피릿’ 모두 경기 시간을 45분으로 기록했다. 이 우승으로 안세영은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중국 마스터스 3연패를 완성했다.

결승 상대 미야자키는 결코 만만한 선수가 아니었다. 세계랭킹 9위인 그는 준결승에서 세계 2위 왕즈이(중국)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결승에 올랐다. 일본 배드민턴이 기대하는 차세대 여자 단식 에이스가 세계 최정상급 경쟁력을 증명한 직후였다.
그래서 결승은 안세영의 현재 위치를 가늠할 시험대이기도 했다.
첫 게임에서는 미야자키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안세영이 7-4로 앞서자 추격했고 9-9 동점까지 만들었다. 안세영은 11-9로 인터벌에 들어간 뒤 다시 격차를 벌렸다. 미야자키가 후반 16-19까지 따라붙었지만 안세영은 흔들리지 않고 21-17로 첫 게임을 끝냈다.
승부의 본질은 두 번째 게임에서 선명해졌다.
안세영이 경기 속도를 높이자 균형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정교한 랠리와 상대의 역동작을 찌르는 샷이 이어졌다. SBS는 안세영이 2게임 초반 연속 8점을 따냈다고 전했고, 일본 ‘배드민턴 스피릿’은 미야자키가 초반 1-9까지 밀리면서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최종 점수는 21-6. 결승전 한 게임에서 세계 9위에게 허용한 점수가 6점에 불과했다.
“무너뜨렸다고 생각해도 돌아왔다”
패한 미야자키의 평가가 안세영의 강점을 더욱 분명하게 설명한다.
미야자키는 대회 뒤 일본배드민턴협회를 통해 공개한 인터뷰에서 결승의 점수 차를 통해 큰 격차를 느꼈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상대에게 압박을 가한 장면에서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세영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는 자신이 랠리를 무너뜨렸다고 판단한 상황에서도 셔틀콕이 다시 넘어왔고 로브의 속도도 빨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말은 안세영의 강점이 단순한 공격력에만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상대가 어렵게 만들어낸 공격 기회를 수비로 지워버리고 다시 중립적인 랠리로 되돌리는 능력, 이후 상대의 자세와 위치가 무너지는 순간 공격으로 전환하는 경기 운영이 결합돼 있다. 미야자키가 준결승에서 세계 2위를 잡고도 결승에서 6점짜리 게임을 허용한 이유를 경기 내용에서 찾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일본의 실시간 SNS 검색 서비스에 포착된 반응 가운데는 “2세트째는 가지고 놀린다는 느낌도 있었다. 안세영, 무섭다”는 평가가 실제 확인된다. 다만 이는 언론이나 전문가의 분석이 아니라 개인 SNS 이용자의 반응이라는 점에서 경기력 평가의 보조 자료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더 놀라운 숫자 ‘49승 1패’
이번 우승을 단독 경기만 놓고 보면 안세영의 강함을 절반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안세영은 중국 마스터스에서 32강부터 결승까지 5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직전 세계선수권에서도 전 경기를 무실게임으로 통과해 정상에 올랐다. SBS는 중국 마스터스 결승까지 안세영이 13경기 연속 2-0 승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시즌 전체 기록은 더욱 압도적이다. 중국 마스터스 우승을 기준으로 안세영의 2026년 성적은 49승 1패, 승률 98%다. 2026년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왕즈이에게 패한 뒤에는 33연승을 달리고 있다. OCA도 중국 마스터스 우승으로 그의 연승 기록이 33경기로 늘었다고 확인했다.
이는 한두 대회에서 컨디션이 정점에 오른 정도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속성이다.
더구나 안세영은 2026년 7월 왼발 부상으로 일본오픈과 중국오픈을 건너뛴 뒤 복귀했다. 이후 세계선수권과 중국 마스터스를 연속 제패했다. 부상 이후 경기 감각과 체력 회복 여부가 변수였지만 결과적으로 두 대회 모두 게임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이제 시선은 아이치·나고야로
안세영의 다음 무대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대회는 2026년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를 중심으로 열린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45개 국가·지역의 선수들이 참가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안세영에게는 ‘정상 도전’이 아니라 ‘정상 수성’의 무대다.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26년 9월 8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금메달이라는 결과에 스스로를 지나치게 압박하기보다는 자신의 경기를 즐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중국 마스터스의 압승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단기 토너먼트에서는 체력, 당일 컨디션, 대진과 상대의 전술 변화가 결과를 바꿀 수 있다. 중국의 왕즈이,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와 미야자키 등 정상급 선수들도 안세영을 분석하며 재도전에 나선다.
그럼에도 아시안게임 직전까지 확인된 객관적 지표는 분명하다.
49승 1패, 승률 98%. 33연승. 중국 마스터스 3연패. 그리고 세계선수권부터 중국 마스터스까지 이어진 무실게임 우승 행진.
세계 2위를 쓰러뜨리고 결승에 올라온 20세 신성조차 45분 만에 21-17, 21-6으로 물러났다. 지금 여자 배드민턴에서 선수들이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문제는 단순히 ‘안세영에게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가 아니다.
공격을 받아내고, 다시 셔틀콕을 돌려보내고, 결국 자신의 경기로 바꿔버리는 안세영의 흐름을 **어떻게 끝까지 끊어낼 것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