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너지·AI가 만났다…50개국 1만 명 대구 집결, ‘물의 미래’ 찾는다
-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6 개막…도시홍수부터 반도체 초순수·폐수 재이용까지 첨단산업 물관리 집중 논의
- 9월 9~11일 대한민국 국제물주간…기후위기 대응 넘어 물·에너지·첨단산업 연결 본격화
- 약 50개국 1만 명 참가 전망…홍수 대응·글로벌 물안보·반도체 물관리 등 약 50개 프로그램
-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6 대구서 개막…‘물·에너지·AI’로 미래 물관리 모색
기후위기로 홍수와 가뭄 등 물 관련 재해가 커지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물·에너지 수요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세계 물 전문가들이 대구에 모였다.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orea International Water Week·KIWW) 2026’이 2026년 9월 9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막해 11일까지 3일간 열린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약 50개국에서 정부 관계자와 국제기구, 물 분야 전문가 등 약 1만 명이 참가할 전망이다. 올해 주제는 **‘물·에너지·AI: 우리의 미래를 지키다(Water, Energy, AI: Securing Our Future)’**다.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은 2015년 한국에서 열린 제7차 세계물포럼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2016년 시작된 국내 대표 물 분야 국제행사다. 올해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대구광역시, 한국수자원공사(K-water), 한국환경공단, 한국수력원자력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물포럼이 주관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물과 에너지의 연계 논의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처음 공동 주최기관으로 참여했다.
행사는 고위급 회의와 전시회, 주제별 세션, 세미나 등 약 50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캄보디아와 탄자니아 등 해외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세계물위원회, 국제수자원협회, 미국수도협회 등 물 분야 국제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한다.
올해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물 문제를 환경정책에 국한하지 않고 **에너지와 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유지하는 핵심 기반시설 문제로 확장했다는 점**이다.
행사에서는 AI·첨단산업 시대를 뒷받침할 물·에너지 기반시설, AI를 활용한 물·에너지 관리 지능화, 글로벌 물안보 개발협력, 반도체 산업과 연계된 물 현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특히 반도체 분야가 전면에 등장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하는 전시 공간에서는 반도체 생산 과정의 물관리 현황과 관련 기술을 공유한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고순도의 ‘초순수’를 비롯해 산업폐수 처리·재이용, 정밀 분석·측정 장비 등 관련 기술도 소개된다.

이는 물관리가 환경 분야를 넘어 첨단산업 공급망과 산업 경쟁력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 제조업에서는 안정적인 산업용수 공급뿐 아니라 사용한 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다시 활용할 수 있는지가 생산 안정성과 환경 부담을 함께 좌우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과 에너지의 결합도 주요 화두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참여를 계기로 수력발전의 디지털 전환과 양수발전 등 물·에너지 융합 분야에 대한 논의가 확대된다. 물을 공급하고 처리하는 과정에도 에너지가 필요하고, 수력·양수발전처럼 물 자체가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 자원이 되는 만큼 두 분야를 따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AI는 물관리의 효율성과 재난 대응력을 높이는 기술로 다뤄진다. 행사에서는 AI를 활용한 상수관망 장거리 정밀진단 로봇 솔루션을 비롯한 새로운 물산업 기술도 공개될 예정이다. 관망 상태와 수자원 정보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경우 누수와 사고를 조기에 찾아내고 시설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기후위기 시대, ‘물 재난’ 대응도 핵심 의제
도시홍수와 기후재난 대응 역시 주요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인용한 세계기상기구(WMO) 자료에 따르면 1970~2021년 기후 관련 재해 가운데 84%가 홍수와 가뭄, 집중호우 등 물과 관련된 재해로 분류됐다. 기후변화가 물 문제를 단순한 공급 문제가 아니라 국민 안전과 도시 인프라의 문제로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국제물주간에서는 도시홍수 저감과 사고 예방 등 국민 생활과 직접 연결된 현안도 논의한다. 극한호우의 강도와 발생 양상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과거 강우자료에 의존한 시설 중심 대응을 넘어 예측과 실시간 정보,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결합할지가 물관리 분야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협력도 강화된다. ‘글로벌 물안보 개발협력’을 비롯해 각국의 물 문제 해결책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전 세계 물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발굴하는 ‘월드워터챌린지(World Water Challenge) 2026’ 최종 경연도 행사 기간 진행된다.
산업 측면에서는 국내 물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수출 상담회와 공공구매 상담회, 전시 프로그램 등이 마련됐다. 물기업들이 기술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구매자와 사업 기회를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물관리’에서 ‘물산업 생태계’로
이번 행사가 던지는 메시지는 물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는 데 있다.
과거 물정책의 핵심이 안정적인 식수 공급과 하·폐수 처리, 홍수·가뭄 대응이었다면 앞으로는 여기에 AI, 반도체, 에너지와 같은 첨단산업의 수요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첨단산업 역시 충분한 물과 에너지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결국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정책, 에너지정책, 물정책 사이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는 셈이다.
다만 AI와 첨단기술 도입 자체가 물 문제의 해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재난 피해와 누수를 얼마나 줄이는지, 물 재이용이 환경 부담과 산업용수 수요를 얼마나 낮추는지 등 실질적인 성과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술 도입 비용과 에너지 소비, 지역별 물 수급 여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6은 2026년 9월 11일까지 이어진다. 행사에서 논의되는 물·에너지·AI의 결합이 국제회의의 선언을 넘어 실제 도시의 홍수 대응과 산업용수 관리, 물기업의 해외 진출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물은 이제 환경 분야에서만 관리해야 할 자원이 아니라 기후재난 대응과 에너지 시스템, AI·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동시에 좌우하는 국가 기반자원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번 국제물주간은 이러한 변화를 물산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핵심 쟁점과 해결 방향
**첫째, 기후위기로 달라지는 물 재난이다.**
기존 시설 중심의 홍수 대응에 AI 기반 예측과 실시간 관측·진단을 결합하고, 실제 피해 감소 효과를 지속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둘째, 첨단산업의 물 수요다.**
반도체 산업 등에 필요한 안정적인 용수 확보와 환경보호가 충돌하지 않도록 초순수 기술, 폐수 처리와 재이용을 함께 발전시키는 접근이 요구된다.
**셋째, 물과 에너지의 상호의존성이다.** 물 공급·처리에 필요한 에너지와 수력·양수발전 등 물을 활용하는 에너지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기술의 실효성이다.**
AI·로봇 등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비용 절감, 누수 감소, 사고 예방, 에너지 소비 등 객관적인 성과지표를 통해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