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부총리 이형일 후보자, 3.3% 성장 뒤에 숨은 민생과 부동산 과제
새 경제부총리의 첫 과제, 성장의 온기를 민생으로 옮겨라
3.3% 성장의 숫자 뒤에 가려진 한국 경제의 과제
이재명 대통령이 8월 30일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사실상 새 경제팀의 출범을 알린 인사다.
이번 인선을 단순한 경제수장 교체로 읽으면 핵심을 놓친다. 지금 한국 경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이 지펴 놓은 성장의 불씨를 손에 쥔 상태에서, 그 온기를 내수와 민생 쪽으로 옮겨야 하는 국면에 서 있다. 부동산과 세제, 재정과 산업정책을 한 판 위에 다시 올려놓고 순서를 맞춰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인사의 무게는 자리의 크기가 아니라 그 자리가 마주한 질문의 크기에서 나온다.
이 후보자는 지명 직후 "성장의 온기가 온 국민에게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소감을 밝혔다.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투자와 성장의 기회를 만들고, 오랫동안 내리막을 걸어온 잠재성장률을 되돌릴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놨다.

방향은 옳다. 문제는 언제나 실행이다.
새 경제부총리 앞에는 성격이 다른 세 개의 숙제가 동시에 놓여 있다. 하나는 반짝 반등한 성장률을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바꾸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거시지표의 회복을 물가와 고용, 소득이라는 국민의 체감 영역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나머지 하나는 부동산과 가계부채라는 뇌관을 관리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는 줄이지 않는, 다분히 모순적인 과제다.
결국 새 경제팀의 성패는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3.3%의 성장이 국민의 삶을 얼마나 바꿔 놓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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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끌어올린 3.3%
한국은행은 8월 27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2026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제시했다. 5월 전망치 2.6%에서 0.7%포인트를 한꺼번에 올려 잡았다. 2027년 전망 역시 2.1%에서 2.9%로 상향했다. 분기 단위의 미세 조정이 아니라 경기 판단 자체를 바꾼 수정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한국 경제는 꽤 강한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전망치를 이렇게 끌어올린 힘의 대부분은 반도체에서 나왔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고성능 메모리와 첨단 로직 반도체 수요를 밀어 올렸고, 수출과 설비투자가 동시에 늘면서 성장률을 위로 당기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한국 경제가 글로벌 AI 자본지출의 수혜권 안에 들어와 있다는 뜻이다.
반도체 호황 자체를 경계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지금 확보한 경쟁력을 더 두텁게 쌓아야 한다. AI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소재·부품·장비, 데이터센터,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떠받치는 전력망과 에너지 산업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엮어내는 일은 다음 10년의 국가 전략에 해당한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특정 산업의 호황이 국민경제 전체의 성장으로 자동 번역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반도체는 부가가치가 대단히 높지만, 투입 대비 고용을 넓게 만들어내는 산업은 아니다. 이익이 대기업과 일부 핵심 협력사에 집중되는 동안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서비스업 종사자가 그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생긴다. 우리는 이미 몇 차례 이 시차를 경험했다. 수출 통계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던 해에도 골목상권의 체감경기는 바닥이었다는 기억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새 경제팀의 질문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어야 한다. 반도체를 얼마나 더 키울 것인가, 그리고 그 성장의 효과를 어떤 경로로 경제 전체에 퍼뜨릴 것인가.
연구개발 지원의 문턱을 낮춰 중소기업과 대학, 지역 연구기관까지 자금이 닿게 해야 한다. 소재·부품·장비 생태계의 기술 자립도도 계속 끌어올려야 한다. 무엇보다 AI와 반도체 현장에서 새로 생기는 일자리에 기존 노동자와 청년이 실제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직업훈련과 재교육 체계가 산업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새로 생긴 일자리는 이미 준비된 소수에게만 열린다.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지역에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주거와 교통 인프라가 함께 자라도록 설계하는 일도 같은 맥락이다. 공장 하나가 아니라 도시 하나가 성장해야 한다. 한 기업의 실적이 아니라 수많은 기업과 지역이 함께 올라가는 구조, 그것이 산업정책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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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성장하는데 왜 삶은 팍팍한가
지금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역설이 여기 있다. GDP 성장률은 3.3%까지 올라갔는데, 국민 상당수는 경기가 나아졌다는 실감을 하지 못한다. 지표와 체감 사이에 벌어진 틈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한국은행은 8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이다.
성장률 전망을 대폭 올리면서 동시에 금리를 올린 이유는 어렵지 않게 읽힌다. 강한 성장세는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고,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라는 금융 불안 요인도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으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중앙은행에 합리적인 결정이 가계와 자영업자에게는 곧바로 비용이 된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안고 있는 가구는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늘어난다. 대출로 사업장을 굴리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도 금융비용 증가를 피할 방법이 없다. 매출은 제자리인데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차료, 이자가 동시에 오르면 수익성은 버티지 못한다. 계산기를 두드려 본 사장님들이 저녁 장사를 접거나 직원 한 명을 줄이는 결정을 내리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물가도 사정이 비슷하다. 물가상승률이 낮아졌다는 말과 장바구니 가격이 내려갔다는 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상승률이 둔화됐다는 것은 오르는 속도가 느려졌다는 뜻이지, 이미 오른 가격이 되돌아갔다는 뜻이 아니다. 식료품과 외식비, 교통비, 주거비가 높은 수준에서 굳어 있는 한 통계상의 안정은 체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정부가 반드시 구분해야 할 대목이 이것이다. 물가상승률의 안정과 생활비의 안정은 같은 말이 아니다. 국민이 묻는 것은 언제나 후자다.

가계와 자영업자의 고정비 부담
'나홀로 호황'을 막아야 한다
새 경제팀이 가장 경계해야 할 시나리오는 수출 대기업과 일부 첨단산업만 달리는 '나홀로 호황'이다.
반도체 수출은 늘어나는데 골목상권은 더 어려워지고, 대기업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인데 자영업 폐업은 증가한다면, 국민은 정부가 발표하는 성장률을 신뢰하지 않는다. 통계는 통계대로 맞고 삶은 삶대로 힘든 상황이 반복될 때 정책에 대한 냉소가 자란다. "경제가 좋아졌다는데 왜 내 삶은 더 힘든가"라는 질문은 감정적인 불만이 아니라 분배 구조에 대한 정확한 지적이다.
그렇다고 모든 소상공인에게 같은 금액의 현금을 반복해서 얹어주는 방식이 답이 될 수는 없다. 그런 지원은 당장의 고통을 며칠 늦출 뿐, 경쟁력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재정은 재정대로 소모되고 구조는 그대로 남는다.
정책은 더 정교해져야 한다. 일시적인 자금난에 몰렸지만 사업성이 살아 있는 사업자에게는 금융비용 경감과 함께 디지털 전환, 온라인 판로 개척, 공동구매, 지역 상권 마케팅 같은 실질적인 체력 보강이 필요하다. 반대로 과도한 부채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사업자에게는 채무조정과 폐업 지원, 재취업과 재창업 프로그램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줘야 한다. 실패한 사업자를 벼랑 끝에 세워두는 사회는 재도전의 총량을 스스로 줄인다.
지원의 기준도 매출 회복 가능성, 고용 유지, 생산성 개선 여지에 따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 목적은 폐업 시점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다시 경쟁할 수 있는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 이 구분이 흐려지는 순간 민생정책은 복지도 산업정책도 아닌 어정쩡한 무엇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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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보다 중요한 숫자, 잠재성장률
올해의 높은 성장률보다 장기적으로 훨씬 중요한 숫자가 있다. 잠재성장률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를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한 나라가 노동과 자본, 기술을 활용해 꾸준히 낼 수 있는 성장의 체력을 뜻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오래전부터 완만하게, 그러나 쉬지 않고 내려왔다.
이유는 모두가 알고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개선되지 않았다. 서비스업 생산성은 제조업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경제력 격차는 오히려 벌어지는 중이다. 지방 소멸이라는 표현이 더 이상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 지역이 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아무리 늘어도, 노동과 자본과 기술이 경제 전반에서 효율적으로 이동하지 못한다면 높은 성장률은 오래가지 않는다. 이 후보자가 지명 소감에서 잠재성장률 반등을 굳이 언급한 것도 그 사정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잠재성장률을 높이겠다'는 선언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검증 가능한 지표다. 노동생산성을 몇 년 안에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인가. 청년 고용률은 얼마나 개선할 것인가.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어떤 궤적을 그리게 할 것인가.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 비율은, 중소기업의 AI·디지털 전환율은, 지역의 투자와 일자리는 각각 어디까지 갈 것인가.
목표가 있어야 평가가 가능하고, 평가가 가능해야 정책이 수정된다. 숫자를 내놓지 않는 계획은 대개 책임지지 않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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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개혁은 '사람의 이동'을 돕는 개혁이어야 한다
잠재성장률을 올리려면 노동시장 개혁을 비켜갈 수 없다. 그러나 노동개혁을 해고의 자유나 인건비 절감 문제로 좁혀 접근하는 순간, 논의는 시작도 하기 전에 진영 싸움으로 넘어간다.
지금 산업구조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AI와 로봇, 자동화가 확산되면서 사라지는 직업과 새로 생기는 직업이 동시에 늘어난다. 문제의 본질은 일자리의 총량이 아니라, 사라지는 자리에 있던 사람이 새로 생기는 자리로 건너갈 수 있느냐다.
그 다리를 놓는 것이 정책의 역할이다. 직업훈련과 전직 지원을 실효성 있게 강화해야 한다. 이동하는 기간을 버틸 실업 안전망도 정비해야 한다.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를 생산성과 직무 중심으로 옮겨가는 작업 역시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며, 그 전환은 급진적일수록 실패 확률이 높다. 대학과 직업교육의 교육과정도 산업의 변화 속도에 맞춰 재설계돼야 한다.
AI 시대의 노동정책은 일자리를 무조건 지키는 정책도 아니고, 사람을 쉽게 내보내는 정책도 아니다. 사람이 다음 일자리로 옮겨갈 수 있게 돕는 정책이다. 이 문장 하나만 붙들어도 논의는 훨씬 생산적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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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공급·세제·금융을 하나로 봐야 한다
새 경제부총리 앞에 놓인 또 하나의 난제는 부동산이다.
부동산은 세제 하나로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 주택 공급과 재개발·재건축, 대출 규제와 세제, 교통정책이 서로 얽혀 있어 어느 한쪽을 건드리면 다른 쪽에서 반응이 나온다. 각 부처가 각자의 시간표로 대책을 내놓는 방식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
특히 중요한 것이 예측 가능성이다. 부동산 시장은 정책의 방향뿐 아니라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에 반응한다. 세제를 갑자기 바꾸거나 대출 규제를 잦게 손대면, 시장 참여자는 현재의 정책이 아니라 다음 정책을 예상하며 움직인다. 규제를 강화해도 "곧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면 효과가 반감되고, 완화해도 "다시 조일 것"이라는 불안이 있으면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다.
시장 참여자의 사정도 제각각이다. 다주택자와 실수요자, 고령층과 청년층, 수도권과 지방이 같은 조건에 있지 않다. 세제를 개편한다면 충분한 유예기간과 경과규정을 두어야 하고, 소득은 없는데 보유세만 늘어나는 장기 보유 고령자와 은퇴자의 현금흐름 문제도 함께 봐야 한다.
공급 역시 발표된 숫자가 아니라 시간이 관건이다. 몇만 호를 짓겠다는 계획보다,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이 언제 나오느냐가 시장을 움직인다. 정비사업의 인허가와 착공, 분양, 준공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되 안전성과 공공성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주택만 덩그러니 짓는 공급도 곤란하다. 교통망과 학교, 병원, 돌봄시설이 함께 들어와야 비로소 사람이 산다.
지역 배분도 신중해야 한다. 수도권에만 공급을 몰면 불균형이 심해지고, 수요가 없는 지방에 무리하게 물량을 밀어 넣으면 미분양과 재정 낭비가 남는다. 결국 공급 전략은 지역별 수요와 산업정책을 같은 지도 위에 놓고 그려야 한다. 일자리가 가는 곳에 주택이 가야지,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

가계부채라는 또 하나의 뇌관
부동산과 함께 관리해야 할 것이 가계부채다. 이 둘은 사실상 한 몸이다.
공급을 늘리면서 금융 규제를 지나치게 풀면 집값 상승과 부채 증가가 다시 손을 잡는다. 반대로 대출을 과도하게 조이면 자산이 적은 청년과 무주택 실수요자부터 시장에서 밀려난다. 규제는 늘 가장 약한 고리부터 끊는다는 사실을 정책 당국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실수요 금융과 투기성 금융을 구분하는 정교함이 필요하다. 주택시장 안정을 이유로 모든 대출을 똑같이 묶는 방식도, 경기 활성화를 이유로 문을 활짝 여는 방식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융정책은 가계부채 총량과 차주의 상환 능력, 주택가격, 지역별 시장 상황을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한다.
정부와 한국은행 사이의 조율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정부는 경기를 살리겠다며 돈을 풀고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겠다며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 반복되면, 두 정책은 서로의 효과를 갉아먹는다. 재정과 통화가 서로 다른 목표를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시장에 보내는 메시지까지 엇갈려서는 곤란하다. 시장은 정책의 내용만큼이나 정책의 일관성을 보고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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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재정도 '어디에 쓰느냐'가 중요하다
경기 회복 국면에서 정부가 재정을 적극적으로 쓰는 것 자체를 나무랄 일은 아니다. 다만 재정 확대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얼마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쓰느냐다.
소비성 지출과 미래 성장 투자를 구분해야 한다. AI와 반도체, 에너지와 전력망, 철도와 교통 인프라에 투자한다 해도 사업 타당성과 민간투자 유발 효과, 생산성 향상 효과는 따로 검증해야 한다. 미래 산업이라는 이름표가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예산이 무사통과되는 관행은 결국 다음 세대의 부담으로 남는다.
대규모 국책사업도 마찬가지다. '메가프로젝트'라는 명칭이 정당성을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투입 예산과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를 공개하고, 지역경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민간투자를 얼마나 끌어오는지, 일자리를 몇 개나 만드는지 사후에 평가받아야 한다.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작한 사업은 어떻게든 끝내야 한다는 관성이 재정을 가장 빠르게 갉아먹는다.
재정에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말은 곧 재정에도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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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의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다
기업과 국민이 경제활동에서 가장 견디기 어려워하는 것은 부담의 크기가 아니라 불확실성이다. 세금도 예외가 아니다.
투자와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세제 지원은 필요하다. 다만 혜택이 특정 기업이나 특정 산업에 지나치게 몰리면 조세 형평성 문제가 따라온다. 세제 지원을 설계할 때는 정책 목표와 수혜 대상, 연간 재정 소요액과 일몰 시점을 처음부터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시행 이후에는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 투자를 늘리라고 세금을 깎아줬는데 투자가 늘지 않았다면, 그 제도는 목적을 잃은 것이다.
경제정책의 신뢰는 화려한 발표가 아니라 정책을 자주 바꾸지 않는 데서 쌓인다. 기업과 국민이 3년 뒤, 5년 뒤의 정책 방향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어야 투자하고 소비한다. 예측 가능성은 그 자체로 하나의 경기부양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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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팀에는 '민생 대시보드'가 필요하다
평가의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GDP 성장률과 수출액, 물가상승률, 기준금리만으로 경제를 판단하기에는 국민이 사는 현실이 훨씬 구체적이다.
국민이 실제로 부담하는 생활비를 정부가 직접 들여다봐야 한다. 월세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식료품비와 외식비, 교통비, 교육비, 의료비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자영업자의 매출과 폐업률, 중소기업의 연체율, 청년이 첫 일자리를 얻기까지 걸리는 기간도 함께 봐야 한다.
이런 지표를 한데 묶은 '민생경제 대시보드'를 만들어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국민은 GDP가 좋아졌다는 설명보다 자기 월급과 생활비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정부가 먼저 그 숫자를 꺼내놓을 때, 성장률 발표도 비로소 설득력을 얻는다.
경제정책의 최종 성적표는 통계청이나 한국은행의 표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국민의 통장과 장바구니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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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부총리의 다섯 가지 과제
이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 취임한다면, 우선순위를 분명히 세우고 시작해야 한다.
먼저 반도체 중심의 성장 효과를 중소기업과 서비스업, 지역경제로 확산시키는 일이다. 다음으로 높아진 물가와 금리 부담을 관리하면서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정밀하게 지원해야 한다. 세 번째는 주택 공급과 세제, 금융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를 안정시키는 일이다. 네 번째로 재정 투입의 우선순위와 성과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노동과 교육, 규제와 산업의 구조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여기에 조건이 하나 더 붙는다. 정책의 결과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평가받는 일이다. 설명하지 않는 정책은 아무리 옳아도 지지를 얻지 못하고, 평가받지 않는 정책은 아무리 오래해도 나아지지 않는다.

3.3%에서 국민의 삶으로
이 후보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인사청문회와 취임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시장은 새 경제팀이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곧바로 읽어낼 것이다.
정부가 3.3%라는 숫자만 앞세운다면 국민은 다시 물을 것이다. 경제가 좋아졌다는데 왜 내 삶은 여전히 팍팍하냐고. 반대로 위험만 강조하며 지나치게 방어적인 정책을 편다면, 어렵게 찾아온 성장의 기회를 흘려보내게 된다.
새 경제부총리가 할 일은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와 AI가 만들어낸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그 성과가 경제 전체로 흘러갈 통로를 뚫는 것이다.
대기업의 수출 증가가 중소기업의 매출로 이어져야 한다. 기업의 투자가 청년의 괜찮은 일자리로 연결돼야 한다. 기술의 발전이 노동자의 생산성과 임금 상승으로 돌아와야 한다. 국가의 성장률이 가계의 소득으로 옮겨져야 한다. 서울과 수도권의 성장이 지역경제의 새로운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 연결이 이뤄질 때 비로소 성장의 숫자가 국민의 삶이 된다.
경제정책의 성공은 GDP 그래프가 얼마나 가파르게 올라갔느냐로만 평가할 수 없다. 국민이 내일을 오늘보다 조금 더 낫게 전망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다. 기업이 새로운 투자를 결정할 수 있고, 청년이 미래의 일자리를 기대할 수 있고, 자영업자가 내일도 셔터를 올릴 이유를 찾고, 중산층이 주거와 교육과 노후 앞에서 과도한 불안을 느끼지 않는 상태. 그것이 경제 회복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새 경제팀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시작된다. 성장의 온기를 민생으로 옮기는 일이다.
반도체가 살려낸 불씨를 산업과 지역으로 번지게 하고, 단기적인 경기 회복을 잠재성장률의 상승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3.3%라는 숫자가 정부의 성과를 설명하는 자료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 숫자는 국민의 소득이 되고, 일자리가 되고, 골목상권의 매출이 되고, 청년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성장률을 올리는 경제정책에서 국민의 삶을 올리는 경제정책으로. 이형일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새 경제팀의 진짜 시험대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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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누구나 AI를 도구로 활용해 창작하고, 수익화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AI를 통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분, 업무에 적용해보고 싶은 분, AI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몰랐던 분이라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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