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9-02 11:59 (수) 09.02 (수)
12.8%, 역대 최고 증가율… 821조 예산의 100일 심사가 시작됐다

12.8%, 역대 최고 증가율… 821조 예산의 100일 심사가 시작됐다

3줄 요약
  • 821조 예산·162조 기금… 정기국회 첫날, 숫자가 모두 바뀌었다증가율 12.8% 역대 최고… 100일의 승부처는 '기금 통제권'과 '청문 정국'① 개회 첫날, 협치와 대치가 동시에 시작됐다제439회 정기국회가 1…
  • 조정식 국회의장은 민생 법안과 예산안 처리에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 여야는 본회의에 앞서 정책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어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함께 풀 과제가 많다고 밝히자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교집합이 되는 민생법안부터 서두르자고 화답했고, 15일 조찬 회동과 격주 정례회의…

821조 예산·162조 기금… 정기국회 첫날, 숫자가 모두 바뀌었다

증가율 12.8% 역대 최고… 100일의 승부처는 '기금 통제권'과 '청문 정국'

① 개회 첫날, 협치와 대치가 동시에 시작됐다

제439회 정기국회가 1일 오후 개회식을 열고 12월 9일까지 100일 일정에 들어갔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민생 법안과 예산안 처리에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여야는 본회의에 앞서 정책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어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함께 풀 과제가 많다고 밝히자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교집합이 되는 민생법안부터 서두르자고 화답했고, 15일 조찬 회동과 격주 정례회의 개최에 합의했다.

그러나 협치의 온기는 오래가지 못할 공산이 크다. 8월 30일 6개 부처 개각으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김승원(법무)·강신철(국방)·용혜인(성평등가족)·홍지선(국토교통)·이소영(중소벤처)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두고 있고, 여기에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와 10년 만에 재가동되는 특별감찰관 최길수 후보자까지 더해져 청문회가 10개 안팎으로 몰렸다. 대통령 직무 긍정률이 42%, 부정률 50%로 취임 후 최저·최고치를 기록한 상황(한국갤럽 8월 25~27일)에서 여야 모두 물러설 자리가 좁다.

1-1 대한민국 정기국회와 민생정책 경쟁.png

② 821조 예산… '규모'보다 '증가율'을 봐야 한다

정부는 1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총지출 820조9000억원 규모의 2027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올해 본예산 727조9000억원보다 93조원(12.8%) 늘어난 것으로, 총지출이 800조원을 넘은 것도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도 처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의 10.6%를 넘어선 역대 최고치다.

재원은 반도체 호황이다. 총수입은 880조8000억원으로 205조6000억원(30.4%) 늘고, 이 가운데 국세수입이 584조4000억원으로 194조2000억원(49.8%) 급증한다. 정부는 동시에 107조6000억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해 국가채무비율과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지속가능성이다. 정부는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총지출을 2030년 1005조2000억원까지 늘리되 증가율은 내년 12.8%를 정점으로 9.0%, 7.0%, 5.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세수가 계속되리라 전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국회 심사의 핵심은 '지금 얼마를 쓰느냐'가 아니라 '호황이 끝난 뒤 무엇이 고정비로 남느냐'다.

1-2 주택 공급과 세제 개편의 균형.png

③ 162조 미래대응기금… 진짜 쟁점은 통제권이다

가장 큰 변수는 162조3000억원 규모로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이다. 최근 10년 내국세 추세선(2015~2025년 6.2%)을 웃도는 추가세수를 적립하는 구조로, 52조9000억원은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 4대 사업계정에, 109조4000억원은 총괄계정에 배정된다. 12조5000억원은 국채 신규발행 축소에, 104조4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적립해 세수 결손에 대비한다.

액수보다 무거운 것은 운용 방식이다. 정부는 항목별 지출액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최대 30%까지 조정할 수 있는 특례를 설계했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변경 한도는 20%다. 총괄계정 109조원의 용처가 사후 보고 대상에 머문다면 국회의 예산 심의권은 형해화된다. 야당이 '상시 추경'이라 부르는 이유이자, 이번 정기국회 최대 승부처다.

재정의 속도와 국회의 통제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탄력 운용 폭을 넓히되 분기별 국회 보고와 성과지표 공개를 의무화하는 교환이 현실적 해법이다.

1-6 여야 협치, 민생과 미래의 청사진.png

④ 부동산… 강남은 3주 연속 하락, 강북은 0.5%대 급등

한국부동산원 8월 4주(24일 기준)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0.29% 올라 전주(0.22%)보다 상승폭이 확대됐고, 수도권 0.22%, 전국 0.11%를 기록했다. 시장은 서울 안에서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강북 14개구가 0.40% 오른 반면 강남 11개구는 0.20%에 그쳤고, 중랑구 0.56%, 성북·강북구 각 0.55%, 도봉·노원구 각 0.54%로 외곽이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강남구는 0.11% 하락해 낙폭이 커졌고 서초구도 0.05% 떨어져 나란히 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동남권 상승률은 7월 20일 0.18%에서 0.13%, 0.09%, 0.05%, 0.04%, 0.03%로 여섯 주 연속 낮아졌다. 규제는 고가 지역을 눌렀지만 수요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동했다. 종부세 공제와 중과세율을 전국 단일 기준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는 이 흐름을 잡을 수 없다. 권역별 차등 설계와 최소 3~5년 단위 효과 평가가 필요한 이유다.

⑤ 3대 메가프로젝트… 예산은 두 배, 법제는 제자리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분야 투자는 올해 10조8000억원에서 내년 21조3000억원으로 97.2% 늘어난다. 2조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가 신설되고, 용인·평택 공장 조기 가동 기반시설에 1000억원, 서남권 반도체단지 착공 지원에 1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팹과 데이터센터를 돌리는 것은 예산이 아니라 전력과 용수다. 전기사업법, 수도법, 물관리기본법, 산업입지 제도가 함께 정비되지 않으면 두 배로 늘린 예산은 집행되지 못한 채 이월된다. 메가특구 입법이 청문 정국에 밀려 뒤로 처지는 순간, 손실은 다음 정부가 아니라 지금의 기업과 지역이 떠안는다.

1-3 대한민국 미래산업 메가프로젝트 현장.png

⑥ 100일의 성적표를 가를 다섯 가지

첫째, 인사청문과 민생입법의 트랙을 분리해야 한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청문회 때문에 민생 입법이 멈추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약속은 야당의 심의권 보장과 맞물릴 때만 지켜진다. 둘째, 162조 기금은 탄력성과 국회 보고 의무를 맞바꿔야 한다. 셋째, 107조 지출 구조조정의 내역을 사업 단위로 공개해야 한다. 넷째, 부동산 세제·공급은 권역별 데이터로 차등 설계해야 한다. 다섯째, 사법개혁에는 최소 숙의기간과 공청회를 법정 절차로 보장해야 한다.

예산안은 3일 국회에 제출되고, 의결 법정시한은 12월 2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 심의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100일 뒤 국민이 던질 질문은 단순하다. 어느 당이 이겼는가가 아니라, 821조원이 어디에 쓰였고 민생이 실제로 나아졌는가다.

1-6 여야 협치, 민생과 미래의 청사진.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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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록 기자
parkro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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