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대 5G의 진실…통신비는 내려갔지만 장기고객 혜택은 사라졌다
2만원대 5G 시대…통신비 인하 기대 속 장기고객 혜택 축소 논란
LTE·5G 통합요금제 본격 시행…소비자 "요금은 낮아졌지만 체감 혜택은 줄었다"
정부와 이동통신 3사가 추진한 LTE·5G 통합요금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 이용자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2만원대 5G 요금제와 데이터 안심옵션(QoS) 확대를 핵심으로 한 요금체계 개편을 추진했다. 그러나 제도 시행과 함께 장기고객 할인 축소와 가족결합 혜택 감소가 이어지면서 소비자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혜택이 줄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 개편은 LTE와 5G를 구분하던 기존 요금체계를 하나로 통합하고, 데이터 사용량 중심으로 상품을 단순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복잡하게 운영되던 약 250종의 요금제가 대폭 정비되면서 소비자는 보다 쉽게 자신의 이용 패턴에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모든 요금제에 데이터 안심옵션을 기본 적용해 기본 데이터를 모두 사용한 이후에도 제한된 속도로 인터넷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기본 통신권 보장과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이번 요금제 개편이 단순한 가격 인하를 넘어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환경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혜택을 확대하고, 이용자의 사용량을 분석해 보다 유리한 요금제를 안내하는 '최적 요금제 고지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변화는 정부의 기대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롭게 출시된 2만원대 5G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250MB에서 600MB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기본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최대 400Kbps 속도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정도 속도는 메신저와 간단한 검색은 가능하지만 고화질 영상 시청이나 대용량 콘텐츠 이용에는 제약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요금은 낮아졌지만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충분하지 않다"는 소비자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요금제 개편과 함께 장기 가입자를 대상으로 제공되던 결합 할인도 잇따라 축소되고 있다. KT는 맞춤형 결합 회선 추가를 중단했고, SK텔레콤은 오는 8월부터 온가족할인 신규 가입을 종료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도 일부 저가 요금제를 결합 할인 대상에서 제외했다. 통신사들은 요금체계를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조정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장기간 같은 통신사를 이용해 온 고객들은 기존 혜택이 줄어드는 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가족결합 할인은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IPTV 등을 함께 이용하는 고객에게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장기고객 우대 제도다. 가족 구성원의 가입 기간을 합산하거나 여러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수록 할인 폭이 커지는 구조여서 장기간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았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고객 이탈을 줄이고 장기 가입을 유도하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이러한 제도의 축소는 기존 이용자들의 체감 혜택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통신사들은 요금 할인 대신 문화공연 초청, 테마파크 이용권, 호텔 행사 등 체험형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추첨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실제 혜택을 받는 이용자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부 소비자는 실질적인 통신비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할인 제도가 축소되는 대신 이벤트 중심의 마케팅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데이터 활용 방식 역시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꼽힌다. 현재 이동통신 이용자는 자신이 구매한 데이터를 가족이나 지인과 자유롭게 공유하거나 다음 달로 이월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일부 데이터 공유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특정 요금제나 가입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특히 일부 서비스는 LTE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어 5G 이용자들은 사실상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통합요금제 도입을 계기로 통신비 부담 완화와 이용자 선택권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은 요금 인하뿐 아니라 기존 혜택 유지와 데이터 활용권 확대 등 실질적인 권익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신정책의 성과를 단순히 최저요금 인하 여부로 판단하기보다 장기 이용자 보호, 할인 제도의 예측 가능성, 데이터 공유와 이월 제도 개선 등 소비자가 실제 체감할 수 있는 권익 확대 여부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통신 서비스는 이제 국민 생활과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시설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향후 통신정책은 가격 경쟁을 넘어 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서비스 품질 향상, 시장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