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을 미리 본다 ⑤』 2040년에도 선택받는 사람들의 공통점,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의 것이다
AI 시대, 초고령사회 대한민국… "일자리 지도"가 통째로 바뀐다
지난 4회에 걸쳐 본 칼럼은 AI가 바꾸는 일자리, 성장하는 산업,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짚어왔다. 연재의 마지막 회에서는 이 모든 변화가 실제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조정되고 있는 지를 사실관계 위주로 짚어본다.

1. 사실적 배경 — 숫자로 확인된 두 개의 충격
첫 번째 충격은 세계 노동시장 자체의 재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25년 1월 발표한 '미래 직업 보고서 2025'에 따르면 특정 업무에서 인공지능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전 세계 기업의 41%가 2030년까지 고용 인력을 감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9,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1억 7,0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돼, 총량으로는 7,800만 개가 순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즉 일자리 '총량'이 아니라 일자리의 '내용'이 바뀌는 것이 핵심이다. 우편·비서·급여 담당 등 정형화된 직무는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AI·빅데이터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로 꼽혔고, 돌봄·교육·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근로자 개인 입장에서도 변화 폭은 작지 않다. 평균적으로 근로자는 향후 5년간 기존 보유 기술의 39%가 바뀌거나 쓸모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기업의 85%가 재직자 재교육(업스킬링)을 우선순위로 계획하고 있다.

두 번째 충격은 한국 특유의 인구구조 변화다. 통계청(현 국가데이터처)이 발표한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인구는 1,05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3%에 달해, 한국은 유엔 기준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문제는 속도다. 한국은 2017년 고령사회 진입 이후 불과 7년여 만에 초고령사회가 됐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이며, 고령인구 비율은 2036년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생산연령인구의 몫으로 돌아온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이 부담해야 할 노년부양비는 2025년 29.3명에서 2050년 77.3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2. 사회적 반응 — '정년연장'을 둘러싼 세 개의 목소리
AI발(發) 일자리 재편과 초고령사회 진입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한국 사회의 최전선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 정년연장 논쟁이다. 2026년 3월 정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입법 추진을 공식화했고, 이후 국회 정년연장특별위원회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2026년 7월 현재까지 구체적 시행 시기와 방식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사안을 둘러싼 입장은 뚜렷하게 갈린다. 노동계는 법정 정년을 65세로 일괄 상향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임금 조정은 개별 사업장의 노사 합의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는 일괄적인 정년 연장 대신 사업장이 자율적으로 계속고용(재고용) 방식을 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며, 재고용 시 수반되는 임금 조정을 선호한다. 청년층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최근 취업조차 하지 못하고 '쉬었음' 상태에 놓인 청년 인구가 70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청년들은 정년연장이 신규 채용 기회를 더욱 줄일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회는 뒤늦게 청년 의견 수렴을 위한 별도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지만, 시점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절충안 논의도 이미 구체화된 상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65세 법정 정년연장의 완성 시점을 2036년, 2039년, 2041년 세 가지로 나눈 절충안을 노사 양측에 제시했으며, 65세가 되기 전 정년을 맞는 근로자는 퇴직 후 1~2년간 재고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한편 여론은 정년 자체 연장에 우호적인 편이다.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근로자 법정 정년을 만 65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데 찬성한다는 응답이 86%로, 반대(11%)를 크게 앞섰다. 다만 이는 특정 정당이나 진영의 문제라기보다, 세대 간·노사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구조적 쟁점이라는 점에서 어느 한쪽의 주장만을 정답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3. 대책과 과제 — 네 개의 축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 같은 이중의 충격 앞에서 미래 일자리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부, 기업, 학교, 개인이라는 네 축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정부는 초·중·고 단계부터 AI 활용·데이터 분석·협업 능력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교육혁신을 추진하는 한편, 생애 전 주기에 걸친 평생교육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40~60대를 위한 직무 전환 교육은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반도체·바이오·우주산업·친환경 에너지·양자컴퓨팅·사이버보안·스마트제조 등 미래 산업 육성과 병행해, 실업 지원 중심에서 재취업 지원 중심으로 안전망을 전환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기업 역시 채용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내 AI 교육 확대, 재직자 직무 전환 교육의 정례화, 학력보다 역량을 평가하는 문화, 실패를 학습 기회로 인정하는 조직문화, 사람과 AI가 함께 성장하는 업무 환경 구축이 과제로 꼽힌다.
학교는 시험을 잘 보는 학생이 아니라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 AI 활용 교육, 디지털 리터러시, 창업 교육, 데이터 분석, 금융 교육 등을 교육과정에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생애 주기별 준비가 다르다. 청소년기에는 특정 직업을 정하기보다 독서·글쓰기·수학적 사고력 등 '배우는 능력' 자체를 키우는 것이 우선이다. 대학생은 복수전공·융합교육으로 전공과 AI를 연결하고 프로젝트 경험과 포트폴리오를 쌓아야 한다. 사회초년생은 회사 업무를 넘어 산업 전체를 이해하고 회사 밖 네트워크와 평판을 관리해야 한다. 재직자는 자신의 업무 중 AI가 대체할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분석하고 전문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중장년층은 경험·신뢰·인간관계·리더십이라는 기존 강점에 AI 활용 능력을 더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퇴 준비자에게는 강의, 컨설팅, 멘토링, 기술 자문, 콘텐츠 제작 등 경험을 재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4. 마무리 — 미래는 예측한 사람이 아니라 준비한 사람의 편이다
2040년에 없어지지 않을 직업을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라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면 '배우는 사람'이라는 존재다. 직업도, 산업도, 기술도 바뀌지만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왔다.
다만 이 준비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정부의 교육·산업 정책, 기업의 인재 투자, 학교의 교육 전환, 그리고 개인의 학습이 함께 맞물릴 때에만 대한민국은 AI 시대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AI는 인간을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기술이라는 점, 그리고 그 방향을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정년연장 논쟁에서 보듯, 이 변화의 속도와 방식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는 아직 진행형이다. 그러나 합의에 이르는 과정 자체가, 대한민국이 초고령·AI 시대를 준비하는 방식을 보여줄 것이다.

핵심 메시지
2040년의 승자는 미래를 예측한 사람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한 사람이다. AI는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기술이다. 직업은 계속 바뀌겠지만 배우는 사람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변화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