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으로 향하는 국민의힘…장동혁이 선택한 '거리의 정치'는 독이 될까, 약이 될까

당 안팎에서 "강성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장 대표는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그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온 것이며 자신은 그 목소리를 대변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장외집회 참석 여부를 둘러싼 논쟁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갈등의 본질은 훨씬 깊다. 국민의힘이 앞으로 '광장의 정당'이 될 것인지, '의회의 정당'으로 남을 것인지를 둘러싼 전략 노선의 충돌이기 때문이다.
장외정치는 집회를 둘러싼 논란이 아니라 당의 노선 선택이다
장 대표는 자신의 장외 행보를 정치인의 동원 정치가 아니라 시민과 함께하는 정치라고 설명한다.
그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국민 특검 문제가 민주주의와 참정권을 훼손한 사건이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 배경 역시 선관위 사태에 적극 대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인식은 장 대표가 광장을 단순한 시위 공간이 아니라 정치적 의제를 만드는 공간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당내 시각은 다르다. 한기호 의원은 장 대표의 장외집회 참석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윤상현 의원 역시 "광장의 분노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김민전 의원은 행동하는 당원층을 결집시키는 역할이라며 장 대표를 옹호했다. 결국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미 '거리의 정치'를 확대할 것인가, 의회 중심의 대여 투쟁에 집중할 것인가를 놓고 노선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왜 장동혁은 광장을 선택했을까
장 대표의 전략은 비교적 분명하다. 거대 여당 체제에서 국회 의석만으로는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시민 여론을 정치의 중심축으로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올림픽공원에서 싸우는 시민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얻도록 하는 것이 지지율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이를 중도 확장 전략이라고까지 설명했다.
참정권 문제는 특정 지지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수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의제라고 판단한다. 이는 과거 보수정당이 의회 투쟁을 중심으로 야당 역할을 했던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다.
국회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는 광장을 통해 정치적 압박을 형성하고, 이를 다시 국회 협상력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문제는 장외정치가 언제나 양날의 검이라는 점이다. 광장은 핵심 지지층을 빠르게 결집하는 효과가 있다. 지도자가 현장에서 지지자들과 함께하는 모습은 정치적 상징성이 크고 당의 존재감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반면 중도층은 다른 기준으로 정치를 평가한다. 거리에서의 강한 메시지가 반복될수록 '투쟁하는 야당'이라는 이미지는 강화될 수 있지만, 동시에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는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외정치를 두고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장이 정치의 중심이 되면 당내 온건파와 중도층 지지자들이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장 대표의 전략은 강성 지지층 결집과 중도 확장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느냐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
한동훈 복당 반대는 또 다른 노선 선언
장 대표가 이날 한동훈 의원의 복당에 대해 "당의 확장이나 연대, 통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복당 문제는 특정 정치인의 거취를 넘어 국민의힘이 어떤 정당으로 재편될 것인지를 상징하는 이슈다.
장 대표는 당의 외연 확장보다 현재의 노선과 결속을 우선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장외투쟁을 중심으로 한 정치 전략과도 연결된다.
결국 국민의힘 내부 갈등은 인물 간 경쟁이라기보다 당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를 둘러싼 전략 경쟁에 가깝다.
국민의힘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광장'이 아니라 균형
야당에 광장은 중요한 정치 공간이다. 그러나 광장만으로 정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는 어렵다. 반대로 의회 안에서의 협상과 토론만으로도 존재감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시대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공간을 어떻게 연결하느냐다. 장동혁 대표의 장외정치는 국민의힘이 새로운 야당 전략을 실험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전략이 성공하려면 광장에서 모인 분노를 의회에서 정책과 입법으로 연결하고, 지지층 결집을 넘어 중도층까지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장외집회 자체가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광장에서 얻은 정치적 에너지를 국회와 정책으로 얼마나 전환하느냐가 장동혁 체제와 국민의힘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