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재산 9억…6·3 지방선거가 드러낸 ‘부유층 정치’의 민낯
- 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태현 작가)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시작되자 공개된 후보자 신상 자료는 한국 지방정치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광역·기초의원 후보 5,838명의 평균 재산은 약 9억 원.
- 광역단체장 후보 평균은 18억 원을 넘었고 일부 기초의원 후보들은 수백억~1,000억 원대 자산을 신고했다.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광역·기초의원 후보 5,838명의 평균 재산은 약 9억 원. 광역단체장 후보 평균은 18억 원을 넘었고 일부 기초의원 후보들은 수백억~1,000억 원대 자산을 신고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후보 평균 재산은 9억 644만 원으로 집계됐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평균이 8억 4,460만 원, 국민의힘 후보 평균은 11억 5,244만 원이었다. 전체 재산 신고 1위는 1,049억 원을 신고한 박근량이었다.
지방정치가 ‘생활 정치’라는 이름과 달리 점점 고액 자산가와 지역 유지 중심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재산 상위권 상당수가 광역단체장이 아니라 기초의원·군의원 후보라는 점은 지방의회가 단순 주민 대표 기구를 넘어 지역 경제 권력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재산만이 아니다. 전체 후보 3명 중 1명꼴로 전과가 있었고 남성 후보 9명 중 1명은 병역을 마치지 않았다. 체납 전력이 있는 후보도 659명에 달했다.
물론 민주화운동이나 질병처럼 사유를 세밀하게 봐야 하는 사례들도 존재하지만, 지방선거가 반복될수록 유권자들의 불신이 커지는 배경 역시 이 같은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방행정 선출을 넘어 차기 총선과 대선 구도, 지역 권력 재편, 정당 공천 구조까지 연결되는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럼에도 실제 후보 구성을 들여다보면 청년·서민·생활 정치보다는 자산과 조직, 지역 기반을 가진 인물들이 여전히 유리한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후보 공개 자료는 단순한 숫자 나열이 아니다. 누가 지방 권력을 차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방자치가 과연 시민 대표성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단면에 가깝다.
지방 권력은 누가 차지하고 있나…평균 재산 9억의 지방선거
생활 정치라더니…지방선거는 ‘자산가들의 무대’가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 자료는 지방정치의 현실은 단적이다.
광역·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 5,838명의 평균 재산은 9억 644만 원. 광역단체장 후보 평균은 18억 4,149만 원, 기초단체장 후보 평균도 15억 5,109만 원에 달했다.
지방자치가 주민 생활과 밀접한 ‘생활 정치’ 영역으로 불리지만, 실제 후보군은 일반 시민과 상당한 자산 격차를 보이는 셈이다.
특히 선거가 거듭될수록 조직과 지역 기반, 자금력을 갖춘 인물 중심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당별 차이도 드러났다.
국민의힘 후보 평균 재산은 11억 5,244만 원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 평균 8억 4,460만 원보다 높았다. 다만 양당 모두 평균 수억 원대 자산 구조를 보이며 지방정치의 고자산 흐름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재산 상위권 상당수가 광역단체장이 아니라 기초의원 후보들이라는 점이다. 전체 재산 신고 1위는 1,049억 원을 신고한 박근량이었다.
박근량 후보는 경남 통영시 시의원 비례대표 후보이다. 이어 전남 화순군에 출마한 무소속 김회수 후보가 261억 원, 그리고 국민의힘 경북 문경시의원에 출마한 박영서 후보가 약 243억 원을 신고해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방의회가 단순 주민 대표 기구가 아니라 지역 사업가·부동산 자산가·지역 유지 네트워크와 결합해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방의회까지 번진 ‘지역 유지 정치’…풀뿌리 민주주의의 역설
원래 지방의회는 주민 생활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해결하는 ‘풀뿌리 민주주의’ 공간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지역 인맥과 경제력을 가진 인물들이 정치권 진입에 훨씬 유리한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의원 선거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지만, 실제로는 지역 토지 개발과 예산, 인허가, 생활 SOC 사업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 때문에 지역 사업가나 자산가들이 지방의회를 중요한 영향력 공간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방선거는 중앙정치보다 정당 브랜드 의존도가 낮고 지역 조직력이 중요하게 작동한다.
결국 지역 사회에서 오랜 인맥과 경제 기반을 가진 후보들이 선거 경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도 일부 후보들은 수백억 원대 자산과 지역 사업 기반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년·서민·정치 신인 후보들은 선거 비용과 조직력 한계로 인해 경쟁 자체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지방자치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방정치가 시민 대표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주민 생활 문제를 다루는 지방정치가 오히려 지역 권력과 경제력 중심 구조로 고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구조 속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바라보는 문제는 따로 있다. 전과와 병역, 세금 체납 같은 후보 검증 이슈다.
전과 34.5%·체납 659명…지방선거 후보 검증의 민낯
후보 3명 중 1명 전과…숫자보다 중요한 건 ‘전과의 내용’
이번 6·3 지방선거 후보 공개 자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수치 중 하나는 전과 기록이었다. 전체 후보 5,838명 가운데 전과가 있는 후보는 2,013명으로 전체의 34.5%에 달했다. 사실상 후보 3명 중 1명꼴이다.
전과 건수 최다 후보는 15건을 신고한 김병연이었다. 이어 강해복, 변영현가 각각 14건으로 뒤를 이었다.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서는 김현욱가 9건의 전과를 신고해 가장 많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전과 숫자”만으로 후보를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과정에서 발생한 집회·시위 관련 전과와 음주운전·폭력·사기·선거법 위반은 정치적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김부겸은 과거 수형 이력으로 병적에서 제적됐고 일부 후보들은 노동·학생운동 과정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도 포함돼 있다. 반면 음주운전이나 폭력, 경제범죄 전과는 유권자 평가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 건수가 아니라 어떤 전과인지, 그리고 후보가 이를 어떻게 설명하고 책임지는가에 따른 분석이 나온다.
병역·체납 논란 반복…공직 후보 검증의 기준 흔들리나
병역과 세금 문제 역시 지방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대표적 검증 이슈다. 이번 선거 남성 후보 4,099명 가운데 군 복무를 마치지 않은 후보는 469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남성 후보의 11.4%, 즉 9명 중 1명꼴이다.
사유는 다양했다. 질병과 사고, 수형 이력, 장애 등이 포함됐다. 김경수는 근위지절강직, 위성곤은 슬관절연골판 수술로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 허태정은 사고로 인한 발가락 절단으로 면제됐다.
하지만 병역 문제는 여전히 정치적 상징성이 큰 이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병역 이행은 공직자의 책임성과 연결돼 인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금 문제도 적지 않았다. 전체 후보 가운데 체납 전력이 있는 후보는 659명으로 나타났다. 후보 9명 중 1명 수준이다.
특히 일부 고액 자산 후보들까지 체납 기록이 확인되면서 유권자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공직에 출마하면서도 세금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사례가 반복되는 것은 정치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지방선거 후보 공개 자료는 단순 신상 정보가 아니다. 지방정치가 얼마나 시민 눈높이와 가까운지, 그리고 정당들이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공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지표에 가깝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결국 한 지점으로 연결된다. 왜 정당들은 반복적으로 논란 후보들을 공천하는가, 그리고 지방정치는 왜 쉽게 바뀌지 않는가 하는 질문이다.

왜 지방정치는 바뀌지 않나…공천·지역 조직·토호 정치의 구조
공천이 곧 당선…지방선거를 지배하는 지역 조직 정치
지방선거는 겉으로는 주민 생활과 가장 가까운 민주주의처럼 보이지만 실제 구조는 중앙정치 못지않게 강한 조직 논리에 움직인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지방선거에서는 정당 공천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수도권 일부 격전지를 제외하면 특정 정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공천 자체가 사실상 당선을 의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후보 경쟁력보다 지역 조직과 인맥, 정당 내부 네트워크가 공천 과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반복된다.
결국 지역 기반과 자금력, 조직 동원 능력을 갖춘 인물들이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실제 지방정치에서는 지역 유지와 사업가, 전직 지방의원·보좌진·정당 관계자 출신들이 반복적으로 정치권에 진입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 신인이나 청년·서민 후보들이 구조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기초의회는 지역 개발사업과 예산, 인허가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지역 경제 권력과 정치권력이 결합하는 ‘토호 정치’ 구조가 형성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지방선거 재산 공개에서 수백억~1,000억 원대 자산가들이 기초의원 후보로 등장한 현상 역시 이런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커진 지방자치, 멀어진 시민 대표성
한국의 지방자치는 제도적으로 계속 확대해 왔다. 지방정부 예산과 권한은 과거보다 훨씬 커졌고 지방의회의 영향력도 확대됐다. 문제는 권한 확대만큼 시민 대표성이 강화됐느냐는 점이다.
이번 후보 공개 자료에서 드러난 평균 9억 원대 재산 구조와 전과·체납 논란은 지방정치가 여전히 일반 시민의 삶과 상당한 거리감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청년·무주택자·비정규직·소상공인 같은 계층은 지방정치 진입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라는 지적이 많다. 선거 비용과 조직력, 지역 기반 경쟁에서 현실적 한계가 크기 때문이다.
반면 지역 기반과 경제력을 가진 후보들은 정당 공천과 조직 동원, 선거 운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방자치 확대가 오히려 기존 지역 권력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방정치 개혁의 핵심 과제로 ▲공천 투명성 강화 ▲정치 신인 진입 장벽 완화 ▲지방의회 이해충돌 검증 강화 ▲후보 정보 공개 확대 등을 꼽고 있다.
하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여전히 정당 조직과 지역 기반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 때마다 비슷한 논란이 반복되고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도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 후보 공개 자료는 단순한 신상 공개가 아니다. 한국 지방정치가 누구를 대표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방자치가 실제로 시민 삶과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되묻는 정치적 거울에 가깝다.
지방자치는 커졌지만, 지방정치는 시민에게 멀어졌다
이번 6·3 지방선거 후보 공개 자료는 단순한 재산·전과·병역 현황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그것은 지금 한국 지방정치가 어떤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지 그리고 지방자치가 실제 시민 대표성과 얼마나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에 가까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후보 평균 재산은 9억 원을 넘었고 광역단체장 후보 평균은 18억 원대에 달했다.
수백억~1,000억 원대 자산가들이 기초의원 후보로 등장했고 후보 3명 중 1명은 전과 기록이 있었으며 체납 전력이 있는 후보도 659명에 달했다.
물론 모든 전과와 병역 문제를 동일선상에서 볼 수는 없다. 민주화운동과 질병, 사고 같은 사유도 존재한다.
그러나 반복되는 논란 속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지방정치에 대한 시민 불신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단순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이라는 점이다. 지방선거는 여전히 정당 공천과 지역 조직, 자금력과 인맥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정치 신인과 청년, 생활정치 후보들은 선거 비용과 조직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고 결국 지역 유지와 기존 정치 네트워크 중심 구조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래 지방자치는 주민 생활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해결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목표로 출발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지방 권력과 경제력, 지역 조직이 결합한 또 다른 정치권력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결국 이번 후보 공개 자료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지방정치는 과연 누구를 대표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방자치의 권한과 예산은 커졌지만, 정작 시민들이 체감하는 대표성과 신뢰는 그만큼 함께 성장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무거운 의문이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