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8-29 12:20 (토) 08.29 (토)
정진석 불출마 선언… ‘윤어게인’ 논란 속 국민의힘의 위기관리…

정진석 불출마 선언… ‘윤어게인’ 논란 속 국민의힘의 위기관리와 지속되는 딜레마

3줄 요약
  •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이다.(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마지막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이 지난 7일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신청을 전격 철회했다.
  • 정 전 부의장은 SNS를 통해 “저의 출마가 당의 결속을 해치거나 당의 동력을 약화한다면 그 길을 멈추겠다”라며 “평당원으로 돌아가 백의종군하겠다”라고 밝혔다.
  • 이번 불출마는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미 이진숙·김태규·이용 등 윤석열 정부 출신 인사들을 다수 공천한 상황에서 ‘윤어게인’ 프레임과 당내 반발이 고조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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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이다.(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마지막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이 지난 7일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신청을 전격 철회했다.

정 전 부의장은 SNS를 통해 “저의 출마가 당의 결속을 해치거나 당의 동력을 약화한다면 그 길을 멈추겠다”라며 “평당원으로 돌아가 백의종군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불출마는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미 이진숙·김태규·이용 등 윤석열 정부 출신 인사들을 다수 공천한 상황에서 ‘윤어게인’ 프레임과 당내 반발이 고조된 결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는 급한 불을 끄며 선거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한편,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친윤 세력 재편 문제와 중도층 민심 관리라는 근본적 딜레마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불출마 배경과 당내 갈등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윤석열 정부와 연관된 인물을 연이어 공천하면서 ‘윤어게인’ 프레임에 휘말렸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대구 달성에 김태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이 울산 남갑에 윤석열 대선 캠프 수행 실장을 지낸 이용 전 의원이 경기 하남갑에 각각 공천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여기에 ‘원조 친윤’으로 분류되는 정진석 전 부의장까지 출마 의사를 밝히자 선거 구도가 지역 현안 경쟁이 아닌 ‘윤석열 정부 심판론’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급속히 커졌다.

특히 정 전 부의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을 맡았다는 상징성과 내란특검팀으로부터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법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진석 출마를 둘러싼 가장 큰 변수는 당 내부의 강한 반발이었다. 충남지사 후보로 나선 김태흠 후보는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며 정 전 부의장 공천이 현실화하면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보수 진영 내부 분열 가능성이 제기되며 긴장감이 높아졌다. 정진석과 사돈 관계인 박덕흠 공천관리위원장이 직접 만나 불출마를 요청한 사실은 당 지도부의 위기감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정 전 부의장 측은 다른 윤 정부 인사들은 공천받는데 자신만 배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밝혔으나 당 지도부는 선거 전체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불출마를 강하게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불출마 결정은 국민의힘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한 불을 끈 ‘위기관리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당 지도부는 정진석 철회로 ‘윤어게인’ 프레임의 확산을 일단 차단하고 선거 구도를 지역 현안 중심으로 유지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이라기보다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윤석열 정부 출신 인사 공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친윤 세력의 영향력을 완전히 정리하지 못한 채 중도·수도권 민심과 강성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줄타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이다.(사진=공동취재단)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이다.(사진=공동취재단)

친윤 체제의 현실과 보수 재편의 과제

정진석 전 부의장의 불출마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영향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현실이 다시 확인됐다.

이번 재보궐선거 공천에서 이진숙, 김태규, 이용 등 윤 정부 핵심 인사들이 이미 전면에 배치된 상황은 당의 인적 구조가 크게 바뀌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총선 패배 이후 당 혁신과 탈윤(脫尹)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실제 공천 과정에서는 기존 친윤 네트워크가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이 현재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두 가지 상반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는 중도층과 수도권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와 거리 두기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당의 조직적 기반이자 강성 지지층인 친윤·보수 핵심 세력을 자극하지 않고 결집력을 유지하는 일이다. 정진석 불출마는 전자에 무게를 둔 선택이었지만, 지지층 결집을 약화시킬 위험도 함께 안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친윤 색채를 너무 줄이면 조직이 무너진다”라는 우려와 “중도층을 놓치면 지방선거는 물론 다음 총선·대선에서도 패배한다”라는 경고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정진석 사태는 단순한 한 명의 불출마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권력 재편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만약 지방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경우, 윤 정부 인사 중심 공천 전략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당내 비윤·중도파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반대로 선전할 경우 친윤계 영향력은 한층 더 공고해질 수도 있다. 결국 이번 불출마는 윤석열 정부 이후 보수 진영이 새로운 중심축과 노선을 찾기 위한 긴 재편 과정의 한 장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종합 평가와 향후 전망

정진석 전 부의장의 불출마는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어게인’ 논란을 최소화한 전략적 승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장은 선거 구도를 지역 현안 중심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숨통을 확보한 셈이다.

그러나 동시에 윤석열 정부 이후에도 친윤 세력의 영향력이 여전하고 당이 아직 명확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구조적 한계를 다시 확인했다. 국민의힘은 이제 명확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친윤 기반을 유지하며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는 ‘안정 노선’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과감한 거리 두기를 통해 중도층을 확대하는 ‘혁신 노선’을 택할 것인지의 결정이 지방선거 결과 이후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두 노선은 서로 충돌하는 만큼, 당내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이후 보수 재편의 상징적 출발점

정진석 불출마는 한 개인의 정치적 양보를 넘어 국민의힘이 직면한 본질적인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다.

당장은 위기관리에 성공했으나 ‘윤석열 그림자’를 완전히 지우지 못한 채 중도 확장과 지지층 결집 사이에서 계속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지방선거 결과는 단순한 선거 승패를 넘어 보수 진영의 미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국민의힘이 과거 권력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새로운 중심축을 세울 수 있느냐에 따라 당의 장기적 생존과 경쟁력이 좌우될 전망이다.

정진석의 철회는 사건의 마무리가 아니라 윤석열 이후 보수 재편이라는 더 큰 이야기의 시작점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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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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