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다시 열리나… 미국·이란, ‘전쟁 종식 MOU’ 추진에 중동 긴장 급반전
- 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태현 작가) 미국과 이란이 군사 충돌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한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논의에 들어가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한 반전 흐름을 보인다.
- 하루 전만 해도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선박 통항 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됐지만, 미국이 휴전 및 추가 협상 틀을 담은 합의안을 이란 측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 미국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5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이란과의 종전을 위한 1페이지 분량의 MOU 초안을 마련했으며 현재 스티브 윗코프(Steve Witkoff)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Jared Kushner) 등이…

하루 전만 해도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선박 통항 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됐지만, 미국이 휴전 및 추가 협상 틀을 담은 합의안을 이란 측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5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이란과의 종전을 위한 1페이지 분량의 MOU 초안을 마련했으며 현재 스티브 윗코프(Steve Witkoff)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Jared Kushner) 등이 이란 측과 직·간접 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해당 내용을 이란 측에 전달했으며, 48시간 내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란이 합의된 내용을 이행한다면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은 종료될 것이며 호르무즈해협은 모든 국가에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합의가 무산된다면 더 강도 높은 공습 가능성도 경고했다. 이란 역시 이전보다 완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사령부는 “새로운 규칙에 호르무즈해협이 안전하고 안정적인 통항이 보장될 것”이라고 발표했고 이란 외무부도 미국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란 측은 “현재 논의는 전쟁 종식에 관한 것이며 핵 문제는 아직 협상 단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결국 이번 협상은 단순한 휴전 논의를 넘어 호르무즈해협 통제권과 핵 협상, 제재 완화, 글로벌 에너지 시장까지 얽힌 새로운 중동 질서 재편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1페이지 MOU의 의미… 미국과 이란은 무엇을 거래하고 있나
군사 충돌에서 ‘조건부 휴전’으로
이번 협상의 출발점은 단순한 외교 접촉이 아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까지도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싸고 군사적 긴장을 이어가고 있었다.
특히 미국이 해협 안쪽에 고립된 선박들의 탈출을 지원하기 위해 이른바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작전에 돌입하면서 충돌 가능성은 한때 최고조로 치솟았다.
하지만 상황은 불과 하루 만에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 중단을 직접 선언하며 “이란 대표단과의 협상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라고 밝히면서 양국은 군사 대응보다 협상 관리 국면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미국 측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1페이지 분량의 MOU는 이런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문서는 공식 평화협정이라기보다, 추가 충돌을 막고 협상 틀을 유지하기 위한 ‘임시 관리 문서’에 가깝다.
즉, 완전한 종전 선언이 아니라 더 큰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건부 휴전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다.

핵 문제와 제재 완화… 거래의 핵심 조건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MOU에는 우라늄 농축 중단과 제재 완화, 호르무즈해협 통항 정상화 등이 핵심 의제로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충돌했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에 대해 일정 수준의 절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장기간 농축 중단과 고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을 요구하고 있으며 반대급부로 동결된 이란 자금 일부 해제와 제재 완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결국 핵 개발 속도를 늦추는 대신 경제적 숨통을 열어주는 구조다. 다만 이란은 아직 핵 문제까지 본격 협상 단계로 확대되는 데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현재 논의가 ‘전쟁 종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하며 미국 언론에서 보도되는 구체적 핵 협상 내용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다.
결국 지금의 협상은 평화협정보다는 거래에 가깝다. 미국은 핵 통제를 원하고 이란은 제재 완화와 체제 안정을 원한다. 그리고 양측 모두 지금 단계에서는 전면 충돌보다 제한적 합의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동맥…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과 계산
왜 호르무즈해협이 중요한가
이번 협상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미국과 이란의 관계 때문만이 아니다. 핵심은 호르무즈해협이다.
호르무즈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상 통로지만,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로 불린다. 중동 산유국에서 생산된 원유 상당수가 이곳을 통과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직결돼 있다.
이 때문에 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발생할 때마다 국제 유가와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해 왔다. 실제로 최근 양국 충돌 가능성이 커졌을 때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그리고 협상 및 통항 정상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다시 안정 흐름을 보이는 모습이 나타났다. 결국 호르무즈해협은 단순한 바닷길이 아니라 세계 경제가 의존하는 ‘에너지 동맥’에 가깝다.
이곳이 흔들리면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물가, 금융시장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봉쇄’에서 ‘통제’로 바뀌는 이란 전략
주목할 점은 이란의 태도 변화다. 이전까지 이란은 미국과 서방의 압박에 대응해 호르무즈해협 통제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 왔다. 실제로 선박 통항 제한과 군사적 경고 메시지는 국제 사회에 상당한 긴장감을 안겼다.
하지만 최근 이란 측 발표는 이전과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새로운 규칙하에 안전한 통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고 선박 통항을 사전 허가 체계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완전 봉쇄보다는 ‘조건부 통제’에 가까운 접근이다. 해협을 완전히 닫아 국제 사회의 강한 반발을 감수하기보다는 통항 관리 권한을 유지하면서 협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란 역시 전면 충돌보다는 통제 가능 긴장 상태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호르무즈해협은 지금 단순한 해상 통로가 아니라 미국과 이란이 서로의 힘을 시험하고 협상력을 조정하는 전략적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전쟁 이후를 둘러싼 경쟁… 중동 질서와 미국의 전략 변화
미국이 원하는 것은 ‘종전’이 아니라 ‘관리’
겉으로 보기에는 미국이 이란과의 충돌을 끝내기 위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목적은 단순한 전쟁 종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은 중동 질서를 미국이 통제 가능 수준 안에서 유지하는 데 있다. 미국에 호르무즈해협은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원유 공급과 해상 물류, 동맹국 안보가 연결된 전략 거점이며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해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이란과 전면전을 벌이는 것보다 제한적 긴장 상태를 관리하며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미국이 군사 압박과 협상을 동시에 병행하는 방식은 이러한 전략을 보여준다.
공습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도 동시에 MOU를 통해 협상 틀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은 충돌과 외교를 함께 활용하는 전형적인 관리 전략에 가깝다.
결국 미국이 원하는 것은 완전한 화해보다 중동 질서를 스스로 조정할 수 있는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커지는 동맹 압박
이번 사태는 한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이며 호르무즈해협은 에너지 수입의 핵심 통로 중 하나다.
해협이 불안정해진다면 국내 유가와 물가, 산업 전반에 충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미국의 동맹 압박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미국 국방 당국이 ‘프로젝트 프리덤’과 관련해 동맹국들의 역할 확대를 언급한 것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을 직접 거론한 발언은 향후 해상 안보 협력이나 군사적 지원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 쉽지 않은 선택지를 의미한다.
중동 에너지 안보를 고려하면 미국과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중동 지역과의 경제 관계 및 외교적 부담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미국·이란 협상은 단순한 양국 문제를 넘어선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세계 에너지 시장과 글로벌 공급망, 그리고 동맹 질서까지 연결된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전쟁은 멈췄지만, 긴장은 끝나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 논의에 들어가면서 중동 정세는 일단 최악의 충돌 국면에서는 벗어나는 분위기다.
호르무즈해협 통항 정상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양측 모두 협상 지속 의지를 내비치면서 국제 유가와 시장도 안도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번 합의를 곧바로 ‘평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양측은 여전히 핵 문제와 제재, 해상 통제권 등을 둘러싸고 근본적인 견해 차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협상 과정이 언제든 다시 충돌 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실제로 이번 MOU 역시 전면적 평화협정보다는 추가 충돌을 막기 위한 임시적 관리 장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전쟁의 종료라기보다 긴장의 방식이 바뀌는 과정에 더 가깝다.
군사 충돌은 잠시 멈출 수 있지만, 호르무즈해협과 핵 문제, 미국의 중동 전략을 둘러싼 이해관계는 여전히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충돌의 여파는 중동에만 머물지 않는다.
에너지 시장과 글로벌 공급망, 국제 정치 질서까지 연결된 이번 협상은 앞으로 세계 경제와 외교 지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