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8-29 11:21 (토) 08.29 (토)
이자는 막고 사용은 살렸다… 투명성 법안 절충안, 스테이블코인…

이자는 막고 사용은 살렸다… 투명성 법안 절충안, 스테이블코인 질서를 재편하다

3줄 요약
  • 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경식 작가) 미국 의회가 가상자산 시장의 핵심 축인 스테이블코인 규제에서 결정적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 상원 은행위원회가 마련한 CLARITY Act 절충안은 단순 보유에 따른 ‘이자형 수익’을 금지하면서도 네트워크 참여와 실사용에 기반한 보상은 허용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예금의 대체재로 확장하는 흐름에는 제동을 걸되 디지털 결제 및 금융 인프라로 기능은 유지·강화하려는 정책적 선택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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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경식 작가)
미국 의회가 가상자산 시장의 핵심 축인 스테이블코인 규제에서 결정적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가 마련한 CLARITY Act 절충안은 단순 보유에 따른 ‘이자형 수익’을 금지하면서도 네트워크 참여와 실사용에 기반한 보상은 허용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예금의 대체재로 확장하는 흐름에는 제동을 걸되 디지털 결제 및 금융 인프라로 기능은 유지·강화하려는 정책적 선택으로 읽힌다. 그동안 스테이블코인 보상 구조는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 간 가장 첨예한 충돌 지점이었다.

은행권은 예금 이탈을 우려하며 규제를 요구해 왔고 업계는 사용자 참여를 유도하는 보상 체계 없이는 생태계 유지가 어렵다고 맞서왔다. 이번 절충안은 그 중간 지점을 제도화하려는 첫 시도로 평가된다.

시장 역시 즉각 반응했다. 서클 인터넷 그룹(Circle Internet Group)과 코인베이스 글로벌(Coinbase Global) 주가가 급등한 것은 단순 규제 완화 기대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의 수익 구조가 완전히 차단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법안 논의의 본질은 하나로 수렴된다.

“스테이블코인을 ‘보유 자산’으로 둘 것인가, ‘사용 인프라’로 전환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미국의 답이 글로벌 디지털자산 질서의 방향을 결정짓고 있다.

이자 금지, 그러나 보상은 허용… 설계된 경계선

예금과 스테이블코인을 가르는 기준

이번 투명성 법안의 절충안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수익의 ‘성격’을 재정의한 데 있다. 법안은 이용자가 단순히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급되는 수익을 사실상 은행 예금 이자와 동일 기능으로 간주한다.

이는 곧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에서 예금 대체재로 작동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만약 이자 지급이 허용된다면 자금은 은행에서 디지털지갑으로 이동하고 통화정책 전달 경로와 금융 안정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결국 미국 의회는 스테이블코인을 ‘달러의 디지털 확장’으로는 인정하되 ‘예금 시스템의 경쟁자’로 성장하는 것에는 선을 긋는 구조를 선택한 셈이다.

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경식 작가)
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경식 작가)

‘사용 기반 보상’이라는 새로운 합의

반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또 다른 본질, 즉 네트워크 참여를 통한 가치 창출 기능은 인정했다.

유동성 공급, 담보 제공, 스테이킹, 검증 참여 등은 단순 보유가 아니라 실제 경제 활동으로 간주하며, 이에 따른 보상은 허용한다. 이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유지되는 핵심 메커니즘을 훼손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타협이다.

이 지점에서 정책의 방향은 분명해진다.

“가만히 들고 있으면 보상은 없다. 하지만 사용하면 보상은 허용된다.”

이는 단순한 규제 조항이 아니라 시장 행동 자체를 바꾸는 신호다.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보유형 자산’이 아니라 ‘활용형 금융 도구’로 재정의되고 있다.

시장 반응은 이미 시작됐다… 기업과 자본의 재배치

서클 인터넷 그룹과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급등 의미

절충안이 공개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서클 인터넷 그룹과 코인베이스 글로벌 주가 상승은 단순한 기대감 이상의 신호다. 핵심은 “수익 모델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라는 점이다.

스테이블코인 보유 이자가 금지되더라도, 거래·대출·유동성 공급 등 활용 기반 수익 구조는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인베이스는 USDC 생태계 내 보유 규모와 유통 구조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창출해 왔다.

절충안은 이 구조를 전면 차단하지 않으면서도 방향을 바꾸도록 유도한다. 즉, 시장은 이번 법안을 “규제가 아니라 재편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보유에서 활용으로… 수익 모델의 구조 전환

가상자산기업의 전략 역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기존의 ‘매수 후 보유(Hold)’ 중심 모델은 점차 힘을 잃고 ‘매수 후 활용(Use)’ 기반 모델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인베이스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온체인 신용상품과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 보유 수익이 아닌 대출·결제·유동성 공급 등 실제 금융 기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이 변화는 단순한 사업 모델 수정이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금리를 받는 자산이 아니라 금융 활동을 수행하는 ‘도구’로 재정의되고 있다.

결국 이번 절충안은 기업에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보유로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나고 사용으로 수익을 만들어야 한다.

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경식 작가)
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경식 작가)

남은 쟁점이 진짜 전쟁… 규정의 디테일이 시장을 가른다

‘활동’의 정의를 둘러싼 규제의 회색지대

이번 CLARITY Act 절충안은 방향을 제시했을 뿐, 가장 중요한 ‘경계선의 정의’는 여전히 열려 있다. 핵심 쟁점은 단 하나다. 어디까지를 ‘활동 기반 보상’으로 볼 것인가.

예를 들어 단순 보유와 일정 기간 유지를 허용할 것인가“ 금지할 것인가? 그리고 자동 리워드 지급 구조를 활동인가, 사실상 이자인가로 볼 문제이다.

또 플랫폼 내 거래 유도형 보상을 실사용으로 볼 것인가? 변형된 예금형으로 볼 것인가? 이 기준이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기업의 수익 모델은 합법과 불법 사이를 오가게 된다.

결국 규제의 본질은 문장 한 줄이 아니라 ‘활동의 정의를 누가, 어떻게,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디파이·정치·금융… 얽혀 있는 또 다른 전선들

이번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보상 문제를 넘어 더 큰 충돌 지점을 안고 있다. 우선 탈중앙화금융(DeFi) 영역이다.

탈중앙 금융은 중앙의 주체없이 작동하는 구조상, 규제 적용 대상 자체를 특정하기 어렵다. 이는 기존 금융 규제 틀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또 하나는 정치적 쟁점이다. 고위 공직자의 가상자산 수익 금지, 이해충돌 방지 조항 등은 단순한 시장 규제가 아니라 정치 윤리 문제로 확장된다.

여기에 더해 지역 금융기관, 특히 커뮤니티 은행 규제 완화 문제까지 묶이면서 법안은 하나의 패키지로 진화하고 있다.

결국 미국 상원의 논의는 단순한 기술 규제가 아니라 금융 질서, 정치권력, 디지털 경제 구조가 충돌하는 다층적 전장이 되고 있다.

보유의 시대는 끝나고 ‘사용’의 금융이 시작된다

투명성 법안 절충안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한 규제 정비를 넘어선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경제적 성격 자체를 재정의하는 시도다.

미국은 명확한 선을 그었다.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처럼 기능하며 금리를 제공하는 구조는 차단하되 결제·대출·유동성 공급 등 실제 금융 활동을 수행하는 인프라로 역할이 적극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 선택은 단순한 산업 규제가 아니라, 달러 패권의 디지털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로 활용하면서도 기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은 유지하려는 ‘이중 설계’다.

결국 시장은 한 방향으로 이동하게 된다. 수익은 더 이상 ‘보유’에서 나오지 않는다. 사용, 참여, 연결이 세 가지가 새로운 수익의 원천이 된다.

이제 질문은 바뀌었다. ‘얼마를 들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느냐’가 시장의 승패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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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용 기자
admin@aju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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