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9-08 09:56 (화) 09.08 (화)
서울 밤하늘 뒤덮은 불꽃…100만 축제의 성공 기준은 달라져야 …

서울 밤하늘 뒤덮은 불꽃…100만 축제의 성공 기준은 달라져야 한다

3줄 요약
  • 45억원 안전투자·6800명 배치에도 반복되는 여의도 집중…‘통제’ 넘어 ‘분산형 축제’로 갈 수 있을까
  • 화려한 불꽃부터 교통·안전·쓰레기까지,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이 보여준 세계도시 축제의 조건

서울세계불꽃축제 성료…53만 인파 속 ‘안전·교통·환경’ 숙제 남겼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이 대규모 시민 참여 속에 마무리됐다. 한국·미국·영국 3개국 팀이 한강 밤하늘을 수놓은 이번 행사는 문화 향유의 장이 된 동시에, 초대형 도심 축제가 갖춰야 할 안전·교통·환경 관리의 기준을 다시 확인시켰다.

2-1 한강을 수놓은 서울 불꽃축제.png
서울의 가을밤을 대표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올해도 한강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화려한 불꽃 아래 시민들은 환호했고 휴대전화 카메라에는 형형색색의 서울 야경이 담겼다. 그러나 축제가 남긴 것은 장관만이 아니다. 수십만 명을 한정된 공간에서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문제부터 교통, 쓰레기, 문화 접근성까지 ‘100만 도시축제’를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기 위한 과제도 선명해졌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에는 한국·미국·영국의 불꽃팀이 참가했다. 올해로 22회째다. 2000년 시작된 행사는 코로나19 등에 따른 중단을 제외하고 20년 넘게 이어져 서울을 대표하는 대형 야외축제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추석과 외국인 관광 수요 등을 고려해 지난해보다 약 3주 앞당겨 열렸으며 처음으로 전야제까지 도입됐다.

숫자를 읽을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경찰이 파악한 5일 주요 현장 인파는 여의도 약 40만 명, 이촌한강공원 약 13만 명 등 53만 명이었다. 반면 주최 측 한화는 축제 관람객을 약 100만 명으로 밝혔다. 따라서 ‘53만 명’과 ‘100만 명’을 동일한 기준의 관람객 통계처럼 비교하기보다는 현장 밀집 인원을 집계한 경찰 수치와 보다 넓은 범위의 축제 관람 규모를 나타낸 주최 측 수치를 구분해 보도하는 것이 타당하다.

2-2 한강을 가득 메운 서울 불꽃축제 인파.png

행사는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됐고 공식 불꽃쇼 일정은 오후 8시부터 9시10분까지였다. 영국과 미국팀이 각각 15분, 한국팀이 30분의 공연을 맡았다. 일부 현장 기사에서 약 90분간 불꽃쇼가 펼쳐졌다고 전했지만, 서울시가 공지한 공식 프로그램은 70분이다. 공연 사이 준비·전환과 전체 현장 연출 시간을 어디까지 포함하느냐에 따라 표현이 달라질 수 있어 ‘행사 연출시간’과 실제 공식 불꽃쇼 시간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

올해 불꽃은 단순히 더 많이 쏘아 올리는 방식에서 공간 자체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한국팀 한화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서 영감을 얻은 ‘빛의 퍼즐’을 선보였고, 원효대교를 활용한 ‘타워불꽃’과 한강 양쪽에서 대칭으로 전개되는 ‘데칼코마니’ 연출을 도입했다. 한강과 교량,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하나의 무대로 활용한 셈이다.

시민 반응도 뜨거웠다. 여의도와 이촌뿐 아니라 한강대교와 남산 산책로 등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마다 시민들이 모였다. 현장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 중계도 또 하나의 관람 공간이 됐다. 한화TV 생중계는 268만 조회수와 최고 동시접속자 약 26만 명을 기록했다고 한화 측 자료를 인용한 보도가 전했다. 물리적 공간에 관람객을 더 밀어 넣는 대신 온라인과 분산 관람으로 문화 접근성을 넓힐 가능성을 보여준 대목이다.

2-4 서울의 밤, 무한한 불꽃의 빛.png

하지만 축제의 규모가 커질수록 가장 중요한 평가지표는 화려함보다 안전이다. 서울시는 행사에 대비해 안전인력 6800명을 배치하고 소방·경찰·자치구·주최 측 등이 참여하는 종합안전본부를 운영했다. 여의도와 이촌 일대에는 응급의료소 6곳을 마련했고 한강에는 순찰선 45척을 투입했다. CCTV를 활용해 구역별 인파 밀집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체계도 가동했다.

주최 측 역시 안전관리 비용으로 45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지난해 38억5000만원보다 약 17% 증가한 규모다. 한화 임직원 봉사단 1200여 명을 포함해 약 5000명의 안전·질서유지 인력을 배치했고, 통신망과 연계한 인파 밀집도 측정 시스템과 CCTV 통합관제 기술도 활용했다. 전체 행사 비용은 약 130억원으로 한화가 부담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형 인파가 여의도와 일부 지하철역에 집중되는 구조 자체다. 서울시는 5호선 18회, 9호선 65회 등 총 83회 열차를 증편했다. 여의나루역은 혼잡이 심해질 경우 무정차 통과나 출입구 폐쇄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여의동로는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통제했다. 원효대교 역시 행사 당일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차도와 인도를 전면 통제했다.

통제는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지만 ‘막는 안전’만으로는 100만 명 규모의 축제를 감당하기 어렵다. 다음 단계는 관람객을 애초부터 여러 공간과 시간대로 분산하는 것이다. 여의도에 집중된 관람 수요를 이촌·노량진 등 안전한 조망지역과 공식 연계공간으로 유도하고, 필요하면 사전예약형 분산 관람구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서울시도 올해 여의도 외 관람 가능 지역을 별도로 소개했다.

교통정보 역시 ‘통제 공지’에서 ‘개인별 귀가 안내’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지하철역별 실시간 혼잡도와 버스 우회, 도보 이동거리, 예상 소요시간을 하나의 지도에서 보여주고 고령자·장애인·영유아 동반 가족과 외국인에게는 큰 글씨·다국어·무장애 이동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다. 불꽃이 끝나는 순간 수십만 명이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를 줄이기 위해 공연이나 휴식 프로그램을 종료 이후 일정 시간 분산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심야 소음과 인근 주민 생활권 보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2-3 불꽃축제 후 안전한 귀갓길 안내.png

환경 부담도 축제 평가에서 빠져서는 안 된다. 서울시는 공식 푸드트럭존을 운영하고 불법 노점과 쓰레기를 관리하는 한편, 관람객에게 행사 뒤 쓰레기를 정리하는 ‘클린타임’과 귀가시간을 분산하는 ‘10분 천천히’ 캠페인을 요청했다. 한화 임직원들도 행사 종료 후 한강공원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클린 캠페인을 진행했다.

앞으로는 사후 청소를 넘어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다회용기 보증금제 확대, 구역별 폐기물 발생·회수량 공개, 대중교통 이용 인센티브 등을 도입하면 축제의 환경비용을 측정하고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축제의 성공지표 역시 단순 관람객 수에서 안전사고, 평균 귀가시간, 대중교통 분담률, 쓰레기 발생량, 장애인·외국인 접근성 등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

서울세계불꽃축제의 경쟁력은 거대한 불꽃만이 아니다. 기업의 문화사회공헌과 공공기관의 도시관리, 시민의 참여가 결합해 거대한 도시 공간을 하루 동안 문화무대로 바꾼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동시에 규모가 커질수록 공공 안전과 교통·환경에 대한 책임도 커진다.

2-5 축제 후에도 아름다운 한강.png

100만 명이 왔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질문은 결국 하나다. 100만 명이 와도 안전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으며, 행사가 끝난 뒤 도시와 한강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남기지 않을 수 있는가.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세계적인 도시축제로 한 단계 더 성장할지는 앞으로 그 질문에 얼마나 정교하게 답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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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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