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8-13 18:04 (목) 08.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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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 뒤흔든 한국계 프란체스카 홍…미국 정치가 요동친다

위스콘신 뒤흔든 한국계 프란체스카 홍…미국 정치가 요동친다

최저임금 20달러부터 증세까지…2026 중간선거 앞두고 ‘진보 돌풍’ 시험대

위스콘신 흔든 프란체스카 홍 돌풍…미국 중간선거가 묻는 ‘변화의 가격’

생활비·반기득권 정서 타고 민주사회주의 후보 급부상…최저임금 20달러·증세 놓고 기대와 우려 교차

트럼프 두 차례 선택한 경합주서 본선 경쟁력 시험대…정책 검증·혐오 정치 차단이 남은 과제

미국 중서부의 대표적인 경합주 위스콘신이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다시 미국 정치의 실험대로 떠올랐다. 중심에는 한국계 이민 2세이자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프란체스카 홍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이 있다. 식당 셰프와 자영업자를 거쳐 정치에 뛰어든 홍 의원이 11일 민주당 주지사 경선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면서다. 최근 현지 보도에서도 홍 후보는 데이비드 크롤리 밀워키카운티 행정책임자 등과 경쟁하는 주요 후보로 평가됐다.

홍 후보의 부상은 단순한 ‘한국계 정치인의 성공담’으로만 보기 어렵다. 민주당 내부의 세대·노선 경쟁, 생활비 상승에 대한 불만,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 트럼프 시대 이후 심화된 정치 양극화가 한꺼번에 투영된 현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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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서부 경합주 위스콘신에서 시작된 새로운 정치 변화의 현장

홍 후보는 1988년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한국계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요식업계에서 일했다. 2016년 라멘 식당을 열었고 이후 요식업 종사자 지원 활동을 거쳐 2020년 위스콘신주 최초의 아시아계 주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스윙 스테이트’ 위스콘신, 좌우보다 ‘변화’를 선택했다

홍 돌풍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위스콘신의 정치 지형부터 살펴봐야 한다.

2016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는 위스콘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56.6% 대 43.1%로 꺾었다. 그러나 불과 7개월 뒤 대선에서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클린턴을 47.2% 대 46.5%, 약 2만2700표 차이로 눌렀다. 2020년에는 조 바이든이 약 2만700표 차로 트럼프를 꺾었지만 2024년에는 트럼프가 다시 약 2만9400표 차로 승리했다.

표면적으로는 좌우를 오간 것처럼 보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제조업 쇠퇴와 생활비 부담, 세계화에 대한 불안,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이라는 공통분모가 자리한다. 샌더스와 트럼프의 이념은 정반대지만 기존 정치 질서를 비판하며 ‘변화’를 약속했다는 점에서 일부 유권자층의 요구와 접점을 만들었다.

홍 후보가 내세우는 ‘노동계급 정치’ 역시 이 지점을 겨냥한다. 그의 선거운동이 주목받는 이유도 대규모 광고보다 직접 유권자의 문을 두드리는 조직전에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캠프 측은 경선 직전까지 주 전역에서 13만 가구 이상의 문을 두드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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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와 노동 문제를 둘러싼 위스콘신 유권자들의 엇갈린 선택

최저임금 20달러·공공은행·증세…쟁점은 ‘급진성’보다 실행 가능성

그러나 지지가 곧 정책의 검증 완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홍 후보가 제시한 정책에는 시간당 최저임금 20달러, 보편적 보육, 공교육 재정 확대, 주 차원의 공공 건강보험 옵션, 공공은행 설립, 청정에너지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위스콘신주의 일반 최저임금은 현재 시간당 7.25달러이며 2009년 이후 이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홍 후보는 이를 두고 자신보다 “7.25달러의 최저임금이 극단적”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대쪽의 우려도 분명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사설은 법인세 인상과 에너지·노동 정책 등이 기업 비용과 투자환경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가 과거 추수감사절 폐지와 경찰 예산 삭감을 주장했던 사실도 본선 경쟁력을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홍 후보는 일부 과거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입장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책 평가는 ‘사회주의냐 아니냐’는 이념적 명명보다 구체적인 비용과 효과를 따지는 방향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얼마나 높이는지와 동시에 영세 사업자의 인건비 부담과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증세로 확보할 재원을 어디에 투입하고 기업 이전 가능성을 어떻게 관리할지 등을 각각 검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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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20달러와 기업 부담 사이에서 벌어지는 정책 현실성 논쟁

“공산주의자” “지하디스트”…정책 경쟁 삼키는 낙인 정치

이번 선거가 미국 전체의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민주당 내부의 진보화와 이에 맞선 공화당의 이념 공세다.

최근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 경선에서는 진보 성향의 압둘 엘사예드가 중도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꺾었다. 업로드 자료에 따르면 두 후보 간 격차는 약 1%포인트였다.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나타난 현상은 민주당 지지층 일부가 기존 중도 실용주의만으로는 생활비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흐름을 “공산주의자”, 나아가 “지하디스트”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공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언어가 정책의 실질을 가릴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민주사회주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정상적인 정치적 논쟁이지만 후보나 지지층 전체를 극단적 집단과 연결하는 방식은 세금·임금·치안·에너지 정책의 비용과 효과를 검증해야 할 선거를 정체성 대결로 바꿀 수 있다.

동시에 홍 후보 측 역시 비판을 단순한 기득권의 공격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특히 기업 부담, 주정부 재정, 전기요금, 치안정책과 본선 확장성에 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수치와 실행 계획으로 답할 필요가 있다.

1-4 공산주의·극단주의 낙인이 정책 토론을 압도하는 미국 정치 양극화.png
공산주의·극단주의 낙인이 정책 토론을 압도하는 미국 정치 양극화

경선의 열광과 본선의 표는 다르다

홍 후보에게 가장 큰 시험은 결국 ‘확장성’이다. 위스콘신은 민주당 강세 지역만으로 이길 수 있는 주가 아니다. 최근 3차례 대선이 모두 수만 표 차이로 갈렸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실제 경선 막판 현장에서도 상반된 반응이 확인됐다. 홍 후보 지지자들은 생활비와 노동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정치인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경쟁 후보 지지자들은 행정 경험과 본선 당선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평가했다.

이는 민주당이 직면한 딜레마이기도 하다. 선명한 정책이 핵심 지지층의 투표율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중도층과 무당파를 이탈시킬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중도 확장성만 강조하면 변화를 요구하는 젊은층과 노동계층의 열정을 약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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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열정과 중도층 확장성 사이에 선 위스콘신 본선의 선택

필요한 것은 ‘낙인’ 아닌 정책 검증 시스템

재발 방지 또는 대책이라는 관점에서 이번 선거가 던지는 과제는 특정 후보의 승패보다 넓다. 미국 정치에서 반복되는 이념적 낙인과 허위·과장 정보가 정책 토론을 압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우선 후보들은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공약에 대해 재원 규모와 조달 방법, 시행 시기, 예상 수혜층을 공개하고 독립적인 재정 추계를 받을 필요가 있다. 언론도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 같은 단순한 대결 구도보다 최저임금 20달러가 고용과 소상공인에 미칠 영향, 법인세 조정이 세수와 기업 투자에 미칠 효과 등을 수치로 검증해야 한다.

1-6 혐오와 낙인을 넘어 정책의 비용과 효과를 검증해야 할 민주주의의 과제.png
혐오와 낙인을 넘어 정책의 비용과 효과를 검증해야 할 민주주의의 과제

정당과 정치인에게도 책임이 있다. 상대 후보를 공산주의자나 극단주의자로 규정하는 것만으로는 유권자가 정책을 판단하기 어렵다. 반대로 정치적 비판을 모두 혐오나 기득권의 저항으로 규정하는 것 역시 민주적 검증을 약화시킨다.

위스콘신의 선택이 미국 민주당 전체의 진로를 결정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이곳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분명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생활비와 불평등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을 누가 현실적인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

홍 후보의 돌풍이 일시적인 경선 현상으로 끝날지, 미국 중서부 정치의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결국 그 질문에 대한 유권자의 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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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름 기자
sesfounta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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