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8-10 18:23 (월) 08.1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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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임원 주식매도 100배 급증…‘내부자 탈출’보다 먼저 봐…

삼성전자 임원 주식매도 100배 급증…‘내부자 탈출’보다 먼저 봐야 할 주식보상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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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김현지 작가)
삼성전자 임원들의 자사주 매도 공시가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임원들의 보유주식 매각액은 지난해 상반기 8024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80억1626만원으로 약 100배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 변동성이 커진 7월 1일부터 8월 9일까지는 25건, 61억 2,662만원어치가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같은 기간 2건, 9,573만원과 비교하면 건수와 금액 모두 크게 늘었다.

상장회사 임원의 주식 매도는 통상 시장에 민감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임원이 주식을 판다는 사실 자체가 향후 실적이나 주가에 대한 부정적인 판단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이런 전통적인 ‘내부자 매도’의 관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삼성전자가 임직원 보상체계를 현금 중심에서 주식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임원들이 보유하게 된 자사주 자체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매도 공시 급증의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보상체계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성과급이 현금에서 주식으로 바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임원 보상을 주가와 직접 연결하는 제도를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2025년 1월 발표된 임원 초과이익성과급(OPI) 주식보상제도에서는 상무가 성과급의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을 자사주와 연계하도록 했다. 등기임원은 그 비율이 100%였다.

회사의 취지는 분명했다. 임원들이 단기 영업실적뿐 아니라 삼성전자 주가와 주주가치에도 책임을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주가라는 하나의 지표로 묶는 방식이다.

이후 삼성전자의 주식보상은 임원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직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성과연동 주식보상제도인 PSU를 도입했다.

사원·대리급에는 200주, 과장·차장·부장급에는 300주를 약정하고 2028년 10월 주가 상승률에 따라 실제 지급량을 결정한다.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100% 이상 오르면 지급량은 최대 2배가 된다. 직원은 각각 최대 400주 또는 600주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단순히 성과급 지급수단을 바꾸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의 보상과 회사 주가를 장기간 묶는 방향으로 보상철학 자체를 전환하고 있는 셈이다.

주식을 많이 주자 ‘임원 매도’도 늘었다

이 구조에서는 임원 주식매도가 늘어나는 것이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결과다. 과거 임원이 현금으로 1억원의 성과급을 받았다면 금융시장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는다. 현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도 공시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같은 보상 가운데 상당 부분을 삼성전자 주식으로 받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보유주식이 증가하고 이후 이를 현금화하면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보고 등을 통해 시장에 알려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과거에는 보이지 않았던 임원의 성과급 소비와 자산관리 행위가 주식보상 확대 이후에는 ‘임원 주식매도’라는 형태로 시장에 드러나는 것이다.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포르치니 사장은 올해 1월 말 상여로 삼성전자 주식 1만5585주를 받은 뒤 2월 6일 이 가운데 1만3293주를 주당 16만8800원에 장내 매도했다. 매각금액은 약 22억4400만원이었다.

주식을 받은 지 불과 며칠 뒤 대규모 매도가 이뤄졌다는 점만 보면 강한 매도 신호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주식보상에 따른 세금과 현금 확보 필요성이 주요 배경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원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도 지난 6월 삼성전자 주식 3000주를 주당 34만원에 매각해 10억2000만원을 현금화했다.

두 사례 모두 대규모 매도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이것만으로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판단이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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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김현지 작가)
주식으로 성과급 받았는데 세금은 현금으로 낸다

주식보상이 확대되면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문제가 세금이다. 주식으로 성과급을 받더라도 보상에 따른 세금까지 주식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임원 입장에서는 자산은 삼성전자 주식으로 증가했지만 세금이나 생활비 등 실제 지출에는 현금이 필요하다.

특히 고액 성과급을 받는 임원은 높은 소득세율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주식보상의 규모가 커질수록 현금으로 부담해야 할 세금도 커질 수 있다.

결국 주식을 팔지 않으면 자산은 늘었지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부족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여기에 임원의 개인 자산이 회사 주식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문제도 있다.

임원은 급여와 성과급을 회사에서 받고 경력 역시 회사에 의존한다. 성과급까지 상당 부분 회사 주식으로 받으면 소득과 금융자산이 동시에 한 기업에 집중된다.

자산관리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을 매각해 부동산이나 채권, 다른 주식 등으로 분산하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인 선택일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임원 매도를 회사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하면 주식보상제도가 만들어낸 이런 구조적 변화를 놓치게 된다.

삼성은 왜 이렇게까지 주식보상을 확대하나

삼성전자가 주식보상을 확대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임직원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데 있다.

회사가 현금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면 임직원이 받은 보상과 이후 주가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주식으로 지급하면 달라진다.

회사의 실적과 경쟁력이 개선되고 주가가 상승하면 임직원이 가진 주식의 가치도 올라간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임직원 역시 손실을 공유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도입한 PSU는 이 구조를 더욱 명확하게 만들었다.

2025년 10월 기준주가와 2028년 10월 주가를 비교해 상승률이 20% 미만이면 주식을 지급하지 않고 상승폭이 커질수록 지급량이 늘어나 100% 이상 상승하면 약정수량의 두 배를 지급한다.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에 임직원을 참여시키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주식보상에 필요한 자사주 규모도 상당하다.

회사는 앞서 2024년 11월부터 2025년 9월까지 매입한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가운데 1조6000억원을 임직원 보상 등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기존 보상용 자사주는 2027년까지 소진될 예정이어서 2028년 이후 PSU 지급을 위해서는 추가 자사주 확보도 필요하다.

올해 반도체 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 등까지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향이 확대되면서 앞으로 삼성전자 내부에서 주식은 단순한 투자자산이 아니라 급여와 성과급을 구성하는 중요한 보상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 ‘임원 매도’ 해석법도 달라져야 한다

주식보상 확대는 새로운 문제도 만든다. 회사는 임직원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해 주식을 지급하지만, 임원이 받은 주식을 매도하는 순간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보상제도의 목적과 시장의 해석이 충돌하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처럼 개인투자자가 많고 임원 숫자가 많은 기업에서는 문제가 더 두드러진다.

수많은 임원에게 주식보상이 확대되면 일정 비율만 현금화하더라도 과거보다 임원 매도 공시는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히 ‘임원이 팔았다’는 사실보다 매도의 성격을 함께 살펴야 한다.

성과급으로 얼마의 주식을 새로 받았는지, 받은 물량 가운데 어느 정도를 팔았는지, 매도 이후에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정기적인 세금 납부나 자산분산 목적의 거래인지, 여러 핵심 경영진의 매도가 같은 시기에 집중되는지를 함께 봐야 실제 의미를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성과급으로 1만주를 받은 임원이 세금 등을 위해 3,000주를 파는 것과 기존에 오랫동안 보유하던 주식 대부분을 갑자기 처분하는 것은 시장에 주는 신호가 전혀 다르다.

삼성전자의 올해 임원 주식매도 급증도 이 구분이 중요하다. 매도액이 지난해보다 수십 배 늘었다는 숫자만 보면 경영진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처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전에 삼성전자가 임원들에게 지급하는 주식 자체가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주주와 임직원의 이해관계를 하나로 묶기 위해 주식보상을 확대했다.

그 결과 역설적으로 임원의 주식매도 공시는 더 자주 등장하게 됐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임원 매도를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임원이 주식을 팔았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왜 받았고 얼마나 받았으며 그 가운데 얼마나 팔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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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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