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7-28 01:13 (화) 07.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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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칼럼 [코리안드림-⑩] 코리안드림과 종교계·정신문화의 …

이상진 칼럼 [코리안드림-⑩] 코리안드림과 종교계·정신문화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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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제도와 경제만으로 세워지지 않는다. 한 나라가 오래 지속되고, 위기를 넘어 더 높은 문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 사회를 떠받치는 정신적 기초가 있어야 한다. 코리안드림도 마찬가지다. 통일대한민국의 꿈은 정치·경제·외교 전략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상처를 치유하며, 공동체의 도덕적 방향을 세우는 정신문화가 함께해야 한다.

한반도 분단은 단순히 땅의 분단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분단이며, 가치의 분단이고, 신뢰의 분단이다. 남과 북은 오랜 세월 서로 다른 체제와 선전 속에서 상대를 낯설게 바라보게 되었다. 전쟁과 대립의 기억은 깊은 상처로 남아 있고, 이념의 언어는 아직도 사람의 마음을 갈라놓는다. 그러므로 통일은 제도적 통합 이전에 정신적 치유를 요구한다.

이 지점에서 종교계와 정신문화 지도자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종교는 인간의 존엄, 사랑, 용서, 화해, 섬김, 책임을 가르쳐 왔다. 시대마다 표현은 달랐지만, 참된 종교의 본질은 인간을 더 선하게 만들고 공동체를 더 따뜻하게 만드는 데 있다. 분단의 상처를 넘어 통일대한민국을 세우려면 이러한 정신적 가치가 사회 전반에 살아나야 한다.

첫째, 종교계는 화해의 언어를 회복해야 한다. 통일은 증오의 언어로 이루어질 수 없다. 물론 악과 불의에 눈감아서는 안 된다. 자유와 인권, 생명과 존엄의 원칙은 분명히 세워야 한다. 그러나 정의가 증오로 변하고, 비판이 멸시로 흐르면 통일은 또 다른 분열을 낳을 수 있다. 종교계는 진실을 말하되 사랑을 잃지 않는 언어, 원칙을 세우되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언어를 사회에 제시해야 한다.

둘째, 종교계는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산가족의 아픔, 전쟁 세대의 기억, 탈북민의 고통, 북한 주민의 억압과 결핍, 남한 사회 내부의 이념 갈등은 모두 치유가 필요한 상처다. 국가 정책은 제도를 만들 수 있지만,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일은 종교와 정신문화의 몫이 크다. 기도와 예배, 명상과 상담, 봉사와 돌봄, 공동체적 만남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다시 세워야 한다.

셋째, 종교계는 위하여 사는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 통일 과정에서는 반드시 갈등과 부담이 따른다. 누가 더 많은 책임을 질 것인가, 누가 먼저 손해를 감수할 것인가, 누가 상처 입은 이웃을 품을 것인가의 문제가 생긴다. 이때 필요한 것은 계산만의 논리가 아니라 섬김의 정신이다. 먼저 가진 사람이 먼저 나누고, 먼저 자유를 누린 사람이 자유의 책임을 감당하며, 먼저 배운 사람이 먼저 돕는 문화가 통일대한민국의 정신적 토대가 되어야 한다.

넷째, 종교계는 북한 주민의 존엄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북한 주민은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 통일대한민국의 주체다. 그들은 체제의 희생자이면서 동시에 한민족 공동체의 소중한 구성원이다. 통일 이후 그들을 값싼 노동력이나 지원 대상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엄한 인격으로 존중하고, 자유로운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필요하다.

다섯째, 종교계는 남한 내부의 갈등을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 남한 사회가 이념, 지역, 세대, 계층으로 갈라져 있다면 남북통일을 감당하기 어렵다. 종교가 또 하나의 갈등 세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하고 화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종교계는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도덕적 중재자가 되어야 한다.

여섯째, 종교계는 청년에게 삶의 의미와 공공성을 가르쳐야 한다. 오늘의 청년은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불안과 고립을 경험한다. 경쟁과 성공의 언어만으로는 청년의 마음을 채울 수 없다. 코리안드림은 청년에게 단지 더 큰 시장과 기회를 말하는 데서 멈추어서는 안 된다. 더 큰 삶의 의미, 공동체에 기여하는 보람, 세계를 이롭게 하는 사명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일곱째, 종교계는 세계 평화의 보편적 언어를 만들어야 한다. 코리안드림은 한민족의 꿈이지만, 그 완성은 인류 평화와 연결되어야 한다. 종교는 국경을 넘어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말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세계 종교 지도자들과 양심적 지식인들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지지하도록 연결하고, 통일대한민국이 인류 공동체에 기여하는 나라가 될 것임을 설득해야 한다.

정신문화의 핵심은 결국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있다. 사람을 수단으로 보는 사회는 아무리 부유해도 병든 사회다. 사람을 존엄한 존재로 보고, 가정을 사랑의 학교로 세우며, 공동체를 서로 책임지는 관계로 만드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통일대한민국은 이러한 인간관과 공동체관 위에 세워져야 한다.

코리안드림의 정신문화는 홍익인간의 이념과도 깊이 연결된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정신은 우리 민족의 오래된 이상이며, 오늘날 세계가 필요로 하는 문명적 가치다. 통일대한민국은 우리만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를 이롭게 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코리안드림이 지향하는 도덕국가의 길이다.

그러므로 종교계와 정신문화 지도자들은 통일 문제를 정치의 영역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통일은 인간의 문제이며, 가정의 문제이고, 공동체의 문제이며, 인류 평화의 문제다. 통일대한민국은 제도와 경제의 통합을 넘어, 마음과 가치의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정신이다. 상대를 이기려는 마음보다 함께 살리려는 마음, 더 많이 가지려는 마음보다 더 많이 책임지려는 마음, 과거의 상처에 갇히는 마음보다 미래의 희망을 세우는 마음이 필요하다.

코리안드림은 종교계와 정신문화 지도자들에게 묻는다.

분단의 상처 앞에서 우리는 어떤 언어를 말할 것인가.

갈등의 시대에 우리는 어떤 다리를 놓을 것인가.

통일대한민국을 위해 우리는 어떤 정신적 기초를 세울 것인가.

통일의 길에는 정치가 필요하고, 경제가 필요하며, 외교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바르게 이끄는 것은 정신이다. 정신이 무너지면 통일은 혼란이 되고, 정신이 바로 서면 통일은 문명이 된다.

코리안드림은 통일대한민국을 넘어 세계평화의 길을 향한다. 그 길에서 종교계와 정신문화는 사람의 마음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야 한다.

다음 회에서는 코리안드림의 최종 비전인 세계평화 모델국가와 통일대한민국의 역사적 사명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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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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