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5-28 15:50 (목) 05.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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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m 침하 뒤 왜 진입했나”…서소문 고가 철거 붕괴 사고의 결…

“2.9cm 침하 뒤 왜 진입했나”…서소문 고가 철거 붕괴 사고의 결정적 순간

D등급 고가 해체 중 참사…안전진단 강행, 무엇이 문제였나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붕괴해 작업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서울역과 신촌역을 잇는 철도 운행이 한때 중단되면서, 이번 사고는 단순한 공사 사고를 넘어 도심 핵심 기반시설의 해체 안전관리 전반을 되짚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서울시는 서소문 고가차도가 1966년 준공된 노후 시설로, 철거를 위해 2025년 8월 17일부터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9월 21일부터는 전면 통제에 들어갔으며, 해체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 준공 60년 안팎의 고가차도를 해체하는 작업인 만큼, 통상적인 유지보수보다 훨씬 더 정교한 하중 계산과 단계별 통제가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7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중 붕괴사고 구조도.png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중 붕괴사고 구조도

사고 직전 서울시는 슬라브 절단 작업 중 2.9cm 침하가 발생하자 공사를 중단하고 안전진단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체 공정에서 미세한 침하라도 구조적 불안정을 의미할 수 있으며, 특히 거더와 슬라브가 분리되는 후반부 작업은 하중이 급격히 바뀌는 만큼 즉각적인 작업 중단과 원격 점검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고는 위험 신호가 이미 감지된 뒤에도 현장 진입 방식의 점검이 이어졌는지, 그리고 발주처와 시공사, 감리, 안전진단 기관의 판단이 충분히 보수적으로 작동했는지를 묻게 한다. 무엇보다 도심 철로와 일반 도로가 교차하는 현장이었던 만큼, 작은 판단 착오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시민 반응도 무겁다. 노후 인프라 철거는 불가피하지만, “위험한 구조물을 안전하게 없애는 일”이 더 큰 기술과 더 엄격한 책임을 요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의 책임 공방이 뒤따르더라도, 이번 사고의 본질은 어느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오래된 시설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안전 기준이 충분히 고도화돼 있었는지에 있다.

국내에선 대형 붕괴사고가 반복돼 왔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는 32명이 숨진 대표적 참사였고, 2025년 2월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 구간 교량 공사장 붕괴 사고에서는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연합뉴스는 2020년 이후에도 교량 상판 붕괴, 공사장 붕괴 등 사고가 이어졌다고 정리했다. 이는 설계보다 시공, 시공보다 관리, 관리보다 해체 단계에서 더 강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경고로 읽힌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침하 감지 시 자동 공정 중단 기준을 명확히 하고, 거더 등 핵심 부재 내부로의 직접 진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철로와 접한 도심 해체공사는 별도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해 원격센서, 실시간 변위 계측, 작업기록 공개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발주처와 감리, 시공사가 남긴 의사결정 기록을 사후에 검증할 수 있어야 같은 비극을 줄일 수 있다.

7 도심 고가철도, 안전이 최우선입니다..png

서소문 고가차도는 한 세대가 넘는 시간 동안 도심 교통을 떠받친 시설이었지만, 이번 사고는 “오래된 구조물을 어떻게 안전하게 없앨 것인가”라는 더 어려운 과제를 남겼다. 노후 인프라의 관리가 아니라 해체의 안전까지 포함한 새로운 표준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전국 공사현장에 경고등을 켠 참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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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숙
eunsoug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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