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7-13 18:10 (월) 07.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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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였다는 이란, 믿을 수 없다는 미국"…호르무즈에서 시작된 …

"실수였다는 이란, 믿을 수 없다는 미국"…호르무즈에서 시작된 충돌, 전쟁은 왜 더 위험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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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태현 작가)
미국과 이란이 더 이상 같은 사실을 공유하지 못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을 향한 공격이 '오인 사격'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미국은 최근 일주일 사이 네 차례 공습을 감행하며 군사적 압박을 높였고 이란은 중동 내 미군 시설을 겨냥한 보복 공격으로 맞섰다.

여기에 이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하려 했다는 첩보까지 공개되면서 양국 관계는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지도자 개인의 신변 안전까지 연결되는 국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양측 모두 협상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고 있지만, 현실은 외교보다 군사행동이 앞서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이 '오인'을 부정한 이유는 이란의 지휘 체계다

이번 공방의 핵심은 상선 공격 자체보다 책임의 성격에 있다. 이란은 민간 선박을 향한 사격이 의도하지 않은 사고였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미국은 사고가 아니라 조직적인 군사행동이라 판단하고 있다.

마이크 월츠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하급 장교가 독단적으로 행동했는데도 혁명수비대처럼 강한 위계질서를 가진 조직에서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았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주목하는 것은 발사 버튼을 누른 개인이 아니라 혁명수비대(IRGC)의 지휘 체계다. IRGC는 일반 군대와 달리 최고지도자에게 직접 보고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이런 구조에서는 독단적인 현장 판단보다 조직 차원의 결정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번 논쟁은 '실수였는가'보다 '국가가 의도한 행동이었는가'를 둘러싼 충돌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왜 전쟁의 중심이 됐나

이번 충돌이 위험한 이유는 전장이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핵심 통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의 에너지 수출이 대부분 이곳을 통과한다. 이 때문에 이란이 해협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면 피해는 미국과 이란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 보험료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 유럽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반복적으로 "항행의 자유"를 강조하는 이유도 단순히 군사적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 질서를 유지하는 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에 맞설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략적 지렛대다. 좁은 해협 하나가 양국 모두에게 양보하기 어려운 전략 자산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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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태현 작가)
공습은 계속되고 외교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일주일 동안 네 차례 공습했다. 이란 남부 해안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는 연쇄 폭발이 발생했고 반다르아바스와 게슘섬, 자스크 등 전략 거점이 공격받았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란 역시 카타르와 쿠웨이트, 바레인 등에 있는 미군 시설을 겨냥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양측 모두 상대의 군사 능력을 제한하려는 '통제된 확전'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공격 빈도가 늘어날수록 우발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지난달 체결된 60일 휴전 양해각서(MOU)는 사실상 효력을 잃은 상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암살 첩보는 협상의 문턱까지 흔들고 있다

군사 충돌보다 더 심각한 변수는 지도자를 겨냥한 위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트럼프 대통령 암살 계획을 시사하는 첩보를 미국과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서방 정보기관이 튀르키예에서 암살 가능성을 경고했고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 항공편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그들은 나를 제거하려 한다"며 자신의 신변 위협을 언급했다.

이란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최고지도자 장례식장에서 일부 조문객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구호를 외친 장면이 공개되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국가 간 협상은 상대 지도자의 안전이 일정 수준 보장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암살 첩보가 사실이라면 협상의 신뢰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고,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상호 불신을 더욱 키우는 효과를 낳는다.

미국과 이스라엘도 같은 목표를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태의 또 다른 변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미묘한 온도 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더욱 약화하기 위해 공격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장기전이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을 의식하며 휴전 가능성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양국이 동맹이라는 점은 변함없지만, 전쟁의 목표와 종료 시점을 바라보는 시각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차이는 향후 중동 정세를 결정하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태는 상선 공격, 공습, 보복, 암살 첩보가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상대의 설명을 믿지 못하고 상대의 의도를 최악으로 가정하며 군사행동이 외교보다 먼저 작동하는 상황에서는 작은 충돌도 빠르게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은 이란의 '실수'를 믿지 않고, 이란은 미국의 공습을 외교 파기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결국 지금 중동을 가장 위험하게 만드는 것은 미사일의 사거리보다 무너진 신뢰의 거리다.

그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시작된 이번 충돌은 언제든 더 큰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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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록 기자
parkro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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