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②] 베네수엘라 연쇄 강진이 남긴 교훈
2026년 6월 24일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규모 7.2와 7.5의 연쇄 강진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국가 재난 대응 체계와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사망자는 3,342명, 부상자는 1만6천 명을 넘어섰고, 구조 활동은 시간이 흐르며 복구와 재건 단계로 전환됐다. 이번 참사는 자연의 위력보다 준비 부족이 얼마나 큰 피해를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재난은 자연이 만들지만 피해 규모는 사회가 결정한다

세계은행과 유엔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은 대규모 자연재해 피해를 분석하면서 공통된 결론을 제시한다.
"같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국가의 준비 수준에 따라 피해 규모는 수십 배 차이가 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년 규모 7.0의 아이티 지진과 2011년 규모 9.0 동일본대지진이다.
아이티는 약 22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동일본대지진은 규모가 훨씬 컸음에도 내진 설계와 조기경보 시스템 덕분에 건축물 붕괴 피해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다.
이번 베네수엘라 사례 역시 건물 안전성과 재난 대응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골든타임 72시간은 왜 중요한가
국제구조대는 지진 발생 후 첫 72시간을 생존자를 구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으로 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탈수, 저체온증, 압박 손상, 감염, 등으로 생존 확률은 급격히 낮아진다.
그러나 이번에도 기적은 있었다.
생후 18일 된 아기를 품에 안고 잔해 속에서 하루를 버틴 어머니가 구조됐고, 쇼핑몰 붕괴 현장에서는 8일 만에 생존자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는 국제 구조대가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사회가 함께 움직였다
대형 재난은 어느 한 국가의 힘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이번 베네수엘라 지진에서도 여러 나라의 구조대와 의료진이 현장에 투입됐다.
국제기구는
식수, 의약품, 임시주택, 의료장비, 구조장비, 등을 긴급 지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이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100만 달러 규모의 구호 성금을 지원하며 국제적 연대에 동참했다. 이는 민간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재난 극복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세계는 어떻게 재난을 대비하고 있는가
최근 선진국들은 단순히 구조 능력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재난을 예측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스마트 재난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일본
전국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
초고층 건물 면진 설계
전국 단위 대피훈련
미국
FEMA 국가재난관리체계
위성 기반 재난 감시
AI를 활용한 피해 예측
대한민국
긴급재난문자
지진 조기경보
스마트 재난안전통합플랫폼
국가재난안전통신망
최근에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재난 예측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AI가 재난 대응을 바꾸고 있다
AI는 이미 재난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용 사례는 다음과 같다.
위성영상 분석
드론 탐색
구조 우선순위 분석
붕괴 위험 예측
실시간 대피경로 안내
구조대 위치 공유
피해 규모 자동 분석
향후에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과 연계해 도시 전체를 가상공간에 구현하고, 지진 발생 시 피해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필요한 다섯 가지 변화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를 계기로 다음과 같은 과제를 제시한다.
① 노후 건축물 내진 성능 강화
② 국가 재난 통합지휘체계 구축
③ 조기경보 시스템 고도화
④ 국제 공조 체계 확대
⑤ 시민 참여형 재난 교육 의무화
특히 학교와 직장, 공공기관에서 정기적인 대피훈련을 실시하고, 재난 대응 교육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지진 발생 빈도가 낮은 국가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경주와 포항 지진을 계기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정부는 국가 내진 기준을 강화하고 지진 조기경보 시간을 단축하고 있으며, 노후 공공시설 보강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후변화와 도시화가 심화될수록 복합재난의 위험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재난이 남긴 가장 큰 교훈
베네수엘라 연쇄 강진은 수많은 희생을 남겼지만 동시에 국제사회의 연대와 인간의 회복력을 보여준 사건이기도 했다.
구조대는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을 찾기 위해 잔해를 뒤졌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은 이재민 곁을 지켰으며, 세계 각국은 국경을 넘어 지원의 손길을 보냈다.
자연재해는 막을 수 없다.
그러나 과학기술과 준비, 국제 협력, 그리고 시민의 참여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번 참사는 재난 대응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공동의 과제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앞으로의 과제는 더 안전한 도시를 만들고, 더 빠르게 대응하며, 더 강한 연대를 구축하는 일이다. 그것이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며, 미래 세대를 위한 가장 값진 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