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7-08 09:34 (수) 07.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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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신뢰를 잃다 (기획④) 축구 선진국은 어떻게 실패를…

한국 축구, 신뢰를 잃다 (기획④) 축구 선진국은 어떻게 실패를 자산으로 만들었나…독일·일본·프랑스 개혁에서 배우는 한국 축구의 미래

월드컵에서 한 번의 실패는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실패 이후 무엇을 바꾸느냐가 국가 축구의 미래를 결정한다. 독일과 일본, 프랑스는 위기를 제도 개혁의 계기로 삼았고, 한국은 이제 그 갈림길에 서 있다.

실패를 인정하는 나라와 실패를 반복하는 나라

축구에는 이런 말이 있다.

"패배는 경기장에서 끝나지만, 실패는 조직 안에서 반복된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한국 축구는 또다시 감독 교체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세계 축구사를 돌아보면, 강국들은 감독 한 사람을 교체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질문을 바꾸었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가 아니라,

'왜 이런 실패가 반복되는가.'

그 질문이 독일을 바꾸었고, 일본을 성장시켰으며, 프랑스를 세계 최강으로 만들었다.

한국 축구 역시 이제는 개인보다 시스템을 바라볼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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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일본의 축구 개혁 모델을 통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조망하는 이미지

독일이 만든 '14년 프로젝트'

독일 축구는 지금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그 출발점은 우승이 아니라 참패였다.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EURO).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고 독일축구협회(DFB)는 위기를 인정했다.

그 이후 독일은 국가 차원의 대개혁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바뀐 것은 유소년이었다.

모든 프로구단에 유소년 아카데미 설치를 의무화했다.

전국 수백 개의 지역훈련센터를 구축했다.

지도자 교육 과정을 새롭게 만들었다.

선수 개인의 기술보다 경기 이해력을 높이는 교육으로 방향을 바꿨다.

축구협회는 감독을 바꾸는 데 집중하지 않았다.

선수를 만드는 시스템을 바꾸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14년 뒤 독일은 브라질에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일본은 '100년 비전'을 세웠다

일본은 한국보다 월드컵 진출도 늦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 첫 본선이었다.

그러나 일본축구협회는 단기 성적보다 긴 계획을 먼저 세웠다.

1990년대 말 발표한 '100년 비전'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었다.

대표팀보다 먼저 지역축구를 키웠다.

학교 축구보다 클럽 시스템을 확대했다.

지도자를 체계적으로 양성했다.

유소년 리그를 세분화했다.

데이터 분석을 적극 도입했다.

대표팀 감독이 누구인지보다

어떤 철학을 유지하는지가 더 중요했다.

그래서 감독이 바뀌어도 일본 축구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프랑스는 인재를 만든 나라였다

1998년 월드컵 우승.

2018년 월드컵 우승.

2022년 월드컵 준우승.

프랑스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그 중심에는 클레르퐁텐 축구아카데미가 있다.

전국 최고의 유소년을 선발한다.

축구뿐 아니라 학업도 함께 교육한다.

스포츠 과학이 접목된다.

심리 상담도 이뤄진다.

지도자 교육도 함께 진행된다.

대표팀은 그 결과물이다.

한국은 여전히 대표팀 성적을 중심으로 평가하지만

프랑스는 대표팀보다 먼저 선수를 만든다.

영국은 실패를 데이터로 바꿨다

잉글랜드는 오랫동안 '축구 종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최근 달라졌다.

축구협회는 데이터 분석 조직을 확대했다.

선수 이동거리.

패스 성공률.

압박 효율.

공간 점유율.

체력 회복 속도.

모든 것이 숫자로 관리된다.

감독의 직관보다 데이터가 먼저 회의 테이블에 올라간다.

현대 축구는 더 이상 감각의 스포츠가 아니다.

과학의 스포츠다.

한국은 무엇이 부족한가

한국에도 좋은 선수는 많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세계 최고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이 항상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이유는 단순하다.

대표팀은 선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축구는

유소년

지도자

의무팀

심리 전문가

분석관

영양사

데이터 전문가

스포츠 과학

행정 전문가

모두가 하나의 팀이다.

한국은 여전히 감독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축구협회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축구협회는 대회를 운영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가 축구의 미래를 설계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감독 선임보다

철학이다.

선수 선발보다

육성 시스템이다.

성적보다

지속 가능성이다.

협회의 역할은

감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감독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제는 팬도 달라졌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팬들은

"대한민국"

을 외쳤다.

2026년 공항에서는

"왜 이렇게 되었는가"

를 묻고 있었다.

팬들의 수준이 높아졌다.

SNS는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데이터도 공개된다.

감독 선임 과정도 검증된다.

이제 국민은 설명을 요구한다.

투명성을 요구한다.

책임을 요구한다.

이는 한국 축구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으로 10년이 한국 축구를 결정한다

축구는 4년마다 월드컵을 치른다.

하지만 축구 시스템은

10년,

20년,

30년을 보고 만든다.

이번 실패를 감독 교체로 마무리한다면

2030년에도 같은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유소년 개혁,

지도자 육성,

데이터 축구,

투명한 협회 운영,

팬과의 소통,

스포츠 과학 투자,

K리그 경쟁력 강화,

지역 축구 활성화,

로 연결한다면

2034년, 2038년의 한국 축구는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기획④-2 세계 축구 선진국의 유소년 육성과 스포츠 과학 시스템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png
세계 축구 선진국의 유소년 육성과 스포츠 과학 시스템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

기자의 시선

2026년 6월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들렸던 야유는 한 감독에게 향한 분노였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축구를 향한 기대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역설도 담겨 있었다. 팬들은 무관심해서 비판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한국 축구를 원했기 때문에 목소리를 냈다.

독일도 실패했다.

일본도 실패했다.

프랑스도 실패했다.

그러나 그들은 실패를 인정했고 시스템을 바꾸었다.

한국 축구 역시 지금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는 일이 아니다.

실패를 숨기지 않고 분석하는 용기,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개혁을 시작하는 결단이다.

월드컵은 끝났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한 진짜 경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다음 회(최종 기획⑤)

〈신뢰를 되찾는 길…한국 축구,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하나〉

최종편에서는 감독 선임 제도 개선, 대한축구협회 거버넌스 개혁, K리그와 유소년 시스템 혁신, 데이터 기반 대표팀 운영, 팬과의 소통 강화 등 한국 축구가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개혁 과제를 종합적으로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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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록 기자
parkro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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