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7-06 14:37 (월) 07.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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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를 막는 법인가, 표현을 위축시키는 법인가… 개정 정보…

가짜뉴스를 막는 법인가, 표현을 위축시키는 법인가…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던진 디지털 민주주의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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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모습이다.(사진=DB)
7일부터 허위·조작 정보 규제가 시행된다. 피해 구제는 강화되지만, 플랫폼의 과잉 삭제와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핵심은 처벌이 아니라 누가 허위성을 판단하고 어떤 절차로 권리를 구제할 것인가에 있다. 오는 7일부터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된다. 정부와 여당은 이를 허위·조작 정보 유통을 막고 피해자 권리구제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한다.

고의로 허위·조작 정보를 유포해 타인에게 피해를 준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고, 법원 판결 등으로 불법 또는 허위 조작 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 유통해 수익을 얻은 일부 게시자에게는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번 법의 직접적 대상은 일반 이용자 전체라기보다 영향력이 큰 정보 생산자와 대규모 플랫폼이다. 구독자와 조회수가 많은 유튜버, 인플루언서,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자, 언론사 등 정보 유통력이 큰 주체의 책임이 강화된다.

하루 평균 이용자 100만 명 이상 플랫폼에는 신고 접수와 삭제·차단 등 조치 절차를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논란도 크다. 허위·조작 정보를 줄이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판단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제도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법원이 확정한 명백한 허위 정보를 반복 유통하는 행위와 사회적으로 논쟁 중인 사안을 비판하거나 풍자하는 표현은 구분돼야 한다. 문제는 현실의 온라인 공간에서 그 경계가 늘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법의 핵심은 ‘가짜뉴스 처벌’이 아니라 정보 유통 권력에 대한 책임 부과

이번 개정법을 단순히 ‘가짜뉴스 처벌법’으로만 이해하면 본질을 놓치기 쉽다. 법이 겨냥하는 것은 개인이 사소한 착오로 글을 올린 경우가 아니다.

영향력 있는 정보 생산자가 허위임을 알면서도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정보를 유통하는 경우다.

특히 클릭과 조회수, 광고 수익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온라인 생태계에서는 허위 정보도 하나의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허위 정보가 개인 간 소문이나 일부 매체를 통해 퍼졌다면, 지금은 유튜브와 SNS, 커뮤니티 알고리즘을 통해 순식간에 대규모로 확산한다.

한 번 퍼진 허위 정보는 정정 보도나 삭제만으로 회복되기 어렵고 피해자의 명예와 재산, 직업적 신뢰를 장기간 훼손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법은 허위 정보를 만든 사람뿐 아니라 이를 반복적으로 유통해 영향력과 수익을 얻은 주체에게 더 큰 책임을 묻겠다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책임 강화가 곧바로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허위 정보 규제는 피해자 보호와 표현의 자유라는 두 가치를 동시에 건드린다. 피해자에게는 신속한 구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표현하는 사람에게는 권력과 플랫폼이 자의적으로 게시물을 지우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필요하다. 결국 이번 법의 성패는 처벌 수위가 아니라 판단 절차의 정교함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은 심판자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번 법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플랫폼의 역할이다. 대규모 플랫폼은 허위·조작 정보 신고를 접수하고 삭제·차단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문제는 플랫폼이 법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허위 여부가 명백하다면 정치·사회적 쟁점처럼 사실과 의견, 해석과 비판이 뒤섞인 표현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플랫폼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일단 삭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합법적인 비판과 풍자까지 함께 위축될 수 있다.

플랫폼 입장에서도 부담은 크다. 허위 정보를 방치하면 책임을 질 수 있고, 과도하게 삭제하면 검열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특히 대형 플랫폼은 하루에도 막대한 양의 게시물과 신고를 처리해야 한다.

결국 판단 기준이 불명확하면 플랫폼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보다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삭제 권한보다 절차의 투명성이다.

어떤 신고가 접수됐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으며 삭제·차단 또는 유지 결정이 내려진 이유가 무엇인지 기록되고 공개돼야 한다. 이용자에게는 이의제기 절차도 보장돼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표현 자유는 단순히 “글을 쓸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플랫폼의 판단에 관해 설명을 요구하고 다툴 수 있는 권리까지 포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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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태현 작가)
개인 이용자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 유포

개정법 시행을 앞두고 “댓글 하나만 달아도 처벌받느냐”, “SNS 글 한 줄도 5배 배상 대상이 되느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법의 핵심 요건은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고의성, 목적성, 피해 발생이다.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퍼뜨렸는지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었는지 실제로 인격권·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했는지가 중요하다.

풍자와 패러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의견과 비판은 원칙적으로 허위·조작 정보와 구분돼야 한다. 다만 일반 이용자도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개형 SNS와 블로그, 커뮤니티 게시물은 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허위임을 알면서도 특정인을 공격하거나 조작된 이미지와 영상을 반복적으로 확산시키거나 조회수와 수익을 목적으로 악의적 콘텐츠를 유통한다면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용자가 기억해야 할 기준은 비교적 분명하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단정하지 말 것, 출처가 불명확한 사진·영상·캡처를 무분별하게 공유하지 말 것, 특정 개인이나 업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주장은 근거를 확보할 것. 표현의 자유는 여전히 보호돼야 하지만, 디지털 공간에서 영향력은 곧 책임과 함께 간다.

피해 구제는 빨라질 수 있지만, 권리 남용도 함께 경계

허위 정보 피해자에게 이번 법은 분명한 의미가 있다. 온라인에서 허위 정보가 확산하면 피해자는 게시물 삭제, 정정 요구, 손해배상, 형사 고소까지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과정은 오래 걸리고, 그 사이 피해는 계속 확산한다. 플랫폼 신고 절차와 징벌적 손해배상은 피해자가 더 빠르고 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강한 제도는 남용 가능성도 함께 갖는다. 공적 인물이나 기업, 권력기관이 자신에게 불리한 비판을 허위 정보라고 주장하며 삭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공익적 의혹 제기나 탐사보도 내부 고발성 게시물은 처음부터 모든 사실관계를 완벽히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영역까지 위축되면 허위 정보 규제는 피해자 보호가 아니라 권력 보호 수단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그래서 피해 구제 제도는 빠르면서도 신중해야 한다. 명백한 허위와 조작에는 강하게 대응하되 공익적 문제 제기와 의견 표현은 보호해야 한다.

법의 목적은 온라인 공간에서 불편한 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거짓으로 누군가를 해치는 행위를 줄이는 데 있어야 한다.

디지털 민주주의의 핵심은 삭제가 아니라 신뢰의 절차

허위·조작 정보는 분명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선거와 재난, 보건, 경제 위기 상황에서 거짓 정보는 사회적 판단을 왜곡하고 실제 피해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허위 정보를 막는다는 이유로 플랫폼과 국가가 과도하게 표현을 통제하면 또 다른 방식으로 민주주의가 약해질 수 있다.

이번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 원칙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하나는 악의적 허위 정보로 인한 피해를 실질적으로 구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합법적인 비판과 풍자, 공익적 의혹 제기가 위축되지 않도록 절차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허위 정보와 표현의 자유 사이의 균형은 선언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투명한 기준, 이의제기 절차, 플랫폼 판단의 공개, 법원의 최종 통제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결국 이번 법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우리는 거짓을 줄이기 위해 어디까지 표현을 제한할 수 있는가. 피해자를 보호하면서도 권력 비판의 자유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플랫폼은 정보 유통의 책임을 어디까지 져야 하는가.

디지털 시대의 민주주의는 말할 자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거짓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와 부당한 삭제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함께 보장될 때 비로소 신뢰를 얻는다.

이번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진짜 시험대는 시행 첫날이 아니라 첫 번째 논쟁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절차가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작동하느냐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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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록 기자
parkro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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