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7-01 00:08 (수) 07.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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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가야지" 고교야구 응원 논란…청룡기가 남긴 숙제, 학…

"스타벅스 가야지" 고교야구 응원 논란…청룡기가 남긴 숙제, 학생 스포츠는 무엇을 잃었나

2026년 6월 청룡기 대회에서 불거진 조롱성 응원 논란…학교·교육청·야구협회가 재발 방지에 나선 이유와 한국 학생 스포츠 문화의 구조적 과제를 짚어본다.

[기획기사] "응원을 넘어 혐오가 된 함성"...청룡기 고교야구 논란이 남긴 과제

스포츠 정신은 어디에서 무너졌나…학생 선수의 일탈인가, 교육 시스템의 경고등인가

2026년 6월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고교야구 최고 권위 대회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무대에서 승부보다 더 큰 논란이 발생했다. 경기 도중 서울 배재고 일부 선수들이 상대인 광주제일고 선수들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친 장면이 중계 영상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국적인 공분으로 이어졌다. 해당 표현은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됐던 '5·18' 관련 표현을 연상시키는 조롱성 구호로 받아들여졌으며, 단순한 응원을 넘어 역사적 아픔과 특정 지역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은 경기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야구팬들은 물론 교육계와 시민사회에서도 "학생 스포츠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 "승패를 떠나 스포츠 정신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학생 선수 개인의 행동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학교 운동부의 지도 체계와 인성교육 전반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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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청룡기 고교야구 경기장에서 벌어진 응원 논란과 긴장된 경기장의 분위기

이번 사안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고교 스포츠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교육의 연장선이라는 점 때문이다. 학교 운동부는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협동심과 책임감, 상대에 대한 존중, 공정한 경쟁을 배우는 교육 현장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상대 학교와 지역사회를 조롱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응원 구호가 공개적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은 스포츠 윤리와 학교 교육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논란이 커지자 배재고는 같은 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학교는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광주제일고 선수단과 학부모, 동문, 광주시민을 비롯한 많은 분께 깊은 상처와 실망을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해당 학생 선수들을 즉시 제지하고 경기 후 광주제일고 측에도 사과 의사를 전달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이번 사안을 "상대 학교와 지역사회를 존중해야 하는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 매우 부적절한 행동"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공식 사과만으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2026년 6월 30일 광주제일고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직접 방문해 항의서를 제출하며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학교 측은 항의서에서 "혐오와 조롱이 경기장에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울려 퍼진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는 스포츠의 기본이자 교육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협회 차원의 교육 강화와 규정 정비, 위반 사례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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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부 선수들이 스포츠 윤리교육과 역사교육을 함께 받는 교육 현장을 상징적으로 표현

같은 날 서울시교육청도 공식 입장을 내고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했다. 교육청은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하거나 특정 지역을 조롱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은 교육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학생 스포츠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재고를 방문해 사안 발생 경위, 현장 제지 여부, 학생 지도 과정, 학교의 후속 조치와 재발 방지 교육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서울 지역 학교 운동부 전반을 대상으로 혐오·차별 표현 근절과 스포츠 정신, 인권 감수성, 역사 인식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교육청은 다만 학생 개인에 대한 과도한 신상공개나 비난은 교육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절차에 따른 교육적 조치를 강조했다.

학교 안팎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배재학당 총동창회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깊은 유감과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학생들의 실수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총동창회는 학교의 지도 체계와 관리 책임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는 학생 개인의 책임을 넘어 교육 시스템 전체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3-④ 서울시교육청과 학교가 학생 스포츠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공공정책 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이미지.png
서울시교육청과 학교가 학생 스포츠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공공정책 회의 모습

이번 논란은 특정 학교 간 갈등을 넘어 우리 사회가 스포츠를 통해 어떤 가치를 가르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승리를 향한 경쟁은 스포츠의 본질이지만,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와 공동체에 대한 배려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스포츠는 교육의 의미를 잃게 된다. 특히 청소년기에 형성되는 역사 인식과 인권 감수성은 학교 교육과 지도자의 역할, 운동부 문화가 함께 만들어가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응원 논란 이상의 사회적 함의를 갖는다.

무엇보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필요한 것은 일회성 사과나 징계에 그치지 않는 제도적 개선이다. 학생 선수와 지도자, 학교, 협회가 함께 스포츠 윤리와 역사 교육, 인권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경기장 내 혐오와 차별 표현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예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에 남긴 가장 큰 과제는 '누구를 처벌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인가'에 있다.

유사 사례와 해외 사례가 던지는 경고…스포츠 윤리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

이번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논란은 단순히 한 경기장에서 벌어진 응원 문화의 일탈로만 해석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학생 선수 개인의 부적절한 언행보다 이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학교와 지도 체계, 그리고 경기장 문화 전반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스포츠는 경쟁을 전제로 하지만, 그 경쟁은 상대에 대한 존중과 공정성이라는 원칙 위에서만 교육적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학생 스포츠 현장에서는 경기 중 폭언과 상대 비하, 과도한 승리지상주의가 문제로 지적된 사례가 꾸준히 보고돼 왔다. 대한체육회와 교육계는 그동안 학교 운동부 인권교육과 스포츠 윤리교육을 강화해 왔지만, 경기장에서는 여전히 지도자의 언행이나 선수들의 응원 과정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반복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번 사건 역시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다시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학생 선수의 가치관 형성에는 학교 수업보다 운동부 문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운동부는 일반 교실과 달리 감독과 코치, 선후배 관계가 강하게 작동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평소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어떤 행동을 허용하는지가 선수들의 인식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다시 말해 특정 학생의 실수로만 볼 것이 아니라, 평소 어떤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사안에서 주목할 점은 학교와 교육청, 동문회 모두 '학생 개인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함께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적 조치와 별개로 학생 개인에 대한 신상공개나 과도한 비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청소년의 잘못은 분명히 교육적으로 바로잡되, 온라인 공간에서의 과잉 처벌이나 낙인 효과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배재학당 총동창회 역시 학생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밝혔다. 총동창회는 학교 지도 체계와 관리·감독 책임까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구조적 개선을 요구했다. 이는 책임의 범위를 넓혀 학교 조직과 교육 시스템을 함께 성찰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맞닿아 있다.

해외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해외 학교 스포츠는 이미 스포츠 윤리를 경기력 못지않게 중요한 평가 요소로 관리하고 있다.

미국의 고교 스포츠를 총괄하는 NFHS(National Federation of State High School Associations)는 선수뿐 아니라 감독과 학부모까지 포함한 스포츠맨십(Sportsmanship)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경기 중 상대를 비하하거나 차별적 표현을 사용할 경우 경기 퇴장뿐 아니라 추가 징계와 교육 프로그램 이수가 병행된다.

영국 역시 학교 스포츠에서 인종·지역·종교를 조롱하는 응원은 명백한 차별행위로 간주한다. 학교는 단순한 징계보다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과 인권교육을 병행하며 재발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 고교야구를 주관하는 일본고교야구연맹은 경기장 예절을 경기 규칙만큼 중요하게 다룬다. 상대 학교에 대한 예우와 경기 전후 인사, 응원 질서 등을 지속적으로 교육하며, 지도자의 관리 책임도 엄격하게 묻는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학생을 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교와 지도자, 학부모까지 교육의 대상으로 포함한다는 점이다.

스포츠는 '승부'보다 '교육'이 먼저다

대한민국 학교체육은 오랜 기간 엘리트 선수 육성과 성적 중심 문화 속에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학생 선수의 학습권과 인권, 인성교육을 함께 강조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학교 운동부 운영지침을 통해 폭력과 인권침해 예방교육, 스포츠 윤리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체계적으로 운영되는지는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건은 제도의 부재보다 현장 실천의 문제를 보여준다. 교육 프로그램이 존재하더라도 학생과 지도자가 이를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같은 문제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3-⑤ 학생 스포츠가 경쟁을 넘어 존중과 배려를 배우는 교육의 장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상징적 이미지.png
학생 스포츠가 경쟁을 넘어 존중과 배려를 배우는 교육의 장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상징적 이미지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재발 방지 대책

교육계와 스포츠 윤리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음과 같은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첫째, 학생 선수와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스포츠 윤리교육을 정례화해야 한다. 단순한 온라인 교육이 아니라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한 토론형 교육과 체험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둘째, 역사·인권 교육을 운동부 교육과 연계해야 한다. 역사적 사건이나 지역 공동체를 희화화하는 표현이 왜 사회적 상처가 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

셋째, 학교 운동부 지도자 평가에 인성교육 항목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경기 성적뿐 아니라 선수 관리와 스포츠맨십 교육 실적도 평가 요소에 포함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넷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등 경기단체 차원의 표준 응원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응원 문화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족해 학교별 자율에 맡겨지는 부분이 적지 않다.

다섯째, 온라인 확산에 대응하는 위기관리 매뉴얼도 필요하다. 학생이 관련된 사건은 사실관계 확인 이전에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는 경우가 많아 학교와 교육청, 협회의 신속하고 투명한 대응 체계가 중요하다.

사회부장의 시각

이번 논란은 특정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의 학생은 내일의 시민이다. 학교 운동부는 우수한 선수를 길러내는 곳인 동시에 건강한 시민 의식을 배우는 교육 현장이기도 하다. 경쟁은 스포츠의 본질이지만,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승리는 교육적 가치를 잃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집중해야 할 질문은 '누가 더 크게 잘못했는가'가 아니다. '학생들이 왜 이런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었는가',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 학교와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배재고의 사과, 광주제일고의 문제 제기, 서울시교육청의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은 사건 수습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진정한 해결은 제도 개선과 교육 문화의 변화가 뒤따를 때 가능하다.

스포츠는 승패가 끝나는 순간 기록으로 남지만, 경기장에서 배운 존중과 배려는 평생의 가치로 남는다. 이번 논란이 일회성 징계와 사과에 그치지 않고 학생 스포츠가 지향해야 할 본래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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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숙 기자
eunsoug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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