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6-26 20:24 (금) 06.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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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진짜 경쟁은 '적통'이 아니다…집권여당이 넘어야 할 …

민주당의 진짜 경쟁은 '적통'이 아니다…집권여당이 넘어야 할 첫 번째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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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고민정 의원이다.(사진=SNS)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오랜만에 '적통(嫡統)'이라는 단어가 정치권의 중심에 섰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민주당의 역사와 자신의 정치적 인연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민정 의원은 "어떤 계파에 있었다고 그 사람이 적통인가"라고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표면적으로는 당권 경쟁 과정에서 나온 공방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논쟁은 특정 정치인의 발언을 넘어 민주당이 집권 이후 어떤 정당으로 변화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가깝다.

야당 시절에는 정체성과 결속이 경쟁력이었다면 집권여당이 된 이후에는 국정 운영 능력과 정책 성과가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논쟁이 주목받는 이유도 단순히 누가 더 민주당의 적자(嫡子)인지를 가리는 문제가 아니라 집권 이후 민주당의 경쟁 방식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는 데 있다.

'적통'은 민주당 정치의 역사였지만, 집권 이후에는 충분한 조건이 아니다

민주당에서 '적통'이라는 표현은 낯선 단어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화 운동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개혁, 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정치적 계보는 오랫동안 민주당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축이었다.

특히 야당 시절에는 이러한 역사적 연속성이 당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었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상징적 자산이기도 했다.

정청래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이력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정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철학과 역사적 정체성을 설명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정치 행위이며, 핵심 지지층에게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집권 이후에는 정치의 무게중심이 달라진다. 국민은 더 이상 집권여당을 과거의 역사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경제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민생을 어떻게 개선하는지, 외교와 안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는지가 정당의 성적표가 된다.

정치적 정통성은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집권여당의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고민정 의원의 발언은 '계파'보다 '국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고민정 의원은 "민주당의 적통은 약한 사람을 위한 정치"라고 말했다. 이는 특정 계파를 부정하는 발언이라기보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사람이나 계보가 아닌 가치와 정책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실제로 집권여당의 당대표는 야당 대표와 역할이 다르다. 야당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역할이 중심이지만, 집권여당은 정부와 함께 국정을 운영하고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을 진다.

따라서 당대표 선거 역시 누가 더 강한 정치적 상징성을 갖고 있는가보다 누가 정부의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이러한 변화는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주요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집권에 성공한 정당은 선거 전략보다 국정 운영 능력을 중심으로 내부 경쟁의 기준이 바뀌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

집권은 정치적 승리의 완성이 아니라 국가 운영이라는 새로운 경쟁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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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경식 작가)
집권여당은 지지층과 국민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한다

이번 논쟁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당원 중심 정당과 국민 중심 정당 사이의 오래된 고민이다. 정청래 의원은 당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당원주권주의'를 강조해 왔고 고민정 의원은 집권여당은 국민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주장은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집권정당이라면 모두 풀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당원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는 것은 정당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요소지만, 집권 이후에는 당원뿐 아니라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함한 국민 전체의 신뢰를 얻어야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결국 집권여당은 핵심 지지층의 열정과 국민 전체의 기대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정치적 역량을 요구받는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지속적인 국정 운영도 다음 선거의 승리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이 묻는 것은 '누구의 사람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해낼 것인가'다

이번 전당대회는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하는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대선 승리 이후 처음 열리는 지도부 선거인 만큼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계보는 정당의 역사와 정체성을 설명해 줄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집권여당에 기대하는 것은 역사의 계승만이 아니다.

물가를 안정시키고 청년과 자영업자의 삶을 개선하며 성장과 복지를 조화시키는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집권 이후 정당의 경쟁 기준은 자연스럽게 바뀐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과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같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진짜 시험은 전당대회가 아니라 국정 운영에 있다

민주당은 이미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집권은 정치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앞으로 민주당을 평가하는 기준은 누가 김대중의 사람이고 노무현의 사람이며 문재인의 사람인가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켰는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정통성은 정당의 뿌리를 설명해 준다. 하지만 집권여당의 존재 이유는 과거를 계승하는 데만 있지 않다. 그 가치와 철학을 오늘의 정책으로 구현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증명하는 데 있다.

이번 '적통' 논쟁은 누구의 말이 맞느냐를 가리는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이 앞으로도 역사와 계보를 중심으로 경쟁할 것인지 아니면 국정 운영과 정책 성과를 중심으로 경쟁하는 정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다.

8월 전당대회의 진짜 승부도 결국 그 지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 이제 정치인의 계보보다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보고 있으며 집권여당이 넘어야 할 첫 번째 시험 역시 바로 그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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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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