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20 20:45 (화) 10.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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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네 편·내 편 가리지 말라”…김지용 중수청장에 중립 수사 주문

3줄 요약
  • 초대 중수청장 임명장 수여…검찰개혁 이후 수사 독립성과 조직 안정화가 첫 과제
  • 출범 2주 만에 수장 공백 해소…수사·기소 분리의 실효성과 사건 처리 역량 주목
  • 정치적 중립·중대범죄 수사 역량·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이 핵심 변수

“편 가르지 말라”…중수청장에게 주어진 첫 명령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네 편과 내 편을 가리지 말고 원칙에 따라 국민적 의구심이 있는 사안을 잘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중수청의 존재 의의를 국민에게 인정받아야 하며, 지켜보는 국민이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새 수사기관의 수장에게 주는 격려를 넘어, 검찰개혁 이후 형성된 수사·기소 분리 체계가 정치권의 압력이나 편향으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으로 작동할지에 대한 기준 제시로 읽힌다. 다만 대통령의 당부가 실제 수사 현장에서 어떤 절차와 통제장치로 구현되는지는 앞으로의 사건 배당, 수사지휘, 결과 공개 과정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1 임명장을 받고 있는 신임 중수청장.png

지명 41일 만의 임명…수장 공백 뒤 조기 안착 과제

중수청은 지난 2일 검찰청 폐지와 함께 출범했지만, 초대 청장 임명은 뒤늦게 마무리됐다. 김지용 청장은 지난달 8일 후보자로 지명된 뒤 41일 만에 임명장을 받았고, 전날인 16일 첫 출근해 조직의 조기 안착을 위한 대응전담팀 구성을 지시했다.

임명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4일 인사청문회를 열었고, 김 후보자의 검찰 출신 경력과 ‘친윤’ 논란, 성폭력 감찰 관련 의혹이 쟁점으로 제기됐다. 이후 15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고 대통령이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수장 공백이 해소됐다.

김 청장은 청문회에서 중수청이 공소청과 다시 합쳐져 검찰청으로 회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설 조직이 실제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중대범죄를 처리할 역량을 갖췄는지는 제도 선언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1 야간 도심 용의자 호송 장면.png

출범 16일 만의 1호 구속…역량 점검의 시작

중수청은 출범 16일 만인 19일 동남아 국적 마약밀수범을 경주에서 긴급 체포하고 구속하며 ‘1호 구속 사건’을 기록했다. 이는 조직이 초기 안정화 단계에서 실제 수사 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다만 단일 사건만으로 중수청의 수사 역량을 평가하기는 이르다. 중대범죄 수사는 대개 금융·조세·부패·디지털 증거·국제공조 등 여러 전문 분야가 결합된다. 마약 사건에서 보여준 신속 대응이 복잡한 경제범죄나 정치·관료 비리 수사에서도 반복될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보완수사권 폐지…수사공백 논쟁은 여전

중수청 출범과 함께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폐지도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9일 서울·수원 광역공소청과 서울중앙지방공소청 등 9개 지방공소청을 대상으로 검찰청 폐지 후 첫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은 이날 “직접 거악을 척결하는 기능이 없어진 것은 물론, 1차 수사기관에 대해 한 번 더 살펴보는 보완수사 기능까지 없어진 점이 매우 착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검토하거나 협의한 적은 없다고도 밝혔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지지하는 측은 공소청이 수사에 다시 개입하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흔들린다고 본다. 반면 신중론은 증거가 부족한 사건을 반복적으로 이관하면서 수사 지연과 피해자 구제 지연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결국 쟁점은 권한의 존폐 자체보다,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건을 누가·어떤 절차로·어느 기간 안에 처리할지 명확히 하는 일이다.

1 대한민국 국회 청문회 현장.png

‘조작 기소’ 의혹…주장과 확인된 사실은 구분해야

국감 현장에서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와 이른바 ‘조작 기소’ 의혹도 공방의 대상이 됐다. 다만 의혹 제기와 조사 착수, 위법 판단은 구분돼야 한다. 특정 사건이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수사권 남용이나 조작 기소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일수록 독립적 조사기구의 검증, 증거 중심 판단, 결과 공개가 중요하다. 여야가 사건을 정치적 승부수로만 소비한다면 국민은 오히려 개혁의 실질보다 진영 간 대립만 목격하게 된다. 공소청 첫 국감에서 여야가 수사공백 대안과 피해자 보완책 마련을 촉구한 점은 이 문제가 특정 정당의 논리만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중립과 전문성, 그리고 국민 신뢰

중수청이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사건 배당과 수사지휘 기준을 명문화해 외부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둘째,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등 전문 인력과 시스템을 확충하는 것이다. 셋째, 중수청과 공소청·경찰 사이의 사건 이관 기준과 정보 공유 절차를 정비하는 것이다.

또한 사건 처리 기간, 보완수사 요청 현황, 주요 수사 결과 등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정기적으로 공개하면 제도 운영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다. 중수청의 평가 기준은 누구를 수사했는가가 아니라, 어떤 증거와 법적 절차에 따라 수사했는가에 놓여야 한다.

이제 중수청은 제도 설계 단계를 넘어 실제 운영을 통해 신뢰를 얻어야 한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중대범죄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그리고 수사·기소 분리가 국민에게 더 공정한 형사사법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검찰개혁의 핵심 평가 항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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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숙 기자
eunsoug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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