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9-21 02:22 (월) 09.21 (월)
“5500명이 뛰는 대구”…시민생활체육대축전, 도시가 거대한 운동…

“5500명이 뛰는 대구”…시민생활체육대축전, 도시가 거대한 운동장 된다

9월 5~6일 15개 경기장·18개 종목 열전…세계마스터즈육상 열기 시민 생활체육으로

“운동으로 하나 되는 대구”…5500명 시민생활체육대축전, 축제 넘어 ‘일상 체육’으로

9월 5~6일 15개 경기장서 18개 종목 열전…고령화·건강관리 시대 생활체육 역할 주목

세계마스터즈육상 열기 시민 스포츠로 연결…안전·시설 접근성·세대별 참여 확대는 과제

대구가 국제 스포츠대회의 열기를 시민의 일상으로 이어간다. ‘2026 대구시민생활체육대축전’이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대구시민운동장 등 지역 15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대구광역시체육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임원·선수 약 3000명과 일반 시민 약 2500명 등 5500여 명이 참여한다. 개회식은 5일 오후 7시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열린다.

경기는 게이트볼과 농구, 배드민턴, 볼링, 야구, 육상, 족구, 체조, 축구, 탁구, 태권도, 테니스, 파크골프 등 모두 18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경쟁의 결과만을 겨루기보다 시민의 참여와 구·군 간 교류에 무게를 둔 생활체육 축제라는 점에서 엘리트 스포츠 대회와 성격이 다르다.

4-1 운동으로 하나 되는 대구 시민축제.png

세계대회 끝나자 시민대회…대구가 던진 ‘스포츠의 일상화’

올해 행사가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불과 이틀 전 대구에서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가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는 8월 21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9월 3일까지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WMAC)’가 열렸다. 세계마스터즈육상 공식 자료에 따르면 본 경기는 8월 22일부터 9월 3일까지 대구스타디움 등을 무대로 진행됐다.

참가 규모는 집계 시점과 자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대회 직전 대한민국 정책포털 Korea.net은 106개국 선수 7522명과 지원·동반 인원 3703명 등 1만1225명이 참가한다고 발표했고, 연합뉴스는 개막 당시 선수와 동반자 1만1176명이 참가한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이를 단일한 확정 수치로 표현하기보다는 ‘106개국 1만1000여 명 규모’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35세 이상이 참가하는 세계마스터즈육상대회가 국제적인 ‘평생 스포츠’를 보여줬다면, 시민생활체육대축전은 이를 지역 주민의 일상으로 옮겨놓는 무대라는 의미가 있다. 국제대회 개최 실적이 실제 시민의 운동 참여와 생활권 체육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대구 스포츠 정책의 다음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4-2 운동하는 시민, 건강한 대구.png

국민 62.9%가 생활체육…“건강 때문에 운동한다”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은 대구만의 현상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체육활동을 한 국민의 비율은 62.9%로 전년보다 2.2%포인트 높아졌다. 2021년 60.8%, 2022년 61.2%, 2023년 62.4%에서 2024년 60.7%로 낮아졌다가 다시 반등했다.

운동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규칙적 체육활동 참여자의 79.9%가 ‘건강 유지 및 체력 증진’을 이유로 들었다. 체중 조절·체형 관리는 48.5%, 스트레스 해소는 41.2%였다. 생활체육이 여가활동을 넘어 건강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구에서는 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대구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1.2%로 이미 20%를 넘어섰다. 전국 비율 20.3%보다 0.9%포인트 높다.

이런 점에서 파크골프와 게이트볼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층이 접근할 수 있는 종목이 시민대축전에 포함된 것은 의미가 있다. 다만 고령층 스포츠를 특정 종목 몇 개에 한정하기보다 걷기·수영·근력운동 등 건강 상태와 신체 능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생활권 안에서 확대하는 방향도 필요하다.

4-3 2026 대구시민생활체육대축전 안내 포스터.png

축제 뒤 남는 숙제…“행사 참여를 일상 참여로 바꿔야”

대규모 축전의 성공 여부를 참가 인원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핵심은 행사가 끝난 뒤 시민들이 얼마나 쉽게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느냐다.

전국 조사에서도 그 문제가 드러난다.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서 체육활동 비참여자 가운데 58.4%는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고, 31.8%는 ‘체육시설 접근성이 낮다’고 응답했다. 반대로 체육시설 이용자가 시설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거리상 가까워서’가 38.7%로 가장 높았다.

대구 시민생활체육 정책도 결국 ‘집에서 얼마나 가까운 곳에서, 적절한 비용으로, 원하는 시간에 운동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로 연결된다.

대규모 시설을 새로 짓는 것만이 해법은 아니다. 기존 공공체육시설과 구·군 체육센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학교 체육시설이나 공공 공간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시간대별 이용률과 시민 수요를 분석해 유휴시간을 줄이는 데이터 기반 시설 운영도 필요하다.

4-4 지속가능한 대구 생활체육 생태계.png

5500명 모이는 이틀…안전·기상·교통 관리도 시험대

또 하나의 과제는 안전이다. 15개 경기장에서 5500여 명이 움직이는 만큼 경기 중 부상뿐 아니라 경기장 간 이동, 주차, 관람객 동선과 응급의료 대응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

특히 9월 초에는 늦더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실제 기상 상황에 따라 경기시간 조정, 충분한 음수 제공, 휴식공간 확보와 온열질환 대응체계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 고령 참가자가 있는 종목에서는 응급상황 대응 인력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접근성도 중요하다.

교통 역시 시민 체감도가 높은 분야다. 15개 경기장이 분산된 대회의 특성상 자가용 집중을 줄일 수 있도록 대중교통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고, 경기장별 주차 가능 규모와 혼잡 예상 시간대를 안내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4-5 스포츠로 하나 되는 행복한 대구.png

국제 스포츠 도시에서 ‘생활체육 도시’로

정부 정책 역시 생활체육 확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는 9월 4일 스포츠정책비전 2030을 논의하면서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스포츠산업이 연결되는 생태계 구축을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대구에도 중요한 것은 국제대회 개최 자체가 아니라 그 경험과 시설이 시민에게 어떤 유산으로 남느냐다.

세계마스터즈육상대회에 이어 55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생활체육대축전이 연달아 열리는 것은 스포츠를 ‘보는 것’에서 ‘직접 하는 것’으로 확장할 기회다. 동시에 세대와 소득, 거주지역에 따른 스포츠 접근성 차이를 줄여야 한다는 과제도 드러낸다.

따라서 향후에는 대회 참가자 수와 경기 결과뿐 아니라 행사 이후 생활체육 지속 참여율, 시설 이용률, 연령별·지역별 참여 격차, 시민 만족도 등을 함께 측정할 필요가 있다. 인근 상권과 지역 축제를 연계해 생활체육이 지역경제와 연결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5~6일 열리는 시민생활체육대축전의 진짜 성과는 폐막과 동시에 결정되지 않는다. 5500명의 참가 열기가 동네 체육관과 운동장, 공원으로 이어지고 운동하지 않던 시민까지 생활체육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스포츠 도시 대구’라는 이름도 시민의 일상 속에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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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숙 기자
eunsoug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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