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1년, 보수도 인정한 ‘실용주의 리더십’의 명암
정책·인사·외교서 드러난 ‘실용주의 1년’…이재명 정부, 분열의 시대를 건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조기 대선이라는 비상 상황 속에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취임 1년을 맞았다. 정치적 진영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던 시점에 시작된 국정은, 지난 1년간 ‘실용주의’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보수·진보의 경계를 넘는 인사, 기업 규제 완화와 노동권 보호의 병행, 국익 중심 외교 노선은 기존 정치 문법과는 결이 다른 접근으로 평가받는다.

파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60% 중반대의 국정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탄핵 정국 이후 불안정한 정치 환경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같은 문서 4쪽에서는 “보수층에서조차 ‘이재명이 일은 잘한다’는 평이 나왔다”고 전한다. 지지 기반을 넘어선 평가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인사에서 드러난 ‘진영 파괴’ 실험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는 무엇보다 인사에서 두드러졌다. 보수 진영 출신 인사들을 장관·비서관·자문기구에 기용하며 진영 논리를 완화하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이는 통상 새 정부가 지지 세력을 중심으로 권력을 재편하는 관행과 대비된다.
정치학계는 이를 ‘통합형 인사 전략’으로 해석한다. 정권 초 인사 다양성은 정책 추진의 안정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지지층 결속 약화라는 부담도 안는다. 실제로 역대 정부 사례를 보면, 초반 인사 폭이 넓을수록 중장기적으로 정책 조율 비용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을 일정 부분 재평가한 발언 역시 상징적 장면이었다. 진보 진영 내부의 금기를 넘는 행보는 정치적 리스크를 감수한 선택으로 읽힌다.

■ 경제·노동 정책: 규제 완화와 권익 보호의 병행
경제 분야에서는 기업 활동 위축 요인으로 지적돼 온 배임죄 개선 검토와 규제 완화 지시가 눈에 띈다. 첨단 산업에 대해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은 글로벌 경쟁 환경을 의식한 조치다.
동시에 노동 문제에 있어서는 산업재해 감축을 강조하며 노동권 보호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노조 파업 국면에서는 과도한 요구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제를 촉구했다. 이는 노동 친화적 이미지와 기업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을 택한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외대 이재묵 교수는 “기업 경쟁력과 산업 경쟁력을 균형 있게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정책 조합은 국내 산업 생태계에 단기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노동·자본 간 구조적 조정 논의를 불가피하게 만든다.
■ 에너지·AI 시대 대응: 탈원전 일변도에서 병행 전략으로
후보 시절 재생에너지를 강조했던 기조는 취임 이후 수정됐다. AI 확산과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병행 전략으로 폭을 넓혔다. 이는 에너지 정책이 이념 논쟁을 넘어 산업 구조와 직결된 문제임을 반영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통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향후 5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믹스 재조정은 단순한 환경 논쟁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 외교: 한미·한일·중국과의 동시 관리
외교에서도 실용 노선은 뚜렷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를 체결했으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추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과의 셔틀외교 복원, 중국과의 관계 회복 역시 병행됐다.
이는 미·중 전략 경쟁 구도 속에서 균형 외교를 모색하는 중견국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세계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특정 진영 편향은 경제적 비용을 수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대통령 중심 국정’의 빛과 그림자
국무회의 생중계 도입은 정부 투명성을 강화하는 상징적 조치였다. 생리대 가격 39% 격차 지적 이후 저가 제품 출시, 교복 가격 문제 제기, 정유사 담합 의혹 대응 등 생활 밀착형 이슈를 직접 챙기는 모습도 이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통령 개인 역량에 국정이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중장기 정책 설계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강력한 리더십은 위기 대응에는 효과적이지만, 제도적 내구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속 가능성에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는가
지난 1년은 ‘진영 정치의 균열’을 시험한 시간이었다. 실용주의는 단기적으로는 지지율 안정과 정책 유연성을 가져왔다. 그러나 세계 경제 둔화,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 전환 비용 증가라는 구조적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 정부의 실험이 일시적 성과에 그칠지, 한국 정치의 구조를 바꿀 분기점이 될지는 향후 제도화 여부에 달려 있다. 개인의 결단을 넘어 시스템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가 다음 1년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