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7-26 16:50 (일) 07.26 (일)
NEWS-G
파업은 어디까지 가능한가…이재명 정부가 던진 '노동쟁의의 경…

파업은 어디까지 가능한가…이재명 정부가 던진 '노동쟁의의 경계'라는 새로운 논쟁

060805.png
이재명 대통령이다.(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쟁의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에 직접 견해를 밝혔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노동자에게 배분하는 문제는 노동쟁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기업의 공장 신설이나 투자 결정 등 경영상 판단 역시 원칙적으로 노사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에 시행령과 지침 등을 통해 노동쟁의 대상의 범위를 명확히 정리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단순히 삼성전자 노조와의 갈등을 언급한 것이 아니다. 노동조합법 개정 이후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른 '노동쟁의의 경계'를 정부가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한 신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쟁점은 임금이 아니라 '경영권'이었다

이번 논란은 삼성그룹 초기업노조가 광주 군공항 부지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2027년 노사 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노조는 공장이 광주에 신설된다면 기존 사업장 근로자의 전보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근로조건 변화로 이어질 수 있기에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지급 역시 근로조건의 일부인 만큼 교섭과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에 공장을 짓는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쟁의 대상이 된다면 기업의 모든 경영상 결정이 노사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공장 이전, 신규 투자, 경영권 매각, 상속 문제까지 모두 근로조건과 연결될 수 있다는 논리로 확장될 경우 기업의 경영권 행사 자체가 사실상 제약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노동자의 권리'와 '기업의 경영권' 가운데 어디까지를 노동쟁의 대상으로 인정할 것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으로 이어진다.

노동조합법 개정이 남긴 가장 큰 과제

최근 개정된 노동조합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넓히고 노동자의 교섭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법은 근로조건과 관련된 사항을 쟁의 대상으로 인정하면서도 어디까지가 근로조건이고 어디부터가 순수한 경영상 판단인지는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노조는 공장 이전이나 사업 재편이 결국 근무지와 직무, 생활환경을 바꾸는 만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반대로 정부와 경영계는 기업의 투자와 생산시설 배치, 사업 전략은 본질적으로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며 이를 노동쟁의 대상으로 인정하면 기업 활동이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대통령이 "시행령이나 노동부 지침으로 기준을 명확히 하라"고 주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입법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회색지대를 행정부의 해석 기준으로 정리하겠다는 의미다.

072111.png
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경식 작가)
성과급은 임금인가, 이익배분인가

이번 논란에서 또 하나의 핵심은 영업이익 배분 문제다. 이재명 대통령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문제가 노동쟁의 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시각은 성과급이 기업 실적과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지급되는 만큼 임금과 동일한 개념으로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반면 삼성 초기업노조는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노조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경제적부가가치(EVA)를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해 왔고 이는 사실상 영업이익과 연동되는 구조였다고 주장한다.

실제 SK하이닉스도 과거 성과급 기준을 EVA에서 영업이익 기준으로 변경한 사례가 있는 만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협의 역시 기존 교섭 관행의 연장선이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역시 해당 사안을 교섭 과정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만큼, 이를 일률적으로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즉, 정부는 이를 '이익배분'으로 보고 있고 노조는 '근로조건과 연결된 임금체계'로 보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노동권'과 '경영권'의 새로운 균형이다

산업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경영상 결정과 근로조건을 완전히 분리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공장 이전은 노동자의 삶을 바꾸고 투자 축소는 고용 안정에 영향을 미치며 경영 전략은 성과급과 복지에도 연결된다.

반대로 이러한 모든 결정을 노동쟁의 대상으로 인정한다면 기업은 투자와 생산 전략을 결정할 때마다 노사 갈등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어느 한쪽의 논리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으면 같은 사안을 두고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판단이 반복되고 기업과 노동계 모두 예측 가능성을 잃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적 분쟁을 줄이기 위해 행정부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이번 논쟁의 본질은 삼성전자가 아니다

이번 논란은 삼성전자 광주 반도체 공장이나 영업이익 배분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동차, 반도체, 철강, 조선 등 대규모 제조업은 앞으로 공장 신설과 이전, AI 도입, 자동화, 조직 개편이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때마다 노조가 어디까지 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기업은 어디까지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산업 경쟁력과 노사관계 모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이번 논쟁은 특정 기업의 노사 갈등이 아니라 노동권과 경영권의 경계를 다시 설정하는 첫 시험대라고 볼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제시할 노동부 지침과 시행령은 단순한 행정해석을 넘어 앞으로 국내 노사관계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노동자의 권리를 어디까지 보호할 것인가와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는 어느 한쪽의 승패 문제가 아니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두 가치의 균형점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한국 노사관계의 새로운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 이 기사를 15초 이상 읽으면 포인트가 적립됩니다  |  포인트 이벤트 1회
🎉
+1P 적립 완료!
읽기 포인트가 지급되었습니다

김대현 기자
hyunseb@naver.com
다른기사 보기

0개의 댓글
로그인하면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0 / 400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법률에 의해 제재될 수 있습니다.
⊙ BEST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