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준 민주당, 12곳 승리에도 웃지 못한 이유…전당대회 격랑 예고
12곳 탈환에도 서울 패배…‘숫자의 승리’와 ‘상징의 패배’ 사이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12곳을 확보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17곳 중 5곳에 그쳤던 성적과 비교하면 4년 만의 판세 역전이다. 부산·울산·강원 등 주요 지역에서 지방권력을 교체했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14곳 중 9곳을 차지해 국회 의석은 161석 대 110석 구도로 재편됐다. 수치만 놓고 보면 분명한 회복세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는 다른 의미를 남겼다. 출구조사 우세에도 불구하고 개표 93%를 넘긴 시점에서 역전이 이뤄졌고, 최종 격차는 4만여 표였다. 정치권 안팎에서 “서울에서 졌으면 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은 단순한 광역단체가 아니다. 인구와 경제력, 정책 영향력 면에서 중앙정치와 직결되는 상징 공간이다. 역대 선거에서도 서울의 결과는 차기 총선·대선의 흐름을 예고하는 신호로 작용해왔다.

■ 왜 서울에서 흔들렸나
첫째, 전략 집중도의 문제다. 일부 지역 공천 갈등이 장기화되며 지도부의 에너지가 분산됐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제기됐다. 선거 막판 메시지 관리 역시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지도부는 “전국적 승리는 분명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책임 공방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과 맞물리며 확대되는 양상이다.
둘째, 수도권 중도층의 유동성이다. 최근 여론 흐름을 보면 정당 지지도는 유지됐지만 인물 경쟁력과 지역 현안에 따라 표심이 갈리는 경향이 강화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 부동산·교통·생활 안전 등 생활밀착형 이슈가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 간 격차 역시 막판 보수·중도층 결집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셋째, 선거 환경 관리의 문제다.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 준비 부족으로 투표 지연이 발생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선관위는 제도적 문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지만, 유권자 경험 측면에서의 신뢰도 관리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

■ 사회 반응과 정치적 파장
여론은 엇갈린다. “지방권력 회복이라는 구조적 성과”라는 평가와 “서울 패배는 전략 실패”라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된다. 시민사회에서는 “정치권이 승패 논쟁을 넘어 생활 의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정치적으로는 전당대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차기 당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당권 주자들은 이번 결과를 각자의 명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과도한 계파 대립은 중도층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역시 서울 수성에 성공했지만 전국 단위 확장성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양당 모두 수도권 전략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다음 총선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 선거 결과가 보여 준 과제
첫째, 공천 시스템 개선이다. 공천 갈등은 조직력 약화와 메시지 혼선을 초래한다.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둘째, 수도권 맞춤형 정책 경쟁 강화다. 부동산·교통·청년 주거 등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상징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셋째, 선거 관리 체계 점검이다. 투표 지연 등 행정적 문제는 작은 변수처럼 보이지만 신뢰도에 직결된다. 중앙·지방 선관위의 사전 점검 강화가 요구된다.
넷째, 계파 갈등의 관리다. 정당 민주주의는 경쟁을 전제로 하지만, 전략적 통합 없이는 외연 확장이 어렵다.
■ 무엇이 달라질까
민주당은 숫자로는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서울 패배는 ‘질적 승리’ 여부에 대한 질문을 남겼다. 수도권 전략 재편과 내부 통합이 향후 정치 지형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지방권력 교체를 넘어 중앙정치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