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8-01 02:44 (토) 08.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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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3대 격추' vs '한 대도 안 맞았다'…미국과 이란의 '전쟁 …

'F-35 3대 격추' vs '한 대도 안 맞았다'…미국과 이란의 '전쟁 속 진실'은 왜 갈리고 있나

CENTCOM, 이란 주장 정면 반박…무기보다 치열해진 것은 정보전, 호르무즈를 둘러싼 심리전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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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태현 작가)
미국과 이란이 이번에는 전투기가 파괴 여부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요르단 알아즈라크(Al-Azraq) 미군기지에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공격으로 미군 F-35 스텔스 전투기 3대를 완전히 파괴하고 다른 군용기 3대도 심각하게 손상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곧바로 '팩트체크(Fact Check)' 형식의 공식 입장을 내고 이를 전면 부인했다.

중부사령부는 "최근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항공기가 파괴되거나 손상된 사례는 없으며 발사된 미사일과 드론은 모두 요격되거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효과와 유조선 돌파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핵심은 어느 쪽의 발표가 맞느냐만이 아니다.

현대전에서는 전투보다 '전투 결과를 누가 먼저 정의하느냐'가 또 하나의 전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F-35는 왜 '격추 주장'의 상징이 됐나

이란이 굳이 F-35를 언급한 이유는 분명하다. F-35는 미국이 운용하는 대표적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공중 우세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대당 가격만 1억 달러 안팎에 이르고, 미국의 공중전 우위를 상징하는 무기다. 만약 실제로 F-35 여러 대가 지상에서 파괴됐다면 단순한 장비 손실이 아니다.

미국의 방공망과 기지 방어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드러난 사건이 된다. 그래서 이란은 "F-35 3대를 완전히 파괴했다"는 표현을 반복했고, 국영 언론도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반면 미국은 단순히 "사실이 아니다"라고만 하지 않았다. 중부사령부가 이례적으로 '팩트체크' 형식을 사용해 항목별로 반박한 것은 이번 주장이 단순한 선전이 아니라 국제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쟁은 미사일만 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도 쏜다

현대전에서는 군사작전과 정보전이 동시에 진행된다. 실제 피해보다 더 큰 피해를 주장하거나, 상대의 공격이 실패했다고 강조하는 것은 오래된 전쟁 전략이다.

특히 이번처럼 객관적 영상이나 위성사진이 즉시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양측 발표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에 맞서 보복 능력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반대로 미국은 중동 주둔 기지와 방공망이 건재하다는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 만약 동맹국들이 미국 기지가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중동 전체의 억지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측 모두 군사적 충돌만큼이나 자국민과 국제사회를 향한 메시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발표가 단순한 군사 브리핑이 아니라 심리전의 성격을 띠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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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태현 작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또 다른 전쟁

이번 공방은 전투기 문제에서 끝나지 않았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유조선이 미국 봉쇄를 돌파했다"고 주장한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이곳이 위험하다는 인식만 확산돼도 국제유가는 즉각 반응한다.

실제로 최근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했고 시장은 군사 충돌보다 해협 봉쇄 가능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따라서 이란은 해협 통제력을 과시하려 하고, 미국은 "항로는 여전히 안전하며 봉쇄는 성공하지 못했다"fk고 강조하는 것이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은 군사 충돌의 현장이면서 동시에 세계 원유시장을 둘러싼 심리전의 무대가 되고 있다.

진짜 승부는 '무엇이 사실인가'보다 '누구의 발표를 세계가 믿는가’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이란의 F-35 격파 주장을 입증할 독립적인 위성사진이나 영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반대로 미국 역시 피해가 전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 세부 자료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이런 장면은 더욱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전투가 끝난 뒤 전과를 집계했다. 지금은 전투가 끝나기도 전에 각국이 SNS와 언론을 통해 먼저 전과를 발표한다.

사실 확인보다 정보의 속도가 더 빨라진 시대다. 이번 공방이 보여준 것도 바로 그것이다. 미국과 이란은 같은 사건을 두고 완전히 다른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주목해야 할 것은 "F-35가 실제 몇 대 파괴됐는가"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현대전에서 군사력은 미사일과 전투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제 전쟁의 승패는 적의 기지를 얼마나 타격했는가와 함께 세계가 누구의 발표를 더 신뢰하느냐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미국과 이란의 이번 충돌은 중동 하늘에서 벌어진 미사일 전쟁인 동시에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신뢰와 정보의 전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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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숙 기자
eunsoug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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