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6-24 19:20 (수) 06.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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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후폭풍…매출 94억 증발, 경찰 수사까지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후폭풍…매출 94억 증발, 경찰 수사까지

정용진 사과에도 소비자는 돌아오지 않았다…스타벅스 위기의 진짜 이유
스타벅스 ‘탱크데이’ 한 달… 사과로도 멈추지 않은 후폭풍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발생 한 달이 지나도록 가라앉지 않고 있다. 6월 17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양종완 신세계그룹 감사팀장(상무)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를 직접 조사한 것은 처음이다. 양 상무는 지난달 2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대국민 사과 직후 진행된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한 인물로, 경찰은 그룹이 제출한 감사 자료를 토대로 자체 조사에서 밝혀지지 않은 부분을 집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이제 단순한 ‘마케팅 실수’ 논란을 넘어, 기업의 역사 인식과 위기관리 역량 전반을 시험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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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위기와 소비자 반발

발단은 지난 5월 18일이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탱크 텀블러 시리즈’를 판매하면서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문제는 날짜와 표현이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점이다. 5월 18일은 1980년 광주에서 계엄군이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시민들을 진압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탱크’라는 단어가 갖는 상징성은 그래서 결코 가볍지 않다. 여기에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까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 발언(“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더해지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이 콘텐츠가 실무자 한 명의 단순 실수였다 하더라도, 4~5단계에 이르는 신세계그룹의 결재 라인을 모두 통과해 실제 고객에게 노출됐다는 사실은 검증 체계의 구조적 허점을 드러낸다. ‘거대 유통기업의 촘촘한 검수 시스템’이라는 자부심이 가장 민감한 지점에서 ‘구멍’을 드러낸 셈이다.

파장이 커지자 스타벅스 코리아는 즉각 공식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사태 다음 날인 5월 19일에는 손정현 당시 대표가 전격 해임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일벌백계의 본보기”라며 역사 인식과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전 임직원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5월 26일에는 정용진 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코리아 이커머스팀과 전략기획본부, 대표이사 등 결재 라인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노트북 포렌식과 교차 조사를 실시한 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현재까지 마케팅의 고의성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으며, 일부 담당자가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해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소비자 반응은 즉각적이었고, 또 엇갈렸다. 상당수 충성 고객은 스타벅스 카드 잔액 환불과 멤버십 탈퇴 인증을 온라인에 공유하며 불매운동에 나섰다. 반면 일부 고객은 “지나친 억지 해석”이라며 회사를 옹호하기도 했다. 매장을 찾은 한 30대 고객은 논란 자체를 잘 알지 못한다고 답하기도 해, 사안에 대한 인식 격차가 적지 않음을 보여줬다.

법적 대응도 본격화됐다. 5·18기념재단을 비롯한 5·18 공법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정용진 회장과 손정현 전 대표, 마케팅 담당자 등을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모욕,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논란은 온라인을 넘어 정치·사회 전반으로 확산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모욕 혐의의 경우 피해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경찰은 약 한 달간 압수수색 없이 법리 검토와 관계자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고의성 규명을 위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로 전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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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와 디지털 포렌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시험대에 오른 기업 위기관리

여파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논란 직후 스타벅스의 주간 결제액은 일주일 만에 80억 원 이상 급감했다. 업계 집계 기준으로 보면 논란 직전(5월 11~17일) 약 321억 원이던 주간 결제액은 6월 둘째 주(6월 8~14일) 약 227억 원 수준으로 떨어져, 논란 이전의 약 70% 선에 머물렀다.

여파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논란 직후 스타벅스의 주간 결제액은 일주일 만에 80억 원 이상 급감했다. 업계 집계 기준으로 보면 추세는 한층 뚜렷하다. 논란이 불거지기 직전인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한 주 동안 약 321억 원에 달했던 결제액은, 6월 첫째 주(6월 1~7일)에 약 242억 원으로 내려앉았고, 6월 둘째 주(6월 8~14일)에는 다시 약 227억 원까지 떨어졌다. 한 달 남짓한 사이 주간 결제액이 90억 원 가까이 줄어든 셈으로, 최근 수치는 논란 이전의 약 70% 선에 머물러 있다. 정용진 회장의 사과와 후속 조치 발표에도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이다(이상 세부 수치는 업계 추정치).

앱 사용자 수 역시 약 398만 명에서 312만 명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이상 세부 수치는 업계 추정치). 핵심 고객층의 이탈이 뼈아프다. 그동안 국내 스타벅스 매출에서 20~30대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바로 이 충성 고객층의 브랜드 충성도가 흔들린 것이다. 회사는 여름 시즌 프로모션과 신제품 출시 등 마케팅 행사 전반을 잠정 중단했고, 출시 일정에 맞춰 납품을 준비하던 협력업체들의 연쇄 피해 우려까지 번지고 있다.

■ 왜 이런 일이 반복되나 — 구조적 진단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세 가지 구조적 요인으로 설명한다. 첫째, 기업 규모에 비해 사회적 민감성을 걸러내는 검증 체계가 취약했다. 법적 리스크와 브랜드 적합성 검토에는 익숙하지만, 역사·인권·재난 같은 사회문화적 감수성을 점검하는 절차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둘째, ESG 시대로 접어들며 소비자의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 소비자는 더 이상 제품과 가격만으로 브랜드를 평가하지 않으며, 기업의 역사 인식과 사회적 책임을 구매 결정의 기준으로 삼는다. 셋째, 디지털 환경의 확산 속도다. 과거 일부 불만에 그쳤을 사안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수 시간 만에 전국적 이슈이자 집단행동으로 비화한다.

■ 해외 사례와 비교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은 역사·정치·인종 이슈를 다룰 때 보수적인 검증 절차를 운영한다. 사회문화적 민감성 검토 전담 조직을 두고 광고 공개 전 법무·홍보·ESG 조직의 다중 교차 검수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며, 최근에는 AI 기반 리스크 탐지 시스템으로 특정 표현의 논란 가능성을 사전 점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기업도 이 같은 ‘사전 예방형’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재발 방지를 위한 제언

이번 사태가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첫째, 기업 내부에 역사·인권·젠더·재난 등 사회적 리스크를 상시 검증하는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 둘째, 관련 임직원 교육을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정기 프로그램으로 운영해야 한다. 셋째, 마케팅 기획 단계부터 법무·홍보·ESG 조직이 함께 참여하는 다중 검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넷째, ‘사과 후 수습’이 아니라 ‘사전 예방’에 무게를 둔 기업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신세계그룹도 외부 전문기관 자문을 통한 사회적 민감성 체크리스트 도입과 최종 검수 시스템 강화를 약속한 상태다.

■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향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의 범위가 가려지겠지만, 시장은 이미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국 기업에 “브랜드 관리의 범위가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으로까지 확장됐다”는 사실을 분명히 일깨운 계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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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숙 기자
eunsoug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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