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6-24 21:52 (수) 06.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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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일 전쟁 멈춘 미·이란 합의…진짜 승부는 '60일'이다

107일 전쟁 멈춘 미·이란 합의…진짜 승부는 '60일'이다

호르무즈 재개통·핵 협상 개시, 그러나 동결자산 240억 달러가 발목

107일 전쟁 멈춘 미·이란 MOU…'서명'보다 '60일'이 진짜 시험대

호르무즈 재개통·핵 협상 개시…동결자산·이스라엘 안보가 변수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14개 항(項) 양해각서(MOU)에 합의하면서 중동 정세가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 블룸버그 등이 입수해 보도한 초안에 따르면 양측은 일요일 전자(電子) 방식으로 MOU에 서명했으며, 공식 서명식은 금요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휴전이 아니다. 이번 사태는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합동 공습을 단행하면서 시작됐고, 이 공습 과정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이후 이란이 미사일·드론으로 보복하면서 전선은 레바논까지 확대됐고, 전쟁은 107일간 이어졌다. 따라서 이번 MOU는 중동 안보 구조, 국제 에너지 시장, 미국의 대외전략, 이스라엘의 안보 정책을 동시에 흔드는 복합 사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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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테일블에 앉아 서명을 하고 있는 미국과 이란의 국가 정상, 주면에는 카타를를 비롯하여 카타르·사우디·이집트·튀르키예 대표들이 둘러 서 있다.(미리 상상하여 AI가 만들었다.)

■ 전쟁의 배경, 왜 다시 충돌했나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40년 넘게 핵 개발, 역내 영향력 경쟁, 경제 제재, 대리전 양상이 누적되며 반복돼 왔다. 특히 2018년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에서 탈퇴한 뒤 제재가 강화됐고, 이란도 우라늄 농축을 확대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2026년 2월의 합동 공습은 이 누적된 대치가 전면전으로 폭발한 결과였다.

전쟁이 길어지자 가장 먼저 흔들린 것은 바닷길이었다. 전쟁 이전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던 핵심 길목이다. 미국은 4월 17일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단행했고, 수백 척의 유조선·가스선·비료 운반선이 발이 묶이면서 호르무즈 봉쇄가 곧바로 세계적 현안으로 떠올랐다.

■ 휴전에서 MOU까지, 숨 가빴던 두 달

전환점은 4월 8일이었다. 파키스탄 중재로 미국과 이란은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21일 이 휴전을 무기한 연장했다. 중재는 파키스탄이 주도하고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이집트·튀르키예가 참여한 다자(多者) 팀이 맡았는데, 이는 2015년 JCPOA 때의 서방 중심 협상과 달리 역내 국가들이 협상 테이블의 결정 주체로 등장한 새로운 양상이다.

파키스탄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107일간의 전쟁 끝에 호르무즈 재개통과 핵 협상 착수를 골자로 한 휴전 60일 연장 합의를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이란은 해협을 재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 MOU의 핵심 내용

공개된 14개 항의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과 이란, 그리고 동맹들은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항구적 전쟁 종식에 합의한다. 둘째, 양측은 향후 60일간 최종 평화협정을 협상하고 필요시 휴전을 연장한다. 셋째,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보유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다. 넷째, 미국은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60일간 신규 제재나 추가 병력 배치를 하지 않으며, 이란산 원유 판매에 대한 제재 완화를 부여한다.

가장 민감한 두 가지는 돈과 우라늄이다. 동결자산의 경우 약 240억 달러를 60일 협상 기간 중 해제하되, 그 절반은 최종 협상 개시 전에 가용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다만 이란 측 판본(메흐르 통신)은 120억 달러를 협상 개시 전, 나머지 120억 달러를 60일 기간 중 해제한다고 더 구체적으로 적시한 반면, 미국 측 판본은 제재 완화를 이란의 '이행 실적'에 연동하는 '성과 지불(pay-for-performance)' 구조를 강조한다. 특히 미국 언론이 입수한 초안은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 재고의 처리 문제를 명시하지 않았으며, 이 핵심 쟁점은 향후 60일 협상으로 미뤄졌다.

재건기금도 조건부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최대 3000억 달러 규모의 재건기금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이는 걸프 동맹국이 재원을 대는 것이며 이란이 의무를 이행하는 한 접근할 수 있는 성격이라고 선을 그었다.

종전 합의의 핵심 내용

현재 알려진 초안에 따르면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즉각적 종전

미국과 이란은 모든 전선에서 적대행위를 중단한다.

②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상선 운항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다.

③ 이란 핵무기 생산 금지

핵무기 생산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한다.

④ 경제 제재 완화

이란산 원유 수출 허용과 금융·보험·운송 서비스 제한 해제가 포함된다.

⑤ 동결 자산 해제

약 24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자산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⑥ 재건 기금 조성

최대 3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재건 프로젝트가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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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재개통, 멈췄던 세계의 바닷길이 다시 열리다

■ 사회적 반응, 환영과 우려의 동시 분출

국제사회는 대체로 환영 분위기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줄면서 국제 유가 안정과 공급망 정상화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비판도 만만치 않다.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평가가 갈렸다. JD 밴스 부통령과 재러드 쿠슈너·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는 합의를 지지한 반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존 랫클리프 CIA 국장은 이란이 약속을 지킬지에 의문을 표했다. 보수 진영과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핵 문제 해결 전에 경제적 혜택부터 거론하는 것이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선(先)보상' 구조라고 지적한다.

반면 외교 전문가들은 군사적 충돌을 멈추려면 일정한 경제적 유인이 불가피하며, 협상은 상대가 얻을 실질 이익이 있어야 지속 가능하다고 본다. 양측의 판본 차이 자체가 보여주듯, 핵심은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는 신뢰의 문제다.

■ 이스라엘의 복합 반응

이스라엘의 입장은 단순하지 않다. 이스라엘은 MOU의 당사자가 아니며, 네타냐후 총리실은 X에서 이스라엘이 합의의 일원은 아니라면서도 협상 타결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강한 경계도 드러냈다. MOU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휴전을 명시한 것은 이란의 핵심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미국의 동맹인 이스라엘을 자극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서명이 임박한 일요일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표적을 타격했고, 이란이 합의 이탈을 위협하면서 막판까지 위기가 고조됐다.

■ 국제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번 합의가 이행될 경우 가장 큰 변화는 에너지 시장이다. 이란은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 중 하나로 꼽힌다. 제재가 단계적으로 완화되면 국제 유가 안정, 물가 상승 압력 완화, 해상 운송비 감소, 글로벌 공급망 회복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해협의 전면 재개통은 즉각 이뤄지기 어렵다. 기뢰 제거와 인프라 복구, 안전 보장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해협 개방은 금요일 서명 이후 기뢰 제거 목적에 한해 진행된다고 밝혔다. 급작스러운 공급 확대가 산유국 간 경쟁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 재발 방지를 위한 과제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지속 가능한 평화로 이어지려면 다음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첫째, IAEA를 중심으로 한 상시 핵사찰 체계 구축이다. 양측은 60일 안에 고농축 우라늄의 농도 희석(down-blend)과 핵프로그램의 동결·감시 방안을 기술적으로 합의해야 하는데, 이는 훨씬 덜 구체적인 MOU를 타결하는 데도 난항을 겪은 점을 감안하면 매우 어려운 과제다.

둘째, 비핵화 이행 정도에 연동한 단계적 제재 해제다. '선 이행·후 보상'과 '선 신뢰조치·후 협상' 사이의 간극을 메울 검증 가능한 로드맵이 관건이다.

셋째, 미·이란뿐 아니라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걸프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 안보 협의체다. 이번 중재에 페르시아만 연안 아랍국들이 처음으로 결정 주체로 참여한 만큼, 이들을 포함한 역내 안보 틀로 발전시킬 여지가 있다.

넷째, 헤즈볼라·후티 반군 등 역내 무장세력에 대한 지원 차단 장치다. 다섯째, 호르무즈 봉쇄와 같은 사태 재발에 대비한 국제 공동 대응 매뉴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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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우라늄, 평화의 저울 위에 놓인 두 개의 변수

■ 전망

이번 미·이란 MOU는 중동 평화의 출발선일 수도, 또 다른 갈등의 휴지기일 수도 있다. 이란은 핵 협상 개시 전 동결자산 해제를 선행 조건으로 요구하는 반면, 미국은 이란이 이행을 입증하기 전에는 어떤 제재 완화도 없다는 입장이어서 '돈'이 합의 하루 만에 쟁점으로 부상했다. 결국 핵심은 서명식이 아니라 그 이후 60일이다. 핵 문제, 제재 완화,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 중동 세력 균형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중동은 지금 전쟁의 종착역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의 출발선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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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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