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08-20 04:59 (목) 08.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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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 감춘 모즈타바, 사람은 바꿨다…이란 권력의 중심이 다시 …

모습 감춘 모즈타바, 사람은 바꿨다…이란 권력의 중심이 다시 최고지도자로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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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태현 작가)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군·안보 수뇌부 재편에 나섰다.

정작 본인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와 군 총참모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핵심 지휘부는 잇따라 그의 선택으로 교체되고 있다.

근 인사 흐름을 보면 모즈타바가 단순히 부친의 자리를 승계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전시체제의 권력 구조를 자신의 방식으로 다시 짜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모흐센 레자이다. 레자이는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16년 동안 혁명수비대를 지휘한 대표적 강경파다.

모즈타바는 그를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자신의 최고국가안보회의 대표로 임명했다.

형식상 사무총장 임명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하지만,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대표까지 겸하도록 한 것은 레자이가 단순한 행정 책임자를 넘어 모즈타바의 직접적인 안보 대리인 역할을 하게 됐다는 의미가 크다.

레자이의 전임자인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르드도 완전히 밀려난 것은 아니다. 그는 최고지도자의 정치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경파를 제거하고 새로운 세력으로 교체했다기보다, 기존 핵심 인물을 최고지도자 주변으로 재배치하면서 더 신뢰하는 레자이를 안보정책의 중심에 세운 모습이다.

하루 뒤에는 군 지휘체계가 동시에 바뀌었다. 이란 국영 IRNA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알리 압돌라히를 군 총참모장에 임명하고 키우마르스 헤이다리를 부총참모장에 앉혔다.

아흐마드 바히디는 소장에서 대장격인 소장 계급으로 승진하며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에 공식 임명됐다.

혁명수비대 해군과 바시지 등에서도 새로운 지휘관이 발표됐다. 한 번의 인사로 군 총참모부와 혁명수비대의 핵심 지휘선을 동시에 정비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전쟁 과정에서 숨진 지휘관들의 공백을 메우는 인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2월 공격으로 당시 이란군 총참모장 압돌라힘 무사비와 혁명수비대 수뇌부 인사들이 사망하면서 일부 직책은 이미 대행체제로 운영돼왔다.

이번 인사는 그동안 임시적으로 운영되던 지휘체계를 공식화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러 직책을 한꺼번에 정리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후임자 인선을 넘어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인사를 모즈타바가 이란의 복잡한 권력체계에 자신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입히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했다.

군과 안보조직을 움직이는 핵심 인물들을 직접 선택하면서, 취임 직후보다 최고지도자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설의 지휘관’ 레자이를 다시 불러낸 이유

레자이의 복귀는 이번 인사의 방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젊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으로 부상했다.

이란이 이라크군에 빼앗긴 영토 대부분을 되찾은 뒤에도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정도로 강경한 인물이었다.

이후에도 대선 출마와 국정조정기구 활동 등을 거치면서 체제 핵심부를 떠나지 않았다. 모즈타바에게는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레자이를 모즈타바의 오랜 멘토이자 신뢰받는 ‘구세대 인사’로 평가했다.

반면 전임 졸가르드는 최근 미국과의 협상에서 영향력이 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인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레자이의 발탁을 단순한 강경파 인선이 아니라 권력균형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갈리바프는 전쟁 이후 이란의 가장 영향력 있는 민간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부상했다. 미국과의 협상에도 관여하면서 외교·안보 영역에서 존재감이 커졌다.

최고지도자가 공개석상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갈리바프와 대통령, 군 수뇌부 같은 인물의 상대적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모즈타바 입장에서는 어느 한 인물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방치하기 어렵다.

레자이처럼 자신과 직접 연결된 중량급 인사를 최고국가안보회의에 배치하면 갈리바프와 대통령, 외교부, 혁명수비대 사이에서 최고지도자의 직접적인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

바에즈는 모즈타바가 아버지에게 배운 가장 중요한 권력관리 방식 가운데 하나가 내부 인사들이 최고지도자의 존재감을 가릴 만큼 강해지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인사를 ‘모즈타바식 균형정치’의 시작으로 보는 이유다.

강경파에서 강경파로…정책 전환보다 권력 재배치

다만 이번 인사를 이란의 외교·안보 정책이 갑자기 강경노선으로 전환한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레자이의 전임자인 졸가르드 역시 혁명수비대 출신의 대표적인 강경파였다.

FT도 두 인물 모두 혁명수비대의 전직 지휘관이며 정책 성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이번 교체는 ‘온건파를 내보내고 강경파를 앉힌 인사’보다 같은 강경파 내부에서 최고지도자가 더 신뢰하는 인물로 핵심자리를 바꾼 인사에 가깝다.

레자이 취임 직전 이란 지도부가 내놓은 메시지도 이를 보여준다. 졸가르드는 호르무즈해협 재개방과 미국과의 협상에 앞서 미국의 전쟁 종식과 주변 군사력 철수, 제재 해제, 해외 동결자산 반환, 전쟁 피해 배상 등을 요구했다.

아바스 아락치 외무장관 등도 비슷한 조건을 언급했다. 레자이가 들어오기 전부터 이란의 협상 조건 자체가 이미 매우 강경했던 것이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는 변화의 핵심은 정책 내용보다 의사결정 구조다. 미국과 협상할 것인지의 문제보다 그 협상을 누가 통제할 것인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비교적 타협적인 외교를 강조하고 있지만, 최종적인 전략 결정은 최고국가안보회의와 최고지도자의 승인 없이 가능하지 않다.

레자이를 두 자리에 동시에 앉힌 것은 모즈타바가 향후 협상 과정에서도 최종 결정권을 더 직접적으로 행사하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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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삽화이다.(일러스트=박태현 작가)
공개석상에는 없지만 권력은 행사하고 있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모즈타바 본인의 부재다. 그는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의 첫 공격으로 부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뒤 자신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열흘 뒤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지만 이후 공개 영상이나 음성 메시지를 거의 내놓지 않았고, 지난달 열린 부친의 국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건강 이상설과 실제 통치능력을 둘러싼 의문이 계속됐다. 하지만 최근 인사 움직임은 적어도 제도적으로는 모즈타바가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IRNA는 최고지도자가 직접 발표한 교시를 통해 군 수뇌부 인선이 이뤄졌다고 보도했고, 레자이 역시 모즈타바의 최고국가안보회의 대표로 임명됐다.

이란 대통령도 최근 최고지도자와 7시간 동안 회동했다며 국가통합이 가장 중요한 메시지였다고 공개했다. 공개활동이 없다고 해서 곧바로 권력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오히려 모즈타바는 공개연설과 대중동원보다 인사권과 조직통제를 통해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을 택하는 모습이다. 이는 부친 알리 하메네이의 통치와도 차이가 있다.

알리 하메네이는 37년 가까운 집권기간 동안 혁명세대의 상징성과 종교적 권위, 수많은 공개연설을 통해 최고지도자의 존재감을 유지했다. 모즈타바에게는 그런 자산이 부족하다.

그는 1979년 혁명을 직접 이끌었던 세대도 아니고, 대통령이나 정부의 공식 직책을 거치며 대중적 정당성을 확보한 인물도 아니다.

그만큼 혁명수비대와 성직자 네트워크, 최고국가안보회의 같은 제도적 권력에 더 크게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이미 취임 직후부터 나왔다. 최근 인사는 그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혁명수비대의 힘을 키우면서 동시에 통제해야 하는 딜레마

모즈타바의 가장 큰 고민도 여기서 생긴다. 현재 이란 체제의 생존에서 혁명수비대는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혁명수비대는 군사와 안보뿐 아니라 미사일과 드론 프로그램, 대외전략, 주요 경제부문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과정에서 군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새 최고지도자는 이 조직의 지원 없이는 안정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혁명수비대의 권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도 최고지도자에게는 위험하다.

군부가 외교와 안보정책을 사실상 독점하거나 특정 지휘관이 독자적인 정치기반을 갖추면 최고지도자의 최종 조정자 역할이 약해질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서 모즈타바가 군 총참모장과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까지 거의 동시에 정비한 것은 이런 딜레마와 연결된다.

혁명수비대 중심의 국가운영은 유지하되, 그 조직을 움직이는 핵심 인물은 자신이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다.

군의 힘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군을 최고지도자의 통제 아래 묶으려는 이중 전략인 셈이다.

갈리바프 견제가 현실화하면 이란 내부 권력구도도 달라진다

앞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은 갈리바프 국회의장이다. 갈리바프 역시 혁명수비대 출신이다.

과거 혁명수비대 공군사령관과 경찰청장, 테헤란 시장 등을 거치며 정치·행정 경험을 쌓았고 전쟁 이후 미국과의 협상에도 깊숙하게 관여했다.

모즈타바가 공개 활동을 하지 않는 동안 갈리바프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바로 이 지점에서 레자이의 복귀가 의미를 갖는다.

레자이는 갈리바프보다 한 세대 위의 혁명수비대 원로이며 군부 내부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최고국가안보회의를 통해 외교·군사·안보 정책에 직접 관여할 수 있고 최고지도자의 대표 자격까지 갖는다.

따라서 레자이 임명 이후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갈리바프의 역할이 줄어드는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

현재 단계에서 모즈타바가 갈리바프를 숙청하거나 권력에서 밀어내고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 갈리바프 역시 레자이의 임명을 공식적으로 축하했다.

다만 최고지도자가 갈리바프에게 집중되던 전시 권력을 다시 여러 축으로 분산시키고 있다는 해석은 충분히 가능하다.

모즈타바가 어느 한 세력을 제거하기보다 여러 강력한 인물을 서로 견제시키면서 최종 결정권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방식이다.

‘포스트 알리 하메네이’ 체제가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사람보다 권력운영 방식에 있다.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직후 이란에서는 최고지도자 교체와 전쟁, 미국과의 협상, 혁명수비대 수뇌부 사망이 동시에 발생했다.

모즈타바가 취임했지만 실제 체제가 어떤 형태로 운영될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최근 일련의 인사는 그 구조를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다.

대통령은 행정을 맡는다. 갈리바프는 의회와 협상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혁명수비대는 전쟁과 안보의 핵심을 맡는다.

레자이는 최고국가안보회의를 통해 이들을 조율한다. 그리고 그 위에서 모즈타바가 인사권과 최종 승인권을 행사하는 구조다.

이는 부친처럼 압도적인 개인 권위로 체제를 지배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여러 권력기관을 강하게 유지하면서 그 기관들이 서로 지나치게 우세해지지 않도록 최고지도자가 균형을 조절하는 방식에 가깝다.

그래서 최근 이란 수뇌부 교체는 단순한 전시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모즈타바는 아직 국민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군 총참모장과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최고국가안보회의 책임자는 이미 그의 선택으로 바뀌고 있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권력을 보여주는 방식도 여기에서 드러난다. 아직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권력의 자리는 하나씩 그의 사람으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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