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범, 21초66 금빛 질주 넘어 ‘한국新 2개’…한국 수영 새 스프린터의 등장
- 자유형 50m 금·100m 은 이어 남자·혼성 혼계영 동메달…4일 연속 시상대, 메달 4개 수확
- 자유형 50m 대회 신기록 21초66…남자·혼성 혼계영에서는 연이어 한국 기록 경신
- 판잔러와 100m 0.04초 승부부터 혼성 혼계영 한국新까지…2028 LA 향한 가능성과 과제
21초66 금빛 질주에서 계영 해결사까지…김영범, 한국 수영 단거리 새 축으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수영의 새로운 단거리 주자 김영범(20·강원특별자치도청)이 개인전과 계영을 넘나들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자유형 1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50m 금메달, 남자 혼계영 400m와 혼성 혼계영 400m 동메달까지 2026년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 연속 시상대에 올랐다. 9월 23일 경기 종료 기준 성적은 금 1개·은 1개·동 2개, 총 4개의 메달이다.
출발점은 2026년 9월 20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00m였다. 김영범은 47초65를 기록해 세계기록 보유자 판잔러(중국·47초61)에게 불과 0.04초 뒤진 은메달을 차지했다. 같은 팀 황선우가 47초79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선수 2명이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혼성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의 시상식 모습을 기사 내용에 맞춰 재현한 AI 생성 이미지.
하루 뒤에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김영범은 2026년 9월 21일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21초66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하며 한국 수영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앞서 예선에서도 21초71의 대회 신기록을 작성한 뒤 결승에서 자신의 기록을 다시 0.05초 단축했다. 함께 출전한 2022 항저우 대회 챔피언 지유찬은 21초94로 동메달을 따냈다.

개인전 챔피언에서 계영의 마지막 주자로
김영범의 대회는 50m 금메달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후 이틀 동안 그의 역할은 개인전 스프린터에서 한국 계영의 마지막 자유형 주자로 확대됐다.
2026년 9월 22일 이주호-최동열-양재훈-김영범으로 구성된 한국은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 3분31초97의 한국 신기록을 합작했다. 중국이 3분27초89, 일본이 3분28초70으로 각각 금·은메달을 가져갔고 한국은 동메달을 차지했다.
종전 한국 기록 3분32초05를 0.08초 앞당긴 결과였다. 마지막 자유형 주자로 레이스를 마무리한 김영범은 이 메달로 자유형 100m 은, 50m 금에 이어 금·은·동을 모두 확보했다. 그는 경기 뒤 개인전과 달리 동료들과 함께 한국 기록을 세워 얻은 메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취지로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2026년 9월 23일 다시 한번 한국 신기록이 나왔다.
김승원(배영)-최동열(평영)-안세현(접영)-김영범(자유형)으로 구성된 한국은 혼성 혼계영 400m 결승에서 3분44초12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2022 항저우 대회에서 세운 종전 한국 기록 3분46초78을 무려 2.66초 단축했다.
4위에서 3위로…김영범의 47초92
혼성 혼계영에서는 김영범의 막판 추격이 특히 돋보였다.
첫 번째 배영 주자 김승원이 1분00초15, 평영의 최동열이 59초04를 기록한 뒤 한국은 선두권과 거리를 둔 4위에서 추격전을 벌였다. 세 번째 주자 안세현이 접영 구간을 57초01에 통과하며 격차를 좁혔다.
마지막 100m를 맡은 김영범이 자유형에서 47초92를 기록하며 카자흐스탄을 추월했다. 한국은 3분44초12로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확정했다. 중국이 3분40초38로 우승했고 일본은 3분42초98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경기 직후 김영범은 조금만 더 따라잡았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특유의 유머로 표현했다. 선수들은 기록 경신의 기쁨과 동시에 더 줄일 수 있었던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결과는 김영범의 이번 대회 역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 개인전에서는 50m의 순간적인 폭발력과 100m의 속도 유지 능력을 보여줬고, 계영에서는 팀의 마지막 주자로 두 차례 한국 신기록 작성에 참여했다.
‘50m와 100m를 동시에’…한국에 등장한 장신 스프린터
김영범의 강점은 한 종목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키 198㎝의 김영범은 자유형 50m에서 21초66, 100m에서 47초65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만 놓고 보면 50m에서는 아시아 정상에 올랐고 100m에서는 판잔러와 0.04초 차이의 승부를 펼쳤다.
김영범은 2025년 전국체육대회 자유형 100m에서 47초39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고교 2학년 때 100m에서 처음 49초대에 진입한 뒤 빠른 속도로 기록을 줄였다. 2026년에는 허리 부상이라는 변수도 겪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계영 모두 경쟁력을 입증했다.
대표팀 내부의 평가는 기대와 과제를 함께 담고 있다. 김효열 수영대표팀 총감독은 50m 우승을 선수 스스로 약점을 보완해 온 결과로 평가하면서도 김영범이 아직 완성된 선수가 아니며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추가적인 성장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4일 연속 메달, 그러나 세계 무대는 또 다른 경쟁
김영범의 2026년 아시안게임 성적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그의 역할 변화가 선명해진다.
날짜 종목 기록 결과
2026년 9월 20일 남자 자유형 100m 47초65 은메달
2026년 9월 21일 남자 자유형 50m 21초66 금메달·대회 신기록
2026년 9월 22일 남자 혼계영 400m 3분31초97 동메달·한국 신기록
2026년 9월 23일 혼성 혼계영 400m 3분44초12 동메달·한국 신기록
9월 23일 경기 종료 기준으로 개인전 2개와 계영 2개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4일 동안 대회 신기록 1개와 계영 한국 신기록 2개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아시아 정상권에서의 성과를 세계 정상권 경쟁력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자유형 50m는 스타트 반응, 수중 구간, 브레이크아웃과 스트로크 하나가 순위를 바꿀 정도로 기록 차가 작은 종목이다. 100m 역시 전반 50m의 속도뿐 아니라 후반까지 이를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김영범에게는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기록을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무대에서도 반복적으로 재현하고 더 줄여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반대로 한국 수영에는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 김영범이 100m 자유형에서 47초대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면 개인 종목뿐 아니라 남자 계영과 혼성 계영에서도 활용 폭이 넓어진다. 실제로 이번 대회 남자·혼성 혼계영에서 마지막 자유형 주자를 맡았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21초66 이후의 질문은 ‘얼마나 더 빨라질 것인가’
2026년 9월 21일의 21초66은 김영범이 아시아 정상에 오른 숫자였다. 그러나 이어진 이틀의 계영은 그의 가능성을 개인전 금메달 하나보다 넓게 바라보게 했다.
100m에서 판잔러와 0.04초 차의 승부를 벌였고, 50m에서는 대회 신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남자 혼계영에서는 한국 신기록을 합작했고, 혼성 혼계영에서는 마지막 100m를 47초92로 역영하며 4위였던 한국을 동메달권으로 끌어올렸다.
이제 관건은 기록의 지속성과 확장성이다. 부상을 예방하면서 스타트와 수중 동작을 개선하고, 50m의 폭발력과 100m의 후반 지구력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한다. 한국 수영 차원에서는 김영범 한 명의 성장에 기대기보다 그와 함께 계영을 구성할 수 있는 스프린터 선수층을 넓히는 것도 과제다.
아시안게임의 메달은 현재의 위치를 보여준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 그 위치가 세계 수준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21초66 이후 김영범에게 남은 질문은 하나다. 얼마나 더 빨라질 수 있는가.
핵심 쟁점과 향후 과제
기록의 재현성이 첫 번째 과제다. 아시안게임에서 확인한 21초대 50m와 47초대 100m 경기력을 세계선수권·올림픽 등 더 높은 수준의 대회에서도 반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스타트와 수중 동작, 브레이크아웃 등 단거리의 세부 기술을 정밀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50m와 100m의 균형이다. 50m의 폭발력과 100m 후반의 속도 유지 능력을 함께 강화하는 종목별 훈련 설계가 요구된다.
세 번째는 부상 관리다. 2026년 허리 문제를 경험한 만큼 2028년까지 기록 단축과 장기적인 컨디션 관리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
마지막은 한국 단거리 선수층 확대다. 김영범과 지유찬 등 개인 스프린터의 경쟁력을 계영 성적으로 연결하려면 자유형 100m를 중심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선수층이 더 두꺼워져야 한다.